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코미디같은 계엄, 조기 수습으로 불행한 사태 대비해야

이코노믹포스트 | 기사입력 2024/12/04 [07:27]

[사설] 코미디같은 계엄, 조기 수습으로 불행한 사태 대비해야

이코노믹포스트 | 입력 : 2024/12/04 [07:27]

윤석열 대통령이 3일 밤 긴급성명을 통해 비상계엄을 선포한 가운데 4일 새벽 국회가 위치한 여의도 상공을 군 헬기가 비행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어안이 벙벙하다. 윤석열 대통령이 3일 밤 비상계엄을 선포하고 해제한 것은 누가 봐도 코미디 같은 일이었다.

윤 대통령은 긴급 담화에서 “종북 세력을 척결하고 자유 헌정 질서를 지키기 위해 비상계엄을 선포한다”고 말했다. 그가 대통령이 되고 나서 늘 강조해 오던 말이다. 우리 사회에 종북세력이 세포망처럼 퍼져 있는 것은 사실이다. 무조건 북한 편을 들고 우리 정부을 백안시 해오며 나라를 위태롭게 만들고 있다.

여기다 최근 민주당의 국회 폭주는 제대로 된 정당이 하는 일이라고는 믿겨지지 않는다. 이재명 방탄을 위해 온잦 무리수를 두고 있다. 특히 민주당은 최재해 감사원장과 이창수 서울중앙지검장 등 검찰 간부 3명에 대한 탄핵에 들어갔다. 헌정 사상 유례없는 이같은 행동은 정부의 팔다리를 잘라 놓고 민주당 마음대로 국정을 휘저어 나가겠다는 심산에 다름 아니다. 민주당이 감사원장을 탄핵하면 바로 감사원장의 직무는 정지되고 문재인 정부 때 임명된 감사위원들이 권한을 대행하게 된다. 그 다음 수순은 뻔하다. 문재인 정부에 대한 감사 및 수사 의뢰는 물론이고 민주당에 불리한 모든 사안은 파헤처질 도리가 없어진다. 여기다 민주당은 대통령실 예산 등 국정 운영에 꼭 필요한 예산까지 모두 잘라내 국정을 제대로 운영하지 못하도록 만들었다. 게다가 마음에 안드는 검찰을 탄핵하고 검찰은 반발하는 등 나라 전반이 삐거덕 거리고 있다.

윤 대통령은 이런 저런 문제로 고민해 왔을 것이다. 사사건건 국정에 발목을 잡는 거대야당에 대해 숨이 막힐 지경이었을 것이다. 그러나 그렇다고 해서 계엄령을 선포하는 것은 지나친 일이 아닐 수 없다. 1950~70년대의 한국도 아니고 이게 무슨 짓인가. 민주당의 지나친 폭주는 다음 선거에서 국민들이 심판할 것이다.

이날 로이터 통신은 1면 머리 기사로 계엄령 선포를 전하면서 “한국 대통령의 충격적인 심야 계엄령 선포로 인해 국내 반대파, 언론, 심지어 자신의 보수 정당과도 수년간의 충돌이 발생하여 그의 정치적 미래가 의구심에 휩싸였다”고 전했다. CNN도 한국 대통령이 '큰 정치적 오류' 중 하나를 저질렀다고 보도했다.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는 머스크는 소셜미디어 엑스에 한국 국회가 재적 190인 만장일치로 계엄령 해제 결의안을 통과했다는 한 게시글을 공유하면서 “와우(Wow)”라고 했다.

윤 대통령은 자신의 일시적인 판단으로 국제적으로 망신을 당했다. 윤석열 대통령의 계엄령 선포는 정당화할 수 있는 것이 별로 없다. 헌법은 전시나 사변 같은 국가비상사태를 맞이하여 군 병력으로 질서를 유지할 필요가 있을 때 대통령이 계엄을 선포할 수 있도록 규정하고 있다. 그러나 어제 계엄령이 선포된 방식은 내각 결정에 필요한 요건을 거치지 않고 갑자기 이루어졌다. 따라서 헌법에 관한 한 요건에 부합하지 않았다.

윤 대통령은 계엄령 선포로 야당의 폭주를 막고 국민들의 불안감을 잠재워 줄수 있을 것이라 생각했는지는 모르겠다. 그러나 국민의 반대를 염두에 두지 않았다면 정말 어리석다. 그리고 그 이후에 다가올 후폭풍을 생각하지 못했단 말인가. 이번 사태로 오히려 대통령의 권위만 심하게 훼손됐다. 이제 어떻게 사태를 수습할 것인가. 참으로 걱정되는 문제다. 어떤 방식으로든 조기에 수습해 불행한 사태에 대비해야 한다. 한 밤의 코미디같은 일은 더 이상 일어나서는 안 된다. SW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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