드라기, "영, 브렉시트 고통 가장 먼저 느낄 것"
이코노믹포스트 | 입력 : 2016/11/29 [14:30]
[이코노믹포스트=박재경기자] 마리오 드라기 유럽중앙은행(ECB) 총재가 28일(현지시간) "영국은 브렉시트(영국의 유럽연합 탈퇴)의 고통을 가장 먼저 느끼게 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28일(현지시간) 영국의 파이낸셜타임스(FT)에 따르면 드라기 ECB총재는 이날 벨기에 브뤼셀에서 열린 유럽의회 연설에서 “현 단계에서 브렉시트의 경제적 파장이 어디까지 미칠지 헤아리는 것은 불가능하다”면서도 "단일 시장은 영국을 위한 '근본적 자산(fundamental asset)'이었다“며 이같이 강조했다.
드라기 총재는 “영국 경제가 (브렉시트 이후) 문호를 덜 열어 생기는 위험이 교역이나 이민, 외국인직접투자(FDI) 영역 등에서 나타난다면, (영국 경제의) 혁신이나 경쟁(competition)에도 부정적인 영향을 불러올 것 “이라며 ”(이는) 다시 생산성과 잠재적 생산량 등에도 좋지 않은 결과를 불러올 것”이라고 말했다.
그의 이러한 발언은 일부 낙관론자들의 예측과 달리, 영국의 유럽연합 탈퇴가 결코 '찻잔속의 태풍'에 그치지는 않을 것이라는 뜻이다. 인력의 자유로운 교류를 위축시키고, 외국인 투자 유치에도 걸림돌로 작용해 장기적으로 영국 경제의 활력을 떨어뜨리고, 성장 잠재력을 훼손할 가능성이 크다는 뜻으로 풀이된다.
드라기 총재는 이어 다양한 영역에서 영국과 유로존 간 주권 다툼의 문제가 불거질 수 있다고 경고했다. 드라기 총재는 “무역 청산시스템(clearing system), 사회간접자본·지불시스템(payments framework)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영역에서 이러한 문제가 불거질 수 있다“고 강조했다. 그는 "이는 기본적으로 법의 문제"라고 규정했다.
이러한 주권 분쟁의 대표적 사례가 유로화 표시 채권을 둘러싼 영국과 유럽중앙은행간 다툼이다. 유럽중앙은행은 유로화 표시 채권 거래를 런던에서 유로존으로 옮겨가려고 시도했으나 법원에 가로막힌 것으로 전해졌다. 금융 거래에 이러한 제한을 두는 것은 현행 유럽연합 법체계에서는 불가능하다고 법원은 판결했다.
드라기 총재는 영국과 EU의 탈퇴 협상 절차를 가능한 한 이른 시일에 더 명확하게 규정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는 양자간 탈퇴 협상 과정에서 불거질 불확실성을 최대한 줄이기 위해서라고 그는 덧붙였다.
드라기 총재의 이날 경고는 브렉시트 옹호자들의 즉각적인 반발을 불러왔다.
영국 보수당의 버나드 젠킨 공공행정 소위원회 위원장은 드라기 총재의 이날 발언을 ‘공허한 위협’에 불과하다고 일축했다. 그는 “(이러한 경고는) 협상의 결과와 아무런 관계가 없다”며 “영국민들은 동요하지 말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E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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