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靑松 건강칼럼] 화염과 분노(Fire and Fury)

화염(火焰)과 분노(憤怒)

이코노믹포스트 | 기사입력 2018/02/03 [12:15]

[靑松 건강칼럼] 화염과 분노(Fire and Fury)

화염(火焰)과 분노(憤怒)

이코노믹포스트 | 입력 : 2018/02/03 [12: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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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코노믹포스트=박명윤 칼럼니스트]
고대 그리스의 철학자 아리스토텔레스(Aristoteles, BC 384 - BC 322)는 “분노(憤怒)는 꿀보다 달콤하여, 남자의 심장을 통해 퍼져나간다.”고 말했다. 학술용어로 분노란 ‘자신의 욕구 실현이 저지당하거나 어떤 일을 강요당했을 때, 이에 저항하기 위해 생기는 부정적인 정서 상태’를 말한다. 영어로 ‘anger’는 개인적 분노, ‘indignation’은 부정 불합리에 대한 공적 의분(義憤),  ‘rage’는 자기를 잃어버릴 정도의 격노(激怒), ‘fury’는 광포(狂暴)한 분노, 그리고 ‘wrath’는 노여움의 문학적 용어이다.

 

최근 우리나라 문재인(文在寅ㆍ65) 대통령의 ‘분노’가 사람들 입에 오르내리고 있다. 이명박(李明博ㆍ77) 전 대통령이 기자회견에서 노무현(盧武鉉ㆍ1946-2009) 전 대통령의 죽음에 대하여 언급한 후 문재인 대통령이 1월 18일 이명박 대통령에 대해 “분노의 마음을 금할 수 없다”고 했다.

 

대통령의 ‘분노’ 발언에 야당인 자유한국당은 자신들의 ‘적폐 청산(積幣淸算)=정치 보복(政治報復)’이란 주장을 대통령 스스로 인정했다고 보고 있다. 또한 대통령의 분노(Fury) 표출에 이어 권력 기관들이 야당을 향해 내뿜을지 모를 화염(Fire)을 걱정하고 있다. 정치제도가 대통령중심제(presidential system)인 미국과 한국에서 대통령의 발언은 무겁고 무서운 것이다.

 

지난 1월 20일은 도널드 트럼프(Donald John Trumpㆍ72) 미국 제45대 대통령의 취임 1주년이었다. 트럼프 대통령과 백악관의 내밀한 이야기를 다뤄 정신 건강 논란을 불러온 책 ‘화염과 분노(Fire and Fury)’가 지난 1월 5일 출간된 후 불티나게 팔리면서 연일 매진됐다. 미국 독서 시장에서 백악관 내부 권력투쟁과 정책 결정 과정을 세밀하게 기술한 책들은 늘 잘 팔렸다.


‘화염과 분노’의 저자 마이클 울프(Michael Wolffㆍ64)는 책 출간 후 ‘트럼프 저격수’로 떠올랐다. 컬럼비아대학에서 수학한 울프는 1974년 뉴욕타임스 매거진에 기사를 쓰면서 기자 생활을 시작했으며, 7권의 책을 쓴 작가이다. 울프는 취재한 사실을 바탕으로 책을 썼다고 주장하면서, 인용한 말은 모두 녹취가 있다고 했다.


한때 트럼프 대통령의 복심(腹心)이었던 스티브 배넌 전 백악관 수석전략가는 “트럼프는 아주 단순한 기계 같은 사람”이라고 했다. 즉, 아부를 하면 기계 스위치가 켜지고, 비난을 하면 스위치가 꺼진다는 것이다. 트럼프의 성격은 제멋대로지만 타고난 재능으로 엄청나게 성공한 배우 같았다. 그래서 트럼프가 화를 내거나 심술을 내지 않게 하는 게 중요했다.

‘화염과 분노 - 트럼프 백악관의 내부(FIRE AND FURY - Inside The Trump White House)’는 트럼프 대통령을 가까이서 본 전ㆍ현직 관계자 200여명을 만나 백악관(白堊館)에서 일어난 일과 트럼프의 문제적 스타일을 폭로한다. 억만장자 부동산 재벌 출신 트럼프 대통령의 결벽(潔癖)과 과민한 성격으로 집약된다. 대부분 미국 대통령들은 백악관 생활을 시작하면서 감격스러워하지만, 뉴욕의 ‘트럼프타워’에서 훨씬 호사스러운 생활을 하는 트럼프에겐 놀라울 것이 없었다.


이 책은 권당 30달러인 양장본이 2만9000부, 15달러인 이북(E-book)은 25만부, 28달러인 오디오북은 10만부가량이 열흘도 안 돼 판매되어 저자는 110만달러(약 12억원) 인세(印稅)를 받았으며, 향후 최소한 740만달러를 받게 될 것이라고 한다.


“더 크고 강력한 핵(核) 버튼이 있다”는 트윗으로 불거진 트럼프 대통령의 ‘정신 건강’ 논란이 ‘화염과 분노’가 출판되면서 가열되었다. 지난 1월 3일 기자들이 트럼프의 ‘핵 버튼’ 트윗에 대해 “우발적 전쟁 위협을 고조시키는 경솔한 행위”라며 정신 건강 문제를 거론하자, 세라 샌더스 대변인은 “정신 건강을 걱정해야 하는 사람은 트럼프 대통령이 아니라 김정은(金正恩ㆍ34)”이라고 응수하며 논란이 시작됐다.


여기에 ‘화염과 분노’에 백악관 고위 참모들조차 트럼프가 대통령직을 수행할 만한 정신 상태를 갖췄느냐에 대해 의구심을 품고 있다는 내용이 공개되며 논란이 확산됐다. 이에 트럼프 대통령은 1월 6일 세 번에 걸쳐 트위터에 반박 글을 올렸다. 그는 “내 삶을 통틀어 가장 큰 두 가지 자산은 정신 안정과 정말 똑똑하다는 것”이라며 “나는 매우 성공적인 사업가로 시작해 최고 TV 스타를 거쳐 첫 도전에 미국 대통령에 올랐다. 똑똑한 정도가 아닌 천재, 그것도 매우 안정적인 천재”라고 주장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자신의 ‘정신 건강’이 논란이 되자 자청해서 인지력(認知力) 검사를 받고 그 결과를 공개했다. 백악관은 지난 1월 16일 대통령 주치의를 통해 지난 12일에 치러진 건강검진 결과를 브리핑했다. 즉 “다소 과체중(過體重)에 수면 부족일 뿐 육체 및 정신 건강에 아무 문제가 없다”는 내용이다. 트럼프의 수면 시간은 하루 5-6시간이다. 또한 트럼프가 30점 만점을 받았다는 ‘몬트리올 인지 평가(MoCA)’ 검사도 포함되어 있다. ‘모카’검사는 1996년 캐나다 몬트리올에서 알츠하이머(치매)나 인지 장애를 판별하고 위해 만들어졌다.


2016년 대통령선거 때부터 트럼프의 정신 건강 문제가 거론되었다. 자화자찬(自畵自讚)식 화법이나 비판자에 대한 과도한 흥분과 적의(敵意) 등을 감안할 때 ‘자기애(自己愛) 성격장애’ ‘공감(共感) 부족’ 등 정신적 문제가 의심된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최근 뉴욕타임스는 “트럼프의 궤변(詭辯)과 폭력적 언어, 과대망상(誇大妄想)엔 의학적 진단조차 필요 없다”고 했다.


트럼프 대통령의 취임 1주년 지지율은 38%로 미국 역대 대통령 평균 지지율(1938년 이후) 53%보다 낮으며, 역사상 최저 기록을 갈아 치웠다. 그리고 언론들이 연일 비판적 보도를 쏟아내도 아랑곳없이 물러서지 않고 기(氣)죽는 법도 없이 ‘마이 웨이’로 가고 있다. 대통령의 취임 1주년은 대개 지지율, 통과 법안 수, 경제지표, 국제사회에서 미국의 지도력 등으로 평가된다.


트럼프 대통령에 대한 중간평가는 오는 11월 중간선거에서 이뤄진다. 트럼프 대통령의 낮은 지지율에도 불구하고, 미국 경제는 양호하고 실업률이 낮으며, 주식시장은 뜨겁고 중산층 소득이 늘어나고 빈곤율(貧困率)이 떨어지고 있기 때문에 트럼프에 대한 심판이 가혹하지 않을 수도 있다고 브루킹스 연구소는 전망하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의 지난 1년은 말만 시끄러웠을 뿐 큰 스캔들이 터진 것도 아니고 심각한 문제도 없었다.


트럼프 대통령은 기자회견 같은 쌍방향 소통은 선호하지 않으며, 그의 가장 큰 무기는 소셜 네트워크 서비스 ‘트위터’이다. 그는 대변인이나 언론을 통하지 않고 트위터를 통해 국민과 직접 소통한다. 트럼프 대통령의 트위터 계정에는 4670만명의 팔로어가 있고, 3만6789개(1월 15일 현재)의 트윗(tweet)을 올렸으므로 막강한 1인 언론사를 가진 것과 같다. 이에 외국 정부나 대사관들도 ‘트럼프 트위터’ 전담자를 두고 있다.


사람은 사회화(社會化) 과정을 겪으면서 자연스럽게 분노를 조절하는 방법을 터득하게 된다. 분노는 보편적인 인간의 감정이지만 치미는 분노를 참지 못하고 매번 표출하는 사람은 돌이킬 수 없는 치명적인 실수를 저지르게 될 가능성이 높다. 분노조절장애는 정서장애 중 하나로 화나는 감정을 참지 못하고 충동적이고 폭력적으로 표현하는 증상을 말한다. 통제되지 않는 분노는 자신의 건강과 사회에 큰 피해를 끼칠 수 있다.


분노를 효과적으로 관리하는 방법에는 화가 났을 때 즉각적으로 도움이 되는 방법도 있고, 평소 충분한 연습을 통해 분노 폭발 시 유용하게 사용할 수 있는 방법도 있다. 즉 숫자를 세면서 심호흡하기, 분노에 반응하는 방법 바꾸기, 진정된 후 분노 표현하기, 생각한 뒤 말하기, 구체적으로 표현하기, 가능한 해결책 확인하기, 운동하기, 자리 피하기, 화를 내는 나의 모습을 거울로 보기, 전문가 도움 청하기 등이 있다.


최근 부산 올리베따노 성(聖)베네딕트 수녀회(Olivetan Benedictine Sisters of Busan)에서 ‘화가 나서 감정 조절이 안 될 때 어떤 표현을 쓰면 좋을까?’를 주제로 토론회가 열렸다. 평소 일반인들보다는 고운 말을 쓰는 수녀들이지만 화가 날 때도 있기 마련인데 일반인들이 쓰는 말을 사용할 수 없는 처지이다. 토론회에서 ‘인내의 한계를 느껴요’ ‘더 이상 못 참겠어요’ 등의 후보가 등장한 가운데 ‘보통 일이 아니에요’가 으뜸으로 뽑혔다. 이해인(李海仁ㆍ72) 수녀는 “고운 말 쓰는 것도 자꾸 연습하지 않으면 안 된다”고 말했다.


분개하여 몹시 성을 내는 분노(憤怒)는 개인에게나 집단에게 대개 부정적인 결과를 가져온다. 이에 많은 문화권에서 분노를 직접 표현하는 것을 무례한 행동으로 간주한다. “원한을 품는 것은 다른 사람에게 던지려고 뜨거운 석탄을 손에 쥐고 있는 것과 같아 화상(火傷)을 입는 것은 자기 자신이다.”라는 명언을 항상 명심하면서 생활해야 한다.


글/ 靑松 朴明潤(서울대학교 保健學博士會 고문, 대한보건협회 자문위원, 시사주간, 아시아記者協會 The AsiaN 논설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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