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르무즈 피격, 트럼프 “한국 선박, 미국 보호 대열 이탈해”

트럼프 "미군이 주도하는 호송대열에 있지 않았다”
정부, 민관합동조사단 급파···“팩트 확인 최우선”

조명애 워싱턴 에디터 | 기사입력 2026/05/06 [07:26]

호르무즈 피격, 트럼프 “한국 선박, 미국 보호 대열 이탈해”

트럼프 "미군이 주도하는 호송대열에 있지 않았다”
정부, 민관합동조사단 급파···“팩트 확인 최우선”

조명애 워싱턴 에디터 | 입력 : 2026/05/06 [07:26]

REUTERS

【이코노믹포스트=조명애 워싱턴 에디터·불문학 박사】 호르무즈 해협에서 발생한 HMM ‘나무호’ 폭발 사건이 한·미 간 안보 책임론을 둘러싼 정면충돌 양상으로 번지고 있다.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한국 선박이 미군의 보호 체계를 벗어나 단독 행동을 하다 공격당했다”고 공식 주장하면서, 사건의 실체적 진실과 우리 정부의 초기 대응을 두고 논란이 가열되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5일(현지시간) 백악관 행사에서 이번 사건의 원인을 한국 측의 ‘전술적 실책’으로 규정했다. 그는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나무호는 미군이 주도하는 호송 대열(Convoy)에 있지 않았고, 독자적으로 움직이기로 결정했다가 박살(Smashed)이 난 것”이라며 “반면 미군이 보호하던 선박들은 전혀 공격받지 않았다”고 강조했다.

이러한 발언은 동맹국 선박의 피해를 지렛대 삼아 안보 기여도를 압박하려는 트럼프 특유의 화법으로 풀이되나, 동시에 미국의 정보 자산에 근거한 구체적인 팩트 제시라는 분석도 힘을 얻고 있다. 만약 나무호가 실제로 미군의 호송 가이드라인을 벗어나 항해했다면, 이는 안보 동맹의 문제를 넘어 우리 선사나 당국의 상황 판단 미스에 대한 비판으로 이어질 수 있는 중대한 사안이다.

우리 정부는 트럼프 대통령의 발언에 대해 당혹감을 감추지 못하면서도, 예단보다는 실체 규명이 시급하다는 판단 아래 신중한 행보를 보이고 있다.

정부는 국방부, 외교부, 해양수산부 관계자로 구성된 합동 조사단을 현지로 급파하기로 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공격’을 단정 지었으나, 정부는 모든 가능성을 열어두고 있다. 조사단은 선체 파손 부위를 정밀 감식하여 외부 피격(기뢰, 미사일 등)인지, 혹은 내부 결함에 의한 폭발인지를 객관적으로 검증할 방침이다.

HMM은 예인선을 구하는 대로 나무호를 두바이항으로 이동시켜 사고 원인을 조사하고 정비를 진행할 예정이다.

정부 관계자는 “지금은 미국의 주장이나 이란의 배후설에 대해 입장을 밝히기보다, 우리 국민과 선박의 피해 상황을 정확히 파악하는 것이 우선”이라며, “객관적인 조사 결과가 나오는 대로 국제법과 절차에 따라 대응하겠다”고 밝혔다.

전문가들은 이번 사태가 단순한 해상 사고를 넘어 2026년 한미 동맹의 현주소를 보여주는 가늠자가 될 것이라 보고 있다. 트럼프의 주장이 사실로 드러날 경우 우리 정부는 안보 대응 체계 전반에 대한 책임을 피하기 어렵고, 반대로 사실관계가 다를 경우 미국의 무리한 안보 압박에 대한 외교적 대응이 불가피해 보이기 때문이다. E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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