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분양가·치솟은 경쟁률에 '청약통장 무용론' 확산울 아파트 분양가 최고치 경신···3.3㎡당 4424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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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코노믹포스트=김윤경 기자] 정부가 청약통장 가입자를 위해 금리 인상과 세액 공제 확대 등 혜택을 늘렸지만, 가입자가 갈수록 줄어들고 있다. 아파트 분양가와 청약 경쟁률이 동시에 치솟으면서 '청약통장 무용론'이 확산하고 있다.
건설 원자재 가격과 인건비 상승 여파로 서울과 전국의 민간 아파트 분양가 모두 역대 최고치를 갈아치웠다. 주택도시보증공사(HUG)가 발표한 9월 말 기준 민간아파트 분양가격 동향에 따르면 서울 민간아파트의 최근 1년간 ㎡당 평균 분양가(공급면적 기준)는 1338만3000원으로 집계됐다. 이는 역대 최고치로, 전월(1304만3000원)과 전년 동원(969만7000원)과 비교하면 각각 2.61%, 38.00% 올랐다. 또 3.3㎡(1평)당으로 환산하면 약 4424만1000원으로, 기존 역대 최고치를 기록한 지난 7월 4401만7000원에 비해 22만4000원 오른 것이다.
전국 민간아파트의 평균 분양가도 3.3㎡당 1881만7000원으로, 전월 대비 0.16% 상승했다. 이는 역대 최고가였던 지난 4월 1878만7000원에 비해 소폭 올랐다.
올해 청약 경쟁률은 이른바 '로또 청약' 열풍이 불면서 과열됐다. 부동산 플랫폼 직방에 따르면 올해 1~9월 서울 1순위 평균 청약 경쟁률은 134대 1로, 지난해(57대 1) 대비 급등했다. 부동산 활황기였던 2021년(164대 1) 수준까지 치솟았고, 특히 지난달 서울 1순위 평균 청약경쟁률은 396.8대 1로, 집계를 시작한 2018년 이후 월 기준 최고 경쟁률을 기록했다.
올해 서울에서 분양한 단지 중 최고 청약경쟁률을 기록한 곳은 한국토지주택공사(LH)가 이달 분양한 동작구 수방사 공공분양주택으로, 일반공급 22가구에 2만5253명이 몰려 1147.9대 1의 경쟁률을 나타냈다. 이어 대치동 구마을 제3지구를 재건축한 '디에이치 대치 에델루이'가 1025.6대 1을 기록했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청약통장 가입자 수가 한 달 새 4만명 가까이 줄었다. 한국부동산원 청약홈에 따르면 9월 말 기준 청약통장 가입자 수는 2679만4240명으로, 전달(2683만3033명) 대비 3만8793명 감소했다. 청약통장에 새로 가입한 사람보다 해지한 사람이 더 많다.
또 가입 기간이 길고, 납부 금액이 상대적으로 많은 1순위 가입자가 8월 말 1792만3205명에서 9월 말 1789만9748명으로, 2만3457명 감소했다. 2순위 가입자는 같은 기간 1만5336명 줄었다.
청약통장 가입자 수는 지난 2022년 6월(2859만9279명) 이후 2년3개월째 감소하고 있다. 이 기간 줄어든 청약통장 가입자는 총 180만명에 달한다.
정부는 지난달 23일 청약 저축 금리를 기존 2.0∼2.8%에서 2.3∼3.1%로 0.3%p(포인트) 인상하고, 청약저축 월 납입 인정액과 공제 한도도 상향했지만, 오히려 가입자가 감소하고 있다.
청약시장에선 일부 분양가상한제 지역을 제외하고, 신규 분양 단지의 분양가가 주변 단지 시세와 비슷하고, 신축 선호 현상으로 청약 경쟁률이 치솟으면서 청약통장 가입자가 감소했다는 분석이 나온다. 실수요자들 사이에서 '청약으로 내 집 마련이 사실상 불가능하다'는 인식이 확산하고 있다는 것이다.
권대중 서강대 일반대학원 부동산학과 교수는 "건설 원자재가격과 인건비 급등에 따른 분양가 상승과 고금리 장기화로 주택 공급 부족 우려가 가중되고 있다"며 "주택 수요에 비해 공급이 부족하다 보니 청약 경쟁률이 치솟고, 당첨 확률도 떨어지면서 청약통장이 무용지물이나 다름 없다는 인식이 퍼지면서 청약통장 가입자수가 감소했다"고 설명했다. E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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