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 영양실조·흡연 때문에 결핵 환자 크게 늘었다작년 13만5000명 전년보다 1000명 증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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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코노믹포스트=양승진 북한 전문기자] #북한 평안남도 평성시 소재 국경경비사령부 경비중대 소속 한 군인이 결핵 판정을 받아 감정제대(의가사제대) 명령을 받게 되자 극단적인 선택을 했다고 데일리NK가 최근 보도했다. 평안남도 소식통은 “이 군인은 결핵에 걸린 사실을 은폐하고 있다가 질병 검사에서 발각되면서 제대 명령을 받게 되자 지난달 말 부업조 강냉이(옥수수)밭에 가을걷이 현장에서 스스로 목숨을 끊었다”고 했다. 제대 명령을 받은 이 군인은 고향으로 돌아가면 과연 가난한 부모 밑에서 병은 고칠 수 있을까, 어떤 장사나 일을 해서 먹고살 수 있을까 하는 생각으로 절망에 빠져 심각하게 고민하다 극단적 선택을 했다고 전했다.
세계보건기구(WHO)는 7년 연속으로 북한을 결핵 고위험국으로 지정했다.
WHO가 29일(현지시간) 발표한 ‘2024 세계 결핵 보고서’에 따르면 2023년 기준으로 북한에는 13만5000명의 결핵 환자가 있는 것으로 조사돼 전년 대비 1000명 증가했다.
WHO는 북한을 ‘일반 결핵’(TB)과 여러 가지 결핵치료제에 대해 내구성이 있는 ‘다제내성 결핵’(MDR/PR-RB) 모두에서 고위험국에 지정했다. 이에 따라 북한은 2017년부터 7년 연속 일반 결핵과 다제내성 결핵 모두 고위험국에 지정됐다.
보고서는 30개의 고위험국 가운데 결핵 신규 환자가 인구 10만 명당 500명 이상인 국가는 북한을 비롯해 중앙아프리카공화국, 가봉, 미얀마, 레소토, 필리핀 등 6개국뿐이라고 밝혔다.
연령별로는 35~44세 사이의 남성이 2만 명으로 가장 많았고, 이어 45~54세, 25~34세 남성이 결핵에 많이 걸린 것으로 나타났다.
북한에서 결핵 환자의 건강을 위협하는 주요 원인 중 하나는 영양실조와 흡연으로 조사됐으며 알코올 중독과 당뇨, 에이즈(HIV) 등도 결핵 환자를 위협하는 요인으로 지목됐다.
결핵 환자 사망률은 20%로 나타났는데, 이는 한국의 결핵 치사율 8%보다 2배 이상 높다.
지난해 북한에서 결핵 예방 치료를 받은 이는 5421명으로 조사돼 전년 6732명보다 1300여 명 감소했다.
WHO는 보고서 발간 기자회견을 열고 2023년 기준 전 세계 193개국, 1080만 명이 결핵을 앓고 있다고 밝혔다.
WHO에서 ‘글로벌 결핵 프로그램’(Global TB Programme)을 이끌고 있는 테레자 카사에바(Tereza Kasaeva) 박사는 “매년 결핵 질환을 앓는 사람들의 상당수가 북한 등 30개 고위험국에 거주하며, 이는 전체 결핵 환자의 87% 차지한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2023년에 결핵은 코로나19를 능가해 세계 최대의 감염성 살인자로 돌아와 에이즈보다 거의 두 배나 많은 사망자를 냈다”며 “2023년에 결핵으로 약 125만 명이 사망한 것으로 추산된다”고 말했다. E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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