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4要 4答' 보도, 정상회담 내용 투명하게 공개해야

이코노믹포스트 | 기사입력 2026/01/07 [08:13]

【사설】 ‘4要 4答' 보도, 정상회담 내용 투명하게 공개해야

이코노믹포스트 | 입력 : 2026/01/07 [08:13]

중국을 국빈 방문 중인 이재명 대통령이 5일(현지 시간) 베이징 인민대회당에서 열린 시진핑 국가주석과 정상회담에서 발언하고 있다. 공동취재사진

대만 언론이 “중국이 우리나라에 이른바 ‘4要 4答(4가지 요구와 4가지 답변)’을 제시했다고 보도한 일은 사실여부를 떠나 한중 선린외교에 충격을 주는 일이다.

대만 최대 언론사인 연합보(联合报) 보도에 따르면 중국이 제시한 4요는 첫째, 중국의 ‘하나의 중국’ 원칙에 동의할 것, 둘째, 인도태평양 지역에서 미국산 방어 무기 운용을 자제할 것, 셋째, 미국의 중거리 미사일 체계 배치 요청을 거부할 것, 넷째, 주한미군의 역할 확대에 반대할 것 등이다.

중국은 한국이 이상 4개 요구를 수용할 경우에 첫째, 한화오션 자회사에 대한 제재를 해제하고, 둘째, ‘반한(反韓)’ 문화 규제(한한령)를 폐지하며, 셋째, 한국 방문 중국인 관광객을 최대 5배까지 늘리고, 넷째, 김정은과의 대화 촉진에 협력할 것이라고 했다는 것이다.

우리나라는 이를 부인하고 있지만 이게 국민들이 알지 못하는 사이에 양국 간 물밑 거래로 진행된 상황이라면 낯을 들기 어려운 외교적 참사가 아닐 수 없다. 중국은 문재인 정부시절에도 ‘사드 추가 배치’, ‘미국의 미사일 방어 체계 참여’, ‘한·미·일 군사 동맹’을 하지 않겠다는 3불(不)로 우리나라를 괴롭혀 왔다. 한한령(限韓令·한류 제한령)은 아직도 풀리지 않고 있다. 이 대통령은 중국을 떠나기 전 비핵화 문제를 중국과 논의할 것이라고 밝혔다. 그러나 정상회담에서 북한 비핵화 등 북한 관련 언급 자체가 없었다. 헛발질을 한다는 느낌을 지울 수 없다.

중국은 우리 대통령이 방문한 시기에 ‘오비이락’같은 조치를 취했다. 일본에 대해 “모든 이중용도(민·군 양용) 물자의 일본 군사 사용자, 군사 용도, 일본 군사력 향상에 도움 되는 기타 최종 사용자·용도에 대한 수출을 금지한다”고 발표한 것이다. 여기에는 가장 민감한 물자인 드론과 희토류등이 포함됐다. 중국의 이같은 조치는 다카이치 사나에 일본 총리가 “대만이 유사시에 개입할 수 있다”는 발언을 문제 삼은 것이다.

그런데 시기가 묘하다. 하필 이재명 대통령이 국빈 방문 중인데 이 같은 조치를 전격적으로 실시한 것이다. 전문가들은 중국이 일본을 강하게 때리는 장면을 연출하며 한미일 공조에 균열을 내는 ‘갈라치기’를 시도하고 있다고 분석하고 있다. 정말 그렇다면 이는 외교적 결례이다. 손님을 불러 놓고 “너희들도 말을 듣지 않으면 이렇게 된다”는 식의 우회적 공갈이나 다름없다.

시주석은 정상회담에서 “역사의 올바른 편에 서서 정확한 전략적 선택을 해야 한다”고 노골적으로 압력을 넣었다. 미국의 편에 서지 말라는 이야기다. 우리는 한미 동맹의 기본 축을 흔들면서 까지 중국에 고개를 숙여서는 안된다. 이는 우리가 스스로 무덤을 파는 꼴이다. 잘못하면 ‘도도 아니고 모도 아닌’ 어정쩡한 상태에 처하게 된다.

이번 정상회담에 대해 중국의 관영 언론들은 1면에 대서특필하며 “한중 양국이 오랫동안 화합을 귀하게 여기고, "화이부동"을 고수하며 사회 제도와 이념의 차이를 넘어 서로 성취하고 함께 발전해 왔다고 강조했다. 우리 언론도 매우 긍정적으로 보도하면서 양국의 미래에 대해 기대감을 감추지 않았다.

그런데 이런 불미스러운 말들이 나도는 것은 상호불신을 증대시키는 일이다. 중국은 대한민국을 더 이상 자신들이 좌지우지할 수 있다는 식의 자세를 버리고 상호 대등한 관계에서 선린우호 관계를 유지해 나간다는 믿음을 줘야 한다. 양국 정부는 4불4요에 대한 국민들의 의혹을 불식시키기 위해서라도 정확한 내용을 투명하게 공개하여야 한다. E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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