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은행 發 금융권 사정 본격화!!
'채용비리 의혹' 우리銀 압수수색…행장실·인사부 등
이코노믹포스트 | 입력 : 2017/11/07 [15:20]
[이코노믹포스트=지연희기자] 채용비리 의혹으로 시작된 검찰의 칼날이 금융권으로 본격 향하면서 금융권 수장들이 잔뜩 긴장하고 있다. 검·경의 수사선상에 오른 금융지주 회장과 은행장 등 최고경영자(CEO)의 줄소환이 불가피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7일 금융권과 서울북부지검 형사5부 등에 따르면 검찰은 이날 오전 서울 중구 우리은행 본점 은행장실과 인사부, 전산실 등 10여곳, 관련자 주거지 10여곳에 수사관을 보내 압수수색을 진행했다. 검찰은 이번 채용비리 의혹과 관련된 입사지원서와 면접결과 자료 등 전반적인 인사 자료와 관련자들의 컴퓨터 하드디스크 등을 확보한 것으로 알려졌다.
우리은행은 지난해 신입사원 공채에서 국가정보원과 금융감독원 직원, VIP 고객으로부터 자녀와 친인척 등을 추천받아 16명을 채용했다는 의혹을 받고 있다. 이후 금융감독원은 우리은행의 '채용 태스크포스(TF)'팀이 조사한 중간 보고서 결과를 토대로 우리은행을 검찰에 고발했다. 이 행장은 이번 사태의 책임을 지고 지난 2일 행장직에서 물러났다.
이번 압수수색으로 우리은행의 채용비리 의혹에 대한 검찰 수사는 탄력이 붙을 전망이다. 앞서 우리은행이 자체적으로 실시한 중간조사는 일부 임직원과 추천인에 대한 인터뷰로만 이뤄지고, 관련자 이메일 복구도 5명에만 그쳐 한계점이 드러난 바 있다. 검찰은 압수수색에서 가져온 자료에 대한 디지털포렌식 등의 절차를 거쳐 관련 증거를 최대한 확보할 방침이다.
검찰 수사는 우리은행이 특혜채용을 했는지 여부와 윗선의 어느 선까지 보고됐는지 등을 확인하는 데에 초점이 맞춰질 것으로 알려졌다.
이럴 경우 검찰이 이 행장을 소환할 가능성이 높을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이 행장이 관여한 사실이 드러나면 업무방해 혐의 등으로 형사처벌을 받을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금감원의 채용비리 의혹으로 검찰의 압수수색을 받은 농협금융지주도 안심할 수 없는 분위기다. 앞서 서울남부지검 형사6부는 지난달 25일 김용환 농협금융 회장의 집무실 등 8곳을 압수수색한 바 있다. 김 회장은 지난해 금감원 신입직원 채용과정에서 당시 이모 총무국장에게 수출입은행 간부 아들 A씨의 필기시험 합격을 위해 청탁한 의혹을 받고 있다.
검찰은 당시 청탁금지법 시행 전에 일어난 일이라 김 회장에 대해서는 아직 혐의점을 두지 않고있으나, 수사 진행 과정에서 김 회장을 직접 불러 조사할 가능성도 있어 보인다.
KB금융지주도 노심초사하고 있다. KB금융 노조가 윤종규 KB금융 회장을 업무방해 등의 혐의로 경찰에 고발하면서 지난 3일 경찰이 KB금융 본점으로 나와 노조 업무를 담당하는 HR본부장 사무실을 압수수색했기 때문이다. 경찰 수사가 어디까지 확대되느냐에 따라 윤 회장의 소환 가능성도 제기되고 있어 KB금융 측은 촉각을 곤두세우는 모습이다.
앞서 KB금융 노조는 윤 회장의 연임 찬반을 묻는 노조의 설문조사를 진행하는 과정에서 사측이 17개의 단말기를 이용해 중복 응답하는 방식으로 4000건이 넘는 '찬성' 응답을 조작했다는 의혹을 제기한 바 있다.
금융권 수장들이 잇따라 수사 당국에 소환되면 각 금융기관의 이미지에도 큰 타격을 미칠 전망이다. 금융권 관계자는 "수사가 계속되면서 다들 민감해하고 있다"며 "이번 파장이 어디까지 미칠지 조심스럽게 지켜보는 분위기"라고 전했다.
일각에서는 이번 검·경 수사를 두고 정부가 금융권 수장을 물갈이하기 위한 포석이거나 길들이기 위한 차원 아니겠느냐는 시각도 나오고 있다. 금융당국이 국내 14개 은행의 채용추천제도를 집중적으로 들여다보고 있는 만큼 검·경의 추가 수사가 이어질 가능성도 있다. E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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