[이코노믹포스트=주장환 논설위원] 어떤 사건이나 사람에 대해 판단할 때 무턱대고 결론을 내리는 것은 참으로 어리석은 짓이다. 논리적이고 이성적인 기준없이 사물에 대해 주관적으로 판단하면 논리의 비약이나 축소, 과장을 가져오게 된다. 논술문에서는 구절과 구절, 문장과 문장이 선입관 없이 논리적으로 전개되어야 한다. 하나의 좋은 문장을 만들기 위해 다양한 소재를 가지고 소주제를 표현하면 글이 더욱 살아 움직인다. 이때 유의해야 할 사항은 문장으로 표현된 명제가 서로 논리적인 인과성을 가지고 연결되어야 한다는 것이다. 예를 들어보자. ‘조실부모하여 이런 저런 시설을 떠돌던 나는 장남으로 빨리 돈을 벌어 시설에 있는 동생들을 공부시키지 않으면 안 되었다.’ 이 문장은 형식상 특별히 이상한 곳은 없다. 그러나 관련된 명제의 연결이라는 측면에서 보면 비논리적인 문장이다. 위 예문에 들어 있는 명제는 ‘1. 시설을 떠돌았다 2. 장남이다. 3. 돈을 벌어 4. 시설에 있는 동생들을 공부시켜야 했다’는 4가지이다. 1과 2는 3과 4의 원인이 되고 있다. 즉 ‘시설을 떠돌던 장남이었기 때문에 마치 빨리 돈을 벌어 동생을 공부시켜야 했던 것’처럼 되어 있다. 하지만 둘은 연관이 없다. 따라서 4가지 명제를 관련성이 있는 것끼리 묶어 다시 표현해 보면 ‘시설을 떠돌았기 때문에 빨리 돈을 벌어야 했고 더구나 장남이었기 때문에 동생까지 공부시켜야 했다’가 된다. 또한 두 명제 사이에 원인과 결과를 명확히 하기 위해서는 그 명제들을 연결해 주는 중간 명제를 효과적으로 사용해야 한다. 그렇지 않으면 논리적인 비약을 벗어날 수 없기 때문이다. 예를 들면 ‘세종로에 불이 났다. 그녀는 오늘 방송국에 나타나지 않았다’라는 문장이 있다면 ‘세종로에 불이 난 것’하고 ‘방송국에 그녀가 나타나지 않은 것’은 아무런 인과관계가 없다. 인과성을 찾아 주려면 ‘세종로에 불이 났다. 그녀가 마침 그곳에서 버스킹을 하고 있었다. 소방차가 오고 사람들이 몰려들어 차량이 막히는 바람에, 그녀는 방송국에 나타나지 않았다’가 되어야 한다. 요즘 동해 심해 가스전 개발과 관련해 야당과 일부 언론, 시민단체들이 이런 저런 이야기를 들고 나와 정부를 비난한다. 더불어민주당은 정부가 주장한 시추 성공률(20%) 산출 근거 등 관련 자료를 내놓지 않으면 예산을 배정할 수 없다고 몽니를 부리기 시작했다. 논리적인 비약은 물론 아무런 인과관계가 없는 이야기를 두루뭉술 엮어 자신들의 의도를 관철하려 한다. 인과성없는 비난은 ‘제 얼굴에 침 뱉기’에 다름 아니다. 가스전 개발이든 달 나라 탐사든 모두 해봐야 어떤 성과가 나오는 법이다. 시도조차 해보지도 않고 시비만 걸고 있으면 되는 게 없다. EP jjh@economicpost.co.kr <저작권자 ⓒ 이코노믹포스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댓글
|
많이 본 기사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