길어지는 40대 고용불안, '고용 증가' 결과 무색

임동현 기자 | 기사입력 2019/11/14 [16:32]

길어지는 40대 고용불안, '고용 증가' 결과 무색

임동현 기자 | 입력 : 2019/11/14 [16:32]

지난 10월 전경련 콘퍼런스센터에서 열린 '2019 중장년 희망 잡페어'에서 한 구직자가 구직신청서를 살펴보고 있다. 사진 / 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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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코노믹포스트=임동현 기자] 40대의 '고용한파'가 길어지고 있다.  최근 취업자가 40만명을 넘어서며 고용 호조세가 지속된다고 하지만 40대 고용은 지난 2015년 11월 이후 48개월째 감소세가 지속되고 있다. 
 
통계청이 13일 발표한 '2019년 10월 고용동향'을 보면 10월 15~64세 고용률(OECD 비교 기준)은 67.3%로 전년동월대비 0.5%p 상승했고 실업률은 3.0%로 전년동월대비 0.5%p 하락했다. 특히 취업자는 2750만9000명으로 전년동월대비 41만9000명이 증가해 취업자 수가 40만명 이상 늘어나는 호조세를 기록하고 있다.
 
하지만 40대만 놓고 보면 상황은 다르다.  대부분 연령대의 고용률이 오른 것과 달리 40대는 유일하게 0.6% 하락해 감소세를 계속 보여줬고 취업자도 14만6000명이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고용 증가'라는 결과가 무색할 정도다.
 
정동욱 고용통계과장은 13일 열린 브리핑에서 "제조업과 건설업, 도소매업의 감소가 40대가 가장 힘들어하는 부분이다. 21개 대분류 업종 중 현재 업황이 부진한 업종의 영향을 40대가 받고 있다"고 밝혔다.
 
실제로 지난달 제조업 취업자 수는 8만1000명으로 전년대비 1.8% 감소하면서 지난해 4월부터 19개월 연속 하락을 기록하고 있다. 도소매업은 6만7000명, 건설업은 5만1000명이 감소했는데 이 업종의 감소가 40대 고용률에도 영향을 미쳤다는 것이 통계청의 분석이다.
 
또 40대 실업률은 전체 실업률과 똑같이 0.5%p 하락했지만 경제활동을 하지 않고 쉬고 있는 40대가 늘어나고 있다는 점도 40대 고용불안의 현실을 보여주고 있다. 
 
정동욱 과장은 "40대의 경우 고용률이 0.6%p 하락했기 때문에 실업자로 있던 분들이 취업자로 많이 유입됐다고 보기는 어렵다. 이번 달을 보면 이분들이 비경제활동인구 쪽으로 이동을 많이 했고 특히 '쉬었음' 인구로 많이 이동을 한 것으로 나타나고 있다. 40대를 제외한 나머지 연령 계층의 고용률이 상승했기에 현재는 40대가 가장 안 좋은 연령층의 하나로 보면 된다"고 밝혔다.
 
통계청 관계자는 본지와의 통화에서 "40대가 많은 제조업, 건설업, 도소매업의 안 좋은 상황이 고용률 감소에 영향을 주는 것이 사실이다. 취업자도 줄고 실업자도 줄고 있는데 비경제활동인구는 늘고 있다. '쉬었음'이 많다는 것은 육아나 가사, 학업 등을 하지 않고 '아무 이유없이' 쉬는 사람들이 많다는 것이다. 이를 '구직포기'로 생각할 수 있지만 그 여부를 묻지 않았기에 포기라도 단언하기는 힘들다. 다만 노동 시장이 활발했다면 이 분들도 취업자로 옮겨질텐데 너무 오랜 기간 취업 상황이 좋지 않다보니 비경제활동인구로 돌아선 거다. 30대는 인구가 감소하지만 취업자가 감소하지 않기에 고용률이 높지만 40대는 인구도 취업자도 모두 감소하고 있고 이 폭이 상당히 크기에 고용률이 떨어지는 것"이라고 밝혔다. 
 
이런 상황을 반영하듯 홍남기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13일 경제활력대책회의에서 "고용지표 개선에도 제조업과 40대 고용부진은 아쉬운 부분이다. 40대 고용은 인구요인, 주 취업업종 부진 등의 영향으로 부진한 모습을 보이고 있지만 고용률 하락폭은 10월에는 다소 진정됐다"면서 "고용 회복흐름이 지속, 확산될 수 있도록 경제활력 제고를 통한 경제, 고용여건 개선에 총력을 다하고 중장기 구조개혁, 미래성장동력 발굴 등도 차질없이 추진하겠다. 이 내용을 '2020년 경제정책방향'에 담아 연내 발표하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고용노동부 관계자는 "40대가 핵심층인 업종의 감소 영향과 더불어 자영업자 구조조정 등으로 인한 지위 상실 등 구조적인 이유가 가장 크고 인구의 감소도 영향이 있다. 거의 모든 40대가 직장을 가지고 있고 일자리지원 정책에도 40대가 참여할 수 있는 여건이 있다. 다만 참여 비중이 적었을 뿐이다. 40대는 경기가 안 좋아지면 가장 먼저 영향을 받는 이들이다. 경기 흐름에 따라 취업률이 달라지는 연령층이 40대다. 하락세가 계속 이어지고 있기에 관계부처와 협의해 새로운 지원 방안을 마련하고 있고 계획을 정리 중에 있다. 아마 연말쯤 되면 뭔가 행동이 나올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하지만 직업을 갖지 않는 40대가 늘어나는 것은 근무 의욕을 잃었다는 뜻으로 보일 수 있기에 경기 활성화로 취업의 길을 여는 것도 중요하지만 잃어가고 있는 근무 의욕을 불러일으킬 수 있는 지원 대책 마련이 필요하다는 지적도 나온다. EP
 
ldh@economicpost.co.kr
이코노믹포스트 임동현 취재부 가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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