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칩플레이션’ 마침내 “우리 지갑 위협”스마트폰 가격 급등, 깊어지는 ‘AI 인플레이션 구조적 문제 가능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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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코노믹포스트=박상진 도쿄·베이징 에디터】 인공지능(AI) 시장의 폭발적인 성장이 결국 일반 소비자들의 지갑을 직접적으로 위협하는 부메랑이 되어 돌아오고 있다.
13일 일본경제신문(닛케이) 보도에 따르면, 거대 테크 기업들의 과도한 AI 인프라 투자 경쟁으로 인해 메모리 반도체 가격이 고공행진을 이어가면서 스마트폰을 비롯한 주요 전자기기의 대대적인 가격 인상 러시가 현실화되고 있다. 시장에서는 반도체 칩(Chip)이 유발하는 이 새로운 인플레이션 현상을 ‘칩플레이션(Chipflation)’이라 부르며 경계감을 키우는 모습이다.
현재 글로벌 빅테크 기업들은 AI 데이터센터 구축을 위해 거액의 자금을 쏟아부으며 고성능 반도체 쟁탈전을 벌이고 있다. 이로 인해 메모리 반도체 수요가 폭발적으로 급증했으나 공급이 이를 따라가지 못하는 심각한 수급 불균형이 지속되는 상황이다.
닛케이는 이 같은 공급망 왜곡의 결과가 일반 소비자들이 손에 쥐는 완제품 기기 가격으로 그대로 전가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실제로 전 세계 스마트폰의 평균 판매 가격은 불과 1년 사이에 무려 94달러(약 13만~15만 원)나 급등했다. 비용 부담을 이기지 못한 소비자들이 지갑을 닫으면서, 스마트폰의 글로벌 출하량은 사상 최대 수준의 감소 폭을 기록한 것으로 나타났다.
본래 학계와 시장에서는 AI 기술이 본격 도입되면 업무 효율화와 생산성 향상을 이끌어 장기적으로는 제품과 서비스 비용을 낮추는 ‘디플레이션(물가 하락) 요인’이 될 것으로 기대했다. 그러나 현재 발등에 떨어진 불은 정반대의 인플레이션 현상이다.
일부 거대 기업의 독식에 가까운 반도체 사재기가 디바이스 전체의 제조 원가를 밀어 올리고, 이것이 일반 소비자의 구매력을 갉아먹는 ‘AI 투자발 인플레이션’의 악순환이 뚜렷해지고 있다.
이러한 고비용 구조의 고착화는 일시적인 현상에 그치지 않고 구조적인 문제로 발전할 가능성이 높다. 이미 생활 필수품이 된 스마트폰의 교체 주기가 길어지고 있으며, 이 여파가 PC나 가전제품 전반으로 확산될 경우 테크 시장의 장기 침체는 물론 개인 소비 전체의 감속을 초래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반도체 제조업체들에게는 전례 없는 사상 최대의 호황인 반면, 일반 대중이 최신 기술을 누릴 수 있는 진입 장벽은 날로 높아지고 있는 현상은 딜레마다.
일본경제신문은 ‘AI라는 미래를 향한 과감한 투자’가 도리어 현실 세계의 민간 소비를 얼어붙게 만드는 역설적인 상황을 연출하고 있다고 짚었다. 결국 칩플레이션의 향방은 단순한 IT 업계의 트렌드 변화를 넘어, 고물가 속 경기 침체가 이어지는 세계 경제의 '스태그플레이션' 진입 여부를 가늠할 중요한 기로가 될 것이라는 냉정한 진단이다. E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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