갈 길이 먼 'ILO 핵심협약 비준'

임동현 기자 | 기사입력 2019/04/18 [17:01]

갈 길이 먼 'ILO 핵심협약 비준'

임동현 기자 | 입력 : 2019/04/18 [17:01]
16일 오전 서울 중구 전국민주노동조합총연맹 대회의실에서 'ILO 핵심협약 비준 이행의무 촉구 민주노총 기자간담회'가 열리고 있다. 왼쪽 두번째부터 신인수 법률원장, 김경자 민주노총 수석부위원장, 류미경 민주노총 국제부장. 사진 / 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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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코노믹포스트= 임동현 기자] 국제노동기구(ILO) 핵심협약 비준 문제가 노동계의 쟁점이 되고 있다. 
 
ILO는 최소한의 국제노동기준을 'ILO 핵심협약'으로 규정했다. 이 협약의 목적은 노동자의 최소 기본 권리를 보장하는 것으로 결사의 자유, 강제노동금지, 아동노동금지, 고용 직업 성별상 차별 금지를 4가지 원칙으로 내세우고 있으며 2018년 현재 180개의 ILO 협약 중 이 4가지 원칙과 관련된 8개 협약을 '핵심협약'이라고 한다.
 
이 중 우리나라는 결사의 자유와 강제노동 금지가 담긴 4개 협약을 비준하지 않았다, 제29호 '강제노동에 관한 협약', 제87호 '결사의 자유 및 단결권 보호 협약', 제98호 '단결권 및 단체교섭권 협약', 제105호 '강제노동의 폐지에 관한 협약'이 우리나라가 비준하지 않은 협약이다. 
 
지난 15일 경제사회노동위원회가 핵심협약 비준 문제를 논의했다. 노사 간의 이견이 첨예한 부분은 단체협약 유효기간 연장, 노조의 사업장 점거 금지, 파업 중 대체근로 허용, 부당노동행위 처벌 금지 등이다.
 
공익위원들은 단체협약 유효기간을 3년으로 연장하고 파업 시 사업장 점거를 금지하며 파업 중 대체근로를 불허하고 부당노동행위에 대한 처벌조항을 중장기적 관점에서 정비하자는 내용의 중재안을 내놓으며 '노사정 대타결'을 촉구했다.
 
이 중재안에 노사는 모두 불만을 표시했다. 노동계는 '파업시 직장점거 금지', '단체협약 유효기간 연장', '부당노동행위 처벌조항 삭제' 등 사측의 요구사항을 수용한 것은 현 제도를 후퇴시킨 것이고 ILO 협약 취지에도 맞지 않다는 입장을 밝혔다.
 
또 경영계는 "단결권 확대와 관련한 협약 비준 문제는 경영계가 요구한 대체근로 허용, 부당노동행위 제도 개선과 반드시 연계되어 해결해야하며 경영계의 방어권을 보장해야 노사간 힘의 균형을 이룰 수 있다"며 역시 만족스럽지 않다는 반응을 보였다.
 
게다가 공익위원들 간에도 '선비준'과 '선입법'으로 엇갈리면서 위원회 내에서도 합의를 이루지 못하는 상황이 전개됐다. 
 
이런 가운데 17일 고용노동부는 "국회의 동의가 먼저 필요하다"는 입장을 밝혔다. 노동계는 그동안 "조약 비준권은 대통령에게 있기에 ILO 핵심협약을 우선 비준하고 이후에 관련 법을 개정하자"는 '선비준 후입법'을 주장해왔다. 
 
고용노동부는 "헌법에 따르면 대통령에게 조약(협약) 비준권이 있으나 예외적으로 국내법과 상충해 법 개정이 필요한 '입법사항에 관한 조약'의 비준에 대해서는 국회가 동의권을 가진다"면서 "이 경우 국회 동의는 대통령이 조약을 비준하기 전에 이루어져야하는 것으로 입법사항에 관한 조약의 경우 '대통령 재가'만으로 비준이 가능한 것은 아니다"라고 밝혔다.
 
고용노동부는 "노사 간의 협의가 진전되지 않을 경우 법 개정에 앞서 정부가 비준동의안을 국회에 제출할 수 있지만 이 역시 국회의 최종 동의가 있어야 비준이 가능하기에 정부의 비준동의안 제출만으로 비준이 이루어지는 것은 아니다"라는 입장도 전했다.
 
고용노동부 관계자는 본지와의 통화에서 "국제협약은 다 국회 동의를 거쳐 비준을 받게 되어 있다"면서 "노사가 상충하는 부분이 많아 합의를 이끌어내기가 쉽지 않다. 노사정의 논의를 지켜보고 합의를 도출할 수 있도록 노력하는 것이 지금 정부가 해야할 역할"이라고 전했다. 
 
하지만 경실련 관계자는 본지와의 통화에서 "고용노동부의 입장은 유권해석이며 이 사항은 원칙적으로 대통령의 선비준이 가능하다. 대통령의 대선 공약이었던 만큼 정부가 의지를 가지면 충분히 할 수 있다"며 고용노동부와 다른 입장을 밝혔다.
 
한국경영자총연합회 관계자는 본지와의 통화에서 "비준을 하려면 법 개정이 먼저 이루어져야하고 단체교섭, 쟁의 등의 부분이 함께 개선되어야한다. 노사가 대립 관계를 이루는 우리 현실에서 '단결권 확대' 는 부작용이 더 많다. 경영계의 의견을 개진해나가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민주노총 관계자는 본지와의 통화에서 "선비준이냐 선입법이냐는 이제 중요하지 않다. 정부가 개정에 앞서 비준동의안을 국회에 제출할 수 있다고 말한 만큼 적극적으로 비준의 필요성을 알려 국회를 설득하는 노력을 보여야한다. 선입법을 강조하는 것은 결국 법 개정을 핑계로 협약 비준을 미루고 이를 빌미로 노동권을 제한하겠다는 것에 불과하다"고 밝혔다. EP
 
ldh@economicpost.co.kr
이코노믹포스트 임동현 취재부 가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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