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코노믹포스트=주장환 논설위원] 2500여년 전 중국 노나라 곡부 창평향 추읍(현재 산둥성 지닝시 취푸시) 공자 아카데미, 한창 수업 중이다, 평소 의협심은강하나 외모나 명성, 출세 등에 관심이 많고 공부를 소홀히 하던 자장이 공자께 물었다. “어떻게 해야 정사(政事)에 종사할 수 있습니까?” “5미(美)를 높이고, 4악(惡)을 물리치면 정사에 종사할 수 있다.” “무엇을 5미라고 합니까?” “은혜로우나 허비하지 않으며, 수고롭게 하되 원망하지 않으며, 하고자 하면서도 탐하지 않으며, 태연하면서도 교만하지 않으며, 위엄이 있으면서도 사납지 않은 것이다.”(중략) “무엇을 4악이라 합니까?” “가르쳐주지도 않고 죽이는 것을 학(虐)이라 하고, 미리 경계하지 않고 성공을 책하는 것을 폭(暴)이라 하고, 명령을 태만히 내리고 기일(期日)을 각박하게 하는 것을 적(賊)이라 하고, 똑같이 남에게 나눠주면서도 인색하게 구는 것을 유사(有司)라고 한다”고 했다. 여기서 학은 잔혹하기만 하고 인자하지 못함을, 폭은 미리 알려주지도 않고 급히 결과를 바라는 것이고, 적은 명령을 내리고 (빨리 하라고) 기일을 다그치는 것이며 유사는 쩨쩨한 것을 말한다. 작금의 우리 정치는 5미는 사라지고 4악만 난무한다. 모두가 남을 원망하고 교만하며 사납기 그지 없다. 인자함과는 담을 쌓은 정치인들은 남의 비리 캐내기에 영일이 없다. 한창 일하는데 결과를 내놓지 않는다고 버럭버럭 소리 지른다. 쩨쩨하고 유치하기가 그지 없어서 자신의 치부는 가리고 남의 것은 먼지까지 탈탈 턴다. 마음에 안들면 대통령이고 검찰총장이고 판검사 뭐고 모두 탄핵한다. 정치의 품격을 높이고 상대를 이기는 방법은 간단하다. 상대를 높이고 자신을 낮추면 된다. 서로의 잘못을 감싸안고 모자란 것은 채워주고 잘한 것은 칭찬해 주면 어려운 문제들이 저절로 조화를 이뤄 해결이된다. 상대를 깎아내리고 지적질 하고 욕하고 몰아붙이면 평생 가도 상대를 이기지 못한다. 아주 간단하고도 명확한 세상의 이치다. 5미는 승리의 법칙이지만 4악은 공멸의 법칙이다. EP jjh@economicpost.co.kr <저작권자 ⓒ 이코노믹포스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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