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주 교촌리서 80여년만에 무령왕릉급 벽돌무덤 발견
이코노믹포스트 | 입력 : 2018/06/07 [13:43]
[이코노믹포스트=황영화기자] 무령왕릉급 벽돌무덤이 충청남도 공주 교촌리에서 80여년만에 다시 발견됐다. 공주시와 공주대학교 박물관이 지난달부터 조사하고 있는 사적 제13호 공주 송산리 고분군 안에서 무령왕릉과 유사한 형태의 백제 시대 전축분(塼築墳)이 발굴됐다. 일제강점기인 1939년 사이토 다다시(齊藤忠)와 가루베 지온(輕部慈恩)이 교촌리 고분군을 발굴조사한 이후 구체적 위치를 알 수 없었다. 특히, 가루베 지온이 미완성 고분이라고 정의한 후 1971년 송산리 고분군 내 무령왕릉이 발굴 조사되면서 교촌리 전축분에 대한 체계적 조사와 연구는 진행되지 못한 상태였다.
교촌리 전축분 존재는 1530년 편찬된 '신증동국여지승람'의 공주목조(公州牧條) 부분에 '향교의 서쪽에 무덤이 있는데, 백제왕릉이라고 전한다'라는 기록을 통해 조선 시대에도 이미 알려져 있었다.
공주대학교박물관이 지난해 12월 시굴조사를 통해 교촌리 전축분의 위치를 확인했다. 80여년 만에 이뤄진 또 다른 백제 전축분과의 재회다.
새로 발견한 교촌리 3호 전축분은 공주 송산리 고분군 내 무령왕릉이나 6호분처럼 터널형 구조임이 확인됐다.
무덤 축조에 사용된 벽돌 모두가 무늬 없는 네모꼴과 긴네모꼴이며, 벽면은 벽돌을 가로로 쌓아서 만들졌다. 이는 무령왕릉이나 6호분과는 다른 모습이어서 주목된다.
발굴 조사단은 추가 연구를 통해 교촌리 전축분이 무령왕릉 축조를 위한 연습용의 미완성분인지, 백제 웅진기 중국식 상장례 도입과 함께 수용된 전축분의 새 유형인지, 무령왕릉 이전에 만들어진 왕릉 격의 무덤인지 등 구체적인 성격을 검토할 예정이다.
공주향교 뒤쪽 교촌봉 정상부에서도 백제 시대 석축단 시설이 조사됐다.
1939년 조사를 통해 2호 전축분이라고 정의했으나 이번 발굴조사 결과 전축분이 아닌 산꼭대기에 만들어진 네모꼴의 석축단임을 확인했다.
이 석축단 시설은 공산성과 송산리 고분군을 모두 볼 수 있는 곳에 있고 주변 무령왕릉에서 나온 문양 벽돌과 같은 연화문(蓮花文) 벽돌이 확인되는 것으로 미뤄 볼 때 백제의 중요 시설이었을 것으로 추정된다. 백제 웅진기에 만들어진 전축분은 사례가 많지 않다. 대표적 유적으로 송산리 고분군 내 무령왕릉과 6호 전축분이 있다. 이번에 진행된 교촌리 3호분에 대한 재발굴조사를 통해 백제 전축분의 새로운 유형을 구체적으로 확인했다. 또 교촌봉 정상에서 조사된 석축단 시설을 통해 백제 시대 국가의 제례시설 존재도 검토할 수 있게 됐다. 이 조사 성과는 세계유산 백제역사유적지구 공주의 웅진기 왕도경관을 체계적으로 복원할 자료가 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E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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