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병 북한군 부모 “최소한 배는 곯지 않을 것”“러시아 가니까 송금 멈추라” 전해 들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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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코노믹포스트=양승진 북한 전문기자] “최소한 배는 곯지 않을 것 아니냐.”
일본 매체인 아시아프레스는 30일 북한 북부지역 취재협조자를 통해 “러시아로 파병된 병사의 부모가 파병 사실을 알고 있고, 부모로서 걱정 되지만 최소한 배는 곯지 않을 것 아니냐고 말했다”고 전했다.
북한에서는 군대 간 아들을 걱정하는 부모가 부대 근처 업자에게 10% 정도의 수수료로 돈을 맡기고, 아들이 부대에서 외출할 때 들러 빵이나 떡을 먹을 수 있도록 하고 있다. 코로나 팬데믹 이후 군 장병에 대한 통제가 엄격해지고 휴대전화 사용이 금지됐을 뿐 아니라 휴가도 좀처럼 허용되지 않는 상황이 이어지고 있다.
취재협조자는 “얼마 전 아들을 군대에 보낸 지인에게 들었는데 22살 된 아들에게 송금업자를 통해 두 달에 한 번 정도 200~300 위안(약 3만9000~5만9000원)을 보냈다”며 “그런데 아들이 그 송금업자를 통해 부대가 러시아에 가니까 송금을 멈추라고 연락했다고 한다”고 했다.
그러면서 “이 지인은 파병이 군사기밀에 해당해 공공연히 입에 담지 못한다고 말했다”고 설명했다.
취재협조자는 “파병해도 (아들이) 전투에 참가한다는 생각은 하지 않았다”면서 “후방에서 경계 근무에 배치되는 정도라고 생각하고 있다”고 언급했다.
또 “러시아에 파병되면 치즈나 우유 같은 걸 많이 먹을 수 있으니 굶주리지는 않을 것”이라며 “그 정도의 인식뿐”이라고 했다.
그는 “러시아 파병을 모르는 부모가 많을 것”이라며 “설령 안다고 해도 함부로 다른 사람에게 말하면 처벌될 수 있고, 그런 소식이 퍼지면 부모들은 모두 자기 아들이 가는지 어떤지 알아보려고 할 것”이라고 말했다.
북한 정부가 러시아에 보내는 병사의 부모를 격리하고 있다는 주장과 관련 “격리라니 무슨 소리인가. 내 주변에 아들이 러시아로 파병된 부모들은 격리되지 않았다”며 “만약 사망 통지가 오면 어떻게 될지 모르겠지만 지금 당장은 불안과 불만의 목소리는 들리지 않고 있다”고 덧붙였다.
한편 국가정보원이 북한군의 러시아 파병을 공식 확인했다는 보도가 나간 다음 날인 지난 18일 함경북도 취재협조자는 파병 사실을 모르고 있었으나, 25일 양강도 취재협조자는 “러시아에 군대를 보내고 있는 것을 들었다”면서 “여기서도 아는 사람이 늘고 있다”고 말했다. EP
ysj@economicpos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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