페이스북 손 들어준 法...역차별 논란 증폭

현지용 기자 | 기사입력 2019/08/22 [17:23]

페이스북 손 들어준 法...역차별 논란 증폭

현지용 기자 | 입력 : 2019/08/22 [17:23]
22일 페이스북이 방송통신위원회에 제기한 과징금 시정명령 처분 취소 소송에서 승소했다. 서울행정법원은 페이스북의 서버 접속경로 변경에 고의성이 있다고 보기 어렵다고 판단했다. 사진 / 서텨스톡

 

[이코노믹포스트=현지용 기자] 페이스북이 방송통신위원회와의 과징금 소송에서 승소하면서 글로벌 CP(Contents Provider, 콘텐츠 제공자) 공룡 기업들의 사업 진출에 순풍이 불 것으로 보인다. 동시에 국내 IT 기업들에 대한 역차별 논란도 커질 것으로 전망된다.

 

페이스북은 지난 2016년부터 2017년 초 접속경로를 SK브로드밴드, LG유플러스에서 홍콩으로 바꾸면서 고의적 접속장애 및 속도 저하를 유도했다는 이유로 지난해 3월 방통위로부터 3억9600만원의 과징금을 부과 받았다. 

 

이에 페이스북은 방통위의 결정이 부당하다 보고 법원에 행정소송을 제기했다. 방통위는 페이스북이 망 사용료 협상과정에서의 우위성 확보를 위해 고의로 접속망을 바꿔 소비자 불편을 끼쳤다고 판단한 반면, 페이스북은 고의성은 없다면서 통신망 품질문제는 페이스북의 소관이 아닌 통신사의 문제라는 입장으로 맞서고 있었다. 

 

22일 서울행정법원 행정5부(박양준 부장판사)는 방통위의 시정명령 처분 취소 소송에서 원고 승소 판결을 내놨다. 법원은 페이스북이 이용자의 불편을 알고도 서버 접속경로를 고의로 변경해 접속 속도를 떨어뜨렸다는 고의성은 보기 어렵다고 판단했다. 

 

이번 페이스북의 승소는 접속장애에 대한 고의성 여부가 핵심 쟁점이었으나, 한편으로는 글로벌 CP 기업의 망 사용료 지불 형평성 논란과 함께 외국계 CP 기업에 대한 책임 여부를 묻는다는 뒷 배경이 더 큰 쟁점으로 자리 잡고 있었다. 더불어 망 사용료 협상에서 통신사와 글로벌 CP 기업 간 우위를 가름 짓는 다툼도 함께하고 있다. 

 

네이버가 연간 700억원, 카카오가 연간 300억원 가량을 망 사용료로 내는 등 국내 사업자들은 수백억원 가량을 통신사에 지불하는 반면, 페이스북과 유투브, 넷플릭스 등 막강한 글로벌 CP는 의무적인 세금을 제외한 망 사용료는 기업 간 계약 문제이기에 내지 않아도 되는 실정이다. 더욱이 양질의 콘텐츠 생산과 소비자들의 이용 쏠림으로 이들의 시장 장악이 날로 커짐에도, 부가가치세법에 따른 세금 외에는 망 사용료 무임승차를 막을 방도가 없는 상황이다.

 

사진 / 셔터스톡

 

반면 국산 OTT 사업인 옥수수·푹의 통합에 공정거래위원회가 조건부 승인을 걸 정도로 시장 경쟁제한을 차단 받고 있어 국내 CP 기업들의 형평성 불만은 망 사용료 형평성과 함께 누적되고 있다. 

 

글로벌 CP 기업들의 트래픽은 날로 늘어가고 있다. 시장조사기관 샌드바인(Sandvine)이 지난해 조사한 글로벌 인터넷 현상보고서에 따르면 전체 인터넷 트래픽 중 유투브, 넷플릭스 등 거대 CP 기업들의 스트리밍은 25%를 차지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법원이 페이스북의 손을 들어주면서 글로벌 CP 기업들에 대한 통신의 질 책임은 이번 판례로 해외 국가에도 영향을 미칠 것으로 전망된다. 글로벌 CP 기업의 망 사용료 무임승차 문제제기도 약화돼 망 사용료 협상에서도 글로벌 CP 기업이 우위를 차지할 가능성도 높아졌다. 

 

이런 상황에서 글로벌 CP기업들의 공짜 망 사용증가로 통신사의 비용부담은 날로 커지고 있다. 하지만 이를 충당코자 소비자에게 이용 요금을 인상하는 것도 경쟁과 소비자 반발로 어려운 상황이다. 그렇다고 망 증설을 그만둘 경우 서비스 장에로 인한 소비자 불만만 증가하는 처지에 몰린다. 

 

글로벌 IT기업에게 4억원이라는 과징금은 적고 많음보다, 이번 판례를 통한 사업 진출의 걸림돌 또는 순풍이 될 수 있다는 기대로 이번 법원 판결에 대한 이목이 집중된 것으로 볼 수 있다. 순풍을 맞은 페이스북 등 글로벌 CP 기업에 대해 방통위는 유감을 표하며 항소할 것이라 예고했다. EP

 

hjy@economicpost.co.kr

이코노믹포스트 현지용 취재부 기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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