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하이닉스, 나스닥서 ‘흥행 대폭발’상장 첫날, 공모가 뛰어넘는 화려한 데뷔전 치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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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0일 오전(현지시간) 미국 뉴욕 나스닥 마켓사이트에서 열린 '오프닝 벨' 행사에서 최태원 SK그룹 회장, 곽노정 SK하이닉스 CEO, 고승범 SK하이닉스 사외이사 겸 이사회 의장이 타종을 하며 나스닥 ADR 거래 개시를 알리고 있다. 연합뉴스 ©이코노믹포스트 |
【이코노믹포스트=조명애 워싱턴 에디터·불문학 박사】 외국 기업의 미국 증시 역사상 최대 규모인 265억 달러(약 40조 원)를 조달하며 화제를 모은 SK하이닉스의 미국 주식예탁증서(ADR)가 나스닥 시장에 성공적으로 안착했다. 상장 첫날부터 글로벌 자금의 폭발적인 청약 열기를 입증하듯 주가가 두 자릿수 급등세를 기록하며 월가의 시선을 한 몸에 받았다.
10일(현지시간) 나스닥 시장에 첫선을 보인 SK하이닉스 ADR(임시 종목코드: SKHYV)은 공모가인 주당 149달러를 가볍게 뛰어넘으며 거래를 시작했다. 시초가는 공모가 대비 14.1% 높은 170달러에 형성되었다. 장 중 한때 177달러까지 치솟는 등 강한 매수세가 유입된 끝에, 결국 공모가 대비 13.08% 급등한 168.49달러로 첫날 데뷔전을 성공적으로 마쳤다.
최근 뉴욕 증시가 중동 리스크와 빅테크의 AI 인프라 투자 효용성 논란으로 다소 위축된 상황이었음을 감안하면, SK하이닉스에 대한 미국 투자자들의 러브콜은 놀랄만큼 이례적이었다.
성공적인 상장 열풍 속에서 미국 경제전문지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최근 SK하이닉스를 정밀 분석한 기사를 통해 의미심장한 진단을 내놓았다. WSJ는 “SK하이닉스의 12개월 선행 주가수익비율(PER)이 약 7배 수준에 머물러 있어 언뜻 보면 매우 저평가된 매력적인 가격으로 보이지만, 메모리 반도체 산업의 특성을 감안하면 단순히 싸다고만 보기는 어렵다”고 분석했다.
WSJ가 지적한 핵심 논거는 메모리 산업의 지독한 '시클리컬(Cyclical·경기 변동)' 구조에 있다. 반도체 호황기에는 미래 기대 실적이 급증하면서 선행 PER(주가/미래이익) 수치가 착시적으로 급격히 낮아진다. 즉, 현재의 'PER 7배'는 기업의 주가가 저평가되었다기보다, 반도체 사이클이 현재 정점(Peak) 부근에 도달해 향후 이익이 감소할 수 있다는 시장의 방어적 심리가 반영된 결과일 수 있다는 뜻이다.
빅테크(하이퍼스케일러)들의 AI 데이터센터 확장 속도가 완화되거나 메모리 공급 과잉이 올 경우, 현재의 높은 수익성은 빠르게 악화될 수 있다. 따라서 월가는 단순한 현재의 저(低)PER 수치에 현혹되기보다, 고부가가치 HBM(고대역폭메모리) 시장에서의 독점적 지위가 다음 다운사이클(침체기)을 얼마나 버텨줄 수 있을지에 무게를 두고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번 나스닥 상장은 SK하이닉스와 한국 반도체 산업 전체에 거대한 분수령이 될 전망이다. 블룸버그 등 외신들은 이번 미국 상장으로 SK하이닉스가 미국 내 직접적인 경쟁사인 마이크론 테크놀로지 등과 뉴욕 현지에서 직접 비교 평가를 받게 되었다고 짚었다. 그동안 한국 본주 시장의 한계로 인해 겪었던 이른바 ‘코리아 디스카운트’를 지워내고 고유의 기업 가치를 온전히 인정받는 계기가 될 것이라는 관측이다.
역사상 최대 규모의 외국 기업 IPO를 통해 장전한 약 40조 원의 거대한 자금력은, 고성능 AI 메모리 생산 라인 증설과 차세대 반도체 R&D에 즉각 투입될 수 있다. 이는 후발 주자들과의 기술적 초격차를 유지하는 핵심 방어벽이 될 것으로 보인다.
WSJ의 분석대로, 호황기 이면에 숨은 사이클의 하강 리스크를 증명해 내는 것은 이제 상장 기업이 된 SK하이닉스의 몫이다. 미국 투자자들의 엄격한 눈높이 위에서 AI 반도체의 대장주로서 장기적 이익 지속 가능성을 끊임없이 입증해야 하는 진짜 시험대는 이제부터 시작이다. E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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