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靑松 건강칼럼] 혼밥男의 대사증후군 위험

혼밥男 vs 혼밥女

이코노믹포스트 | 기사입력 2017/11/25 [17:05]

[靑松 건강칼럼] 혼밥男의 대사증후군 위험

혼밥男 vs 혼밥女

이코노믹포스트 | 입력 : 2017/11/25 [17: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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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코노믹포스트=박명윤 칼럼니스트]
최근 통계청과 산업연구원이 집계한 자료에 따르면 국내 1인 가구 수는 506만 가구로 전체가구의 26.5%를 차지하고 있다. 지난해 통계청에서 실시한 서울시 1인 여성 가구 세대별 상황실태 조사 결과에 따르면 20-30대 여성 1인 가구 수는 최소 132만 가구로 추정되며, 이들은 상대적으로 보안이 취약한 빌라나 원룸에 거주하는 경우가 많다.    
 

 1인 가구의 증가와 더불어 혼자 식사하는 이른바 ‘혼밥족’이 점차 증가하여 국민의 9%가 세 끼를 모두 혼자 먹는 것으로 조사되었다. 지난해 한 이동통신회사가 20-30대 500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설문조사에 의하면 96.4%가 ‘혼밥’ 경험이 있다고 대답했으며, 44.6%는 일주일에 15회 이상 혼자 밥을 먹고 있다고 말했다.  
 

 우리나라에서는 ‘혼밥’이 새로운 사회현상으로 주목받고 있지만 일본에서는 ‘혼밥 문화’가 이미 정착되어 흔한 일상이다. 일본은 1990년에 1일 가구 비율이 23%를 넘어섰고, 2010년에는 32%에 달했다. 일본에서는 혼밥족을 위해 독서실처럼 칸막이를 쳐주는 식당도 적지 않다. 혼밥족이 많은 일본이지만 ‘1인용 고깃집’은 2011년에 처음 등장했다. 우리나라에서도 최근에 1인용 고깃집이 생기기 시작했다.  
 

 혼자 식사하는 사람들이 늘어나면서 ‘혼밥족’에 대한 인식도 ‘혼자서 식사를 당당하게 하는 사람들’이라는 개념으로 점차 바뀌고 있다. 외식업계는 하루에 한 끼 이상은 혼자서 먹는다는 비율이 높게 나타나는 등 최근 1인 소비가 주요 소비 트랜드가 되고 있어 1인 고객을 잡기 위한 마케팅이 더 활발해 질 것으로 보고 있다. 
 

 한국건강증진개발원 오유진 박사가 20-50대 직장인 475명을 대상으로 연령별 혼자 식사하는 이유와 문제점 등을 설문 조사하여 ‘1인 가구 증가 양상 및 혼자 식사의 영양’이란 연구보고서를 발표했다. 조사결과에 따르면, 혼자 밥을 먹는 이유로 20대는 ‘여유롭게 먹음’(24.2%), ‘같이 먹을 사람을 찾기 어려워서’(23.6%), ‘시간이 없기 때문’(19.7%), ‘시간을 절약’(16.1%), ‘경제적 이유’(6.7%), ‘음식선택이 자유로움’(3.9%) 등의 순이었다.  
 

 한편 30대는 ‘같이 먹을 사람을 찾기 어려워서’(38.7%), ‘시간이 없기 때문’(21.5%), ‘시간을 절약’(16.1%) 등을 꼽았으며, 40대는 ‘시간이 없기 때문’(29.2%), ‘같이 먹을 사람을 찾기 어려워서’(27.1%), ‘시간을 절약’(14.6%) 등을, 그리고 50대 이상은 ‘같이 먹을 사람을 찾기 어려워서’(37.9%), ‘시간이 없기 때문’(19.4%), ‘시간을 절약’(12.6%) 등을 혼자 식사하는 주요 이유로 꼽았다.   
 

 전체 대상자들은 혼자 식사하게 되면 ‘식사를 대충하게 되거나’(45.8%). ‘패스트푸드(인스턴트식품)를 주로 먹게 되며’(15.3%), ‘대화 상대가 없이 식사가 즐겁지 않다‘(7.8%) 등을 혼자 식사할 때의 문제점으로 지적했다.  
 

 ‘혼밥’ 말고 같이 먹자... 대학 내 번개 앱(애플리케이션)이 지난 2015년 1학기 때 서울대학교에서 등장하여 화제를 모았다. 당시 컴퓨터공학부 4학년 이현재 씨가 개발한 <두리두밥> 앱은 서울대 학생들이 교내 식당과 인근 서울대입구역에서 간편하게 밥 약속을 잡을 수 있게 해준다. 즉, 전날 저녁부터 당일 약속시간 30분 전까지 점심, 저녁 여부와 장소를 정해 신청하면 무작위로 짝을 맺어주는 방식이다.  
 

 앱 개발자 이씨는 동아리 활동을 통해 알게 된 친구 4명과 함께 ‘두밥’이란 이름의 팀을 결성한 후 먼저 서울대 재학생 225명(남자 112, 여자 113)을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실시했다. 설문 결과 대상자의 65%가 ‘혼자 밥 먹는 것보다 처음 만난 사람과 같이 밥을 먹는 게 낫다’고 답했고, ‘몇 명이 적당할 것같냐’는 질문엔 72%가 ‘3-4명’이라고 답했다. 또한 84%는 ‘동성끼리 먹는 것보단 이성과 함께 먹고 싶다’고 답했다.   
 

 동국대 일산병원 스마트헬스케어센터와 일산백병원 가정의학과의 공동연구팀이 2013-2014년 국민건강영양조사에 참여한 19세 이상 성인 남녀 7725명을 분석한 결과에 따르면 ‘혼밥’하는 식습관이 여성의 건강에 미치는 영향을 뚜렷하지 않았다. 반면 남성은 복부 비난, 대사증후군 등 건강에 위험 요소로 작용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혼밥을 하지 않는 남성의 건강 위험도를 ‘1’로 설정하고 혼밥을 하는 남성들의 건강과 비교하면 다음과 같다. 혼밥을 하루에 1번 할 경우에는 복부비만은 1.26배, 혈압상승은 1.14배, 대사증후군은 1.21배 높았다. 하루에 혼밥을 2번 이상 할 경우에는 복부비만 1.45배, 혈압 상승 1.31배, 대사증후군 1.64배로 나타났다.  
 

 특히 하루 2끼 이상 ‘혼밥’하는 남성은 전혀 혼밥을 하지 않은 남성보다 대사증후군(代謝症候群)에 걸릴 확률이 1.64배 높았다. 이는 혼밥을 하는 남성이 상대적으로 패스트푸드, 편의점 음식 등 고(高)칼로리ㆍ저(低)영양식에 더 많이 노출되고, 결식(缺食)하거나 음주, 흡연 등 생활습관이 불량하기 때문이다.  
 

 대사증후군(Metabolic Syndrome)이란 여러 가지 신진대사와 관련된 질환이 함께 동반된다는 의미에서 만들어진 용어이다. 즉 뇌심혈관질환 및 당뇨병의 위험을 높이는 체지방(體脂肪) 증가, 혈압(血壓) 상승, 혈당(血糖) 상승, 혈중 지방 이상 등의 집합을 말한다. 대사증후군은 일반적으로 인슐린 저항성(insulin resistance)이 근본적인 문제라고 추정하고 있다.  
 

 진단은 아래의 기준 중 세 가지 이상이 해당되면 대사증후군으로 정의할 수 있다. 1)허리둘레: 남자 90cm, 여자 85cm 이상, 2)중성지방: 150mg/dL 이상, 3)고밀도(HDL) 콜레스테롤: 남자 40mg/dL 미만, 여자 50mg/dL 미만, 4)혈압:  130/85mmHg 이상 또는 고혈압약 투약 중, 5)공복혈당: 100mg/L 이상 또는 혈당조절약 투약 중.  
 

 최근 미국 심장학회와 심장병학회는 고혈압(hypertension) 기준을 14년만에 강화하여 현행 ‘140/90mmHg 이상’에서 ‘130/80mmHg 이상’으로 조정했다. 지난 3년간 전문가 그룹이 9000여건의 사례를 검토한 결과 최고 혈압이 130mmHg에 도달하면 심장질환 위험이 2배로 증가한다는 결론을 얻었다. 이에 최고 혈압이 120-129mmHg이면 최소 6개월마다 검진이 필요한 ‘상승 혈압’, 120mmHg 미만이면 현재와 동일하게 ‘정상 혈압’으로 규정했다.   
 

 대사증후군은 심장병, 뇌졸중 등 심혈관계 질환의 발생 및 사망률이 약 4배까지 증가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당뇨병은 정상인에 비해 발병 확률이 3-5배 증가한다. 또한 지방간 및 폐쇄성 수면무호흡과 연관성이 깊으며, 각종 암에 의한 사망률도 증가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치료는 체지방 특히 내장지방을 줄이는 것으로 적절한 식사 조절 및 규칙적인 운동이 가장 효과적이다. 대사증후군을 구성하는 질환들은 생활습관병(生活習慣病)에 해당하는 것들이므로 평소 균형 잡힌 식사와 규칙적인 운동을 기본으로 하며, 금연, 절주 등으로 건강한 생활습관을 유지하면 대사증후군을 치료하고, 관련 합병증을 예방하는 데 도움이 된다.   
 

 일상생활에서 신체 활동량을 늘리기 위하여 만보기(萬步機) 착용하기, 버스나 지하철과 같은 대중교통 이용, 한두 정거장 먼저 내려 겯기, TV 리모콘 멀리하기, TV 시청하면서 스트레칭하기, 서서 전화하기, 설거지 청소 등 집안일 하기, 엘리베이터 대신 계단 이용하기, 입구와 멀리 주차하기 등을 실천하도록 한다.    
 

 혼밥을 하는 남성의 대사증후군 위험은 특히 배우자(配偶者) 유무에 따라 크게 영향을 받는다. 즉 배우자가 없는 남성은 하루 2끼 이상 혼밥을 할 때 대사증후군 위험이 혼밥을 전혀 하지 않는 남성보다 3.02배 높았다. 반면 배우자가 있는 남성은 하루 1끼 혼밥을 할 때는 1.06배, 하루 2끼 이상 혼자 밥을 먹을 때는 1.48배로 위험도가 완만하게 올라갔다.   
 

 이는 혼자 생활하는 20-30대 미혼 남성이나 50-60대 이혼 또는 사별한 남성은 일반 기혼남성보다 건강을 해칠 위험이 더 높다는 의미다. 배우자가 있으면 옆에서 건강관리를 해주며, 집에서 ‘집밥’을 먹는 경우가 많고 심리적 안정감을 얻을 수 있기 때문이다. 또한 아내가 남편에게 외식을 할 때는 몸에 좋은 음식을 먹으라고 잔소리를 하는 것도 영향을 미친다.   
 

 여성은 상대적으로 체중에 관심이 많아 샐러드 같은 저칼로리 식단을 선택하는 경우가 많고 또한 직접 음식을 요리해서 ‘균형 잡힌 식단’으로 먹는 비율이 높다. 반면 남성은 건강관리에 무관심해서 밖에서는 패스트푸드 등을 사 먹고, 집에서도 배달 음식, 간편식 등으로 식사를 해결하는 경우가 많다.  
 

 점차 늘고 있는 ‘혼밥족’의 건강 위험을 줄이려면 식단 개선이 필요하다. 맛과 가성비에 초점을 맞춘 시중의 간편식 제품이 우리 몸에 필요한 각종 영양소들을 갖출 수 있도록 유도하는 방안을 강구하여야 한다. 특히 청소년과 청년층이 편의점 음식이나 패스트푸드로 혼밥을 하면 10-20년 후 이들의 건강 문제가 더 심각할 것으로 우려된다.   
 

 1인 가구가 늘면서 ‘혼밥족’도 증가하는 것은 피할 수 없는 사회현상이지만 이들의 건강을 챙겨주어야 한다. 즉, 함께 어울려서 식사랄 수 있는 환경을 만들어주고, 건강에 좋은 균형 잡힌 식단을 선택할 수 있도록 다양한 식품영양 정보를 제공하여야 한다.   
 

 우리들은 흔히 병에 걸리기 전에는 자신의 건강관리를 소홀히 하면서, 병에 걸리면 그때 가서 약 먹고 치료받으면 된다고 생각한다. 하지만 대부분의 성인병은 오랜 기간 동안의 부적절한 생활습관과 식습관에 의해서 생기는 것이라는 것을 명심하고 평소 건강관리를 철저히 해야 한다.    
 

 글/ 靑松 朴明潤(서울대학교 保健學博士會 고문, 대한보건협회 자문위원, 시사주간, 아시아記者協會 The AsiaN 논설위원). E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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