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코노믹포스트=지연희기자] CJ가 한국 최초로 PGA투어 정규대회를 개최하고 지역경제 활성화와 K컬처 확산에 나서겠다는 청사진을 제시했다.
CJ그룹은 '더 CJ컵 나인브릿지'(THE CJ CUP @ NINE BRIDGES') 대회를 한 달 앞 둔 지난 19일 서울 중구 CJ제일제당센터에서 'D-30 미디어데이' 행사를 갖고 대회 개최 계획과 글로벌 브랜딩 전략 등을 발표했다.
◇"227개국 10억명의 시청자들에게 한국 알릴 기회"
대회 운영 총괄을 맡은 CJ주식회사 마케팅실 경욱호 부사장은 "국제적인 스포츠 대회를 통해 글로벌 생활문화기업 CJ의 가치를 높일 것으로 기대한다"며 "대회를 찾는 외국 선수, 관광객 뿐 아니라 전세계 227개국, 10억명의 시청자들에게 한국과 한국 문화를 널리 전파할 수 있는 좋은 기회가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CJ가 개최하는 '더 CJ컵 나인브릿지'는 2026년까지 향후 10년간 국내에서 개최된다. 올해는 78명의 선수들이 참여한 가운데 제주 나인브릿지에서 오는 10월 16일부터 22일(대회 19~22일)까지 진행될 예정이다.
총 상금 규모는 미화 925만 달러(한화 약 105억원)로 메이저대회와 WGC(World Golf Championship) 대회를 제외하고는 PGA 투어 정규대회 가운데 최고 수준이다.
이재현 CJ그룹 회장 역시 제주를 방문, CJ컵을 참관하고 대회를 찾은 다양한 인사들을 만난다. 경 부사장은 "구체적 일정이 정해지지는 않았지만 이 회장은 대회에 와서 많은 사람들을 만날 것"이라고 말했다.
PGA투어는 전세계 227개국에서 중계되고 10억 가구 이상이 시청하는 전세계적인 스포츠 이벤트다. 엄청난 미디어 노출, 광고 효과와 함께 관광, 숙박 등 경제 유발 효과로 인해 'PGA투어=지역경제 활성화'이라는 공식을 만들고 있다. PGA투어 사무국은 나흘간 진행되는 이번 대회의 미디어 노출·광고효과를 포함한 경제적 파급효과가 약 2000억원에 이를 것으로 내다봤다.
CJ CUP은 국가 브랜드의 제고 및 '사드 사태'로 위축된 제주 경제 활성화에도 기여할 전망이다. 대회 기간 중에는 수만 명의 관람객이 제주를 방문해 숙박, 음식, 쇼핑 등 직간접 소비를 해 지역 경제에 큰 파급효과를 낳을 전망이다. CJ측은 이번 대회에 약 4만명 이상이 방문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CJ컵, 한국 대표하는 '스포츠·문화 플랫폼'으로 성장할 것
CJ는 10년간 개최하는 이번 대회를 단순한 골프 대회가 아닌 한국 식문화, 콘텐츠, 브랜드 등 K컬처 확산 계기로 삼겠다는 중장기 비전도 밝혔다. CJ컵을 한국을 대표하는 '스포츠·문화 플랫폼'으로 키워나간다는 것이다.
경 부사장은 "앞으로 대회를 통해 국내 골프 관련 중소기업들에게 해외 시장 진출 기회를 제공하고, 한식 및 문화콘텐츠 체험 프로그램을 확대해 K컬처 글로벌 확산에 기여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번 대회에서 가장 적극적인 움직임을 보이는 것은 CJ제일제당의 한식세계화 브랜드 '비비고'다. 비비고는 CJ CUP 공식 후원 브랜드로 참여해 특별 메뉴 개발, 이벤트, 글로벌 광고 등 다양한 방식으로 한식 알리기에 주력한다.
대회 기간 동안 주요 코스에서 비비고의 다양한 메뉴를 체험할 수 있는 '비비고 테이스티 로드'를 개설해 만두, 떡갈비, 컵밥 등을 활용한 CJ컵 한정판 메뉴를 체험할 수 있도록 한다.
대회공식 VIP 만찬인 갈라디너에서는 고급 전통 한식을 비비고만의 레시피로 재해석한 메뉴도 선보인다. 또 비비고 시그니처 홀(13번홀) 홀인원 최초 기록 선수를 대상으로 비비고 전문 셰프 군단이 찾아가 총 5만 달러 상당의 K-푸드 파티를 제공하는 이벤트도 준비했다.
대회 기간 중에는 미국 골프채널을 통해 비비고 최초의 글로벌 TV CF를 시작하며 인지도를 끌어올릴 계획이다.
CJ제일제당 식품마케팅본부 손은경 상무는 "PGA투어 정규대회의 공식 후원 브랜드로 식품 브랜드가 참여하는 것은 비비고가 처음"이라며 "대회를 접하는 해외 소비자들에게 한식에 대한 관심을 높여 한식 세계화의 지평을 확대할 것"이라고 말했다.
◇국내 골프 산업·남자 유망주, 세계 진출 발판
CJ CUP은 다국적 기업에 밀려 글로벌 브랜딩 기회를 갖기 어려웠던 국내 골프산업 및 기업들의 참여를 끌어내며 새로운 활로를 제공할 것으로 기대를 모으고 있다.
한국 토종 골프 의류 기업 'JDX'는 PGA 투어 대회 후원사로 처음 참여해 대회 의상을 책임진다. JDX는 CJ CUP 후원을 계기로 최근 열린 PGA 투어 플레이오프 첫번째 대회인 노던 트러스트 대회에 로고 상품의 납품 기회를 확보하기도 했다.
JDX외에도 현대자동차, LG생활건강, LG CNS, 대한항공, 미래에셋 등 다양한 국내 기업이 스폰서로 참여해 현장을 찾은 국내외 소비자들을 대상으로 다양한 프로모션을 펼칠 계획이다.
침체기를 겪고 있는 국내 남자 선수들의 출전 기회도 확대된다. 총 78명의 대회참가가 중 KPGA와 개최사인 CJ의 초청권한 등을 더할 경우 약 20%에 해당하는 약 15명 이상의 한국인 선수가 참가할 수 있게 된다. 이는 PGA투어 역사상 가장 많은 한국 선수 출전이다.
경 부사장은 "국내 유망주들에게 기회를 제공해 세계 무대로 진출하는 발판을 마련할 예정"이라며 "침체된 국내 남자 프로골프의 르네상스를 열어 한국 골프의 위상을 높이는 대회가 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E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