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코노믹포스트=한지연기자] 이동걸 산업은행 회장은 28일 금호타이어 인수 의향을 밝힌 타이어뱅크를 포함한 제3의 국내기업 매각설에 대해 "만약 삼성전자가 금호타이어를 6463억원에 인수하고 1조원을 더 내놓는다면 모르겠지만 그렇지 않다면 어렵다"고 일축했다.
이 회장은 이날 오전 서울 여의도 산은 본점에서 긴급 기자간담회를 갖고 "인수 능력이나 가능성이 희박하다고 생각되는 업체만 거론되고 있다"며 "우리와 직접 접촉한 적도 없는 현실성 낮은 제3자가 갑자기 나타난 것에 대해 지금 이 시점에서 받아들이기 힘들다"고 말했다.
그는 "아직까지 국내 인수자가 우리에게 공식적으로 접촉한 바는 없다"며 "만약 제3자가 있었다면, 그간 산은의 문은 충분히 열려 있었다. 우리는 국내의 잠재적, 가능성 있는 기업들은 거의 다 접촉했고 대부분 다 의사가 없다거나 관심이 없다며 거절한 걸로 알고 있다"고 밝혔다.
이 회장은 "이것이(제3자 등장) 더블스타를 무산시키기 위한 것이라면 받아들이기 힘들다"며 "더블스타가 무산되면 제3자든 뭐든 어떤 이유에서든 법정관리를 갈 수밖에 없는 그런 기계적인 절차만이 남았을 뿐"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타이어뱅크가) 남은 기간 우리가 납득할 수 있는 정상화 방안을 가져오면 검토할 수 있겠지만 자금조달에 의구심이 들고 중국공장 정상화도 불가능하다고 생각된다"며 "(노조가) 더블스타와 동일조건으로 인수하려는 제3자 얘기를 하는데 45% 지분 6463억원으로 해결되는 게 아니다. 그 돈으론 중국공장만 처리하고 끝난다"고 말했다.
이 회장은 "더블스타가 철회하는 불상사가 생기면 그 순간 모든 건 다 끝난다"며 "더 이상 논의할 의미도 없고 제3자도 의미없다. 남은 방법은 소위 질서 있는 퇴출을 위한 조치를 해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또 "만약 금호타이어가 정리되면 중국공장도 파산 절차를 밟아야 할거고, 중국 파산은 우리보다 쉽지 않다"며 "보조금도 내놓으라 할 거고 한중 간 경제적 파장 문제도 있고, 잘못하면 외교 문제로도 비화될 것"이라고 주장했다.
그는 "30일에는 지금까지 몇 번을 연장한 자율협약이 종료가 되고, 다음주 월요일(2일)에는 몇백억원의 어음이 도래한다"며 "그럼 부도처리가 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이 회장은 "여태껏 3월 결산을 위한 감사인 보고서도 MOU가 체결되면 회생될 수 있다는 전제 하에 감사인 의견도 보류한 것"이라며 "더블스타 인수가 무산되면 감사인 의견거절이 나올 것이고 그럼 증권거래소에서는 상장폐지 절차에 들어갈 것이고, 우리 손을 떠나 모든 것이 진행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노조가 법정관리에 절대 들어가지 않을 것이라 주장하는 데 대해 "관련 문서도 봤지만, 그건 원칙론에도 맞지 않고, 제 손을 떠나 불가피한 상황이 된다"며 "다음주 월요일부터는 이동걸은 없다. 자율협약 연장은 불가능하고 2일 어음 만기가 돌아오면 돈을 누군가 집어넣지 않는 이상 부도 처리될 것이고 그 순간 절차에 따라 갈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 회장은 "엄포가 아니라 현실적으로 제 손을 떠나는 것"이라며 "그간 자율협약을 연장했던 것은 더블스타 매각 전제를 인식시켜 가면서 협조를 구했던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이제 더블스타 매각이 무산되면 나도 더 이상 채권단을 설득할 능력이 없다"며 "30일은 공시, 어음도달 등 모두 겹친 데드라인이다. 더 미룰래야 미룰 수가 없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