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우디·튀르키예·파키스탄, 손잡고 이란에 공동 대응중동서 이란을 견제 가능한 가장 강력한 NATO식 연합 축 만들어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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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코노믹포스트=조명애 워싱턴 에디터·불문학 박사】 사우디아라비아, 튀르키예, 파키스탄이 상호방위조약을 체결했다.
7일(현지시간) 무함마드 빈살만 사우디 왕세자, 레제프 타이이프 에르도안 튀르키예 대통령, 셰바즈 샤리프 파키스탄 총리는 이슬람교 성지인 사우디 메카에서 만나 ‘메카 공동 방위 협정’에 서명했다.
정상들은 공동성명에서 “세 나라를 하나로 묶는 형제애와 이슬람 연대를 바탕으로 번영의 미래를 추구하는 협정”이라고 했다.
가장 주목할 대목은 사우디아라비아와 튀르키예, 파키스탄이 맺은 "일국에 대한 공격은 전자에 대한 공격으로 간주한다"는 상호방위조약이다. NATO 형식을 그대로 가져온 것이다. 이 파격적인 연대는 수십 년간 이슬람 세계의 주도권을 두고 경쟁해 온 중견 국가들이 안보적 실리 앞에서는 전략적 이해관계를 일치시킬 수 있음을 증명한다. 군사 강국인 파키스탄의 핵 억제력 잠재력과 튀르키예의 드론 기술 및 군사적 영향력이 사우디의 막대한 자본력과 결합할 경우, 이는 중동 내에서 이란을 견제할 수 있는 가장 강력한 비(非)아랍·아랍 연합 축으로 자리잡게 된다.
그러나 이란의 반응은 이러한 연대가 오히려 지역 긴장을 심화시킬 것임을 경고하고 있다. 고위급 당국자가 사우디의 안보를 보장하지 못할 것이라고 공개적으로 경고한 것은 공허한 위협이 아니다. 이미 예멘의 후티 반군이 사우디 기지와 나지란 지역을 타격한 것은 이란이 사우디의 새로운 안보 우산에 대해 군사적 시험대에 오르게 하겠다는 의도를 노골화한 것이다.
여기에 이라크 내 친이란 민병대들이 미국의 공습에 대한 보복을 유보하면서도 태세를 정비하고 있는 상황은, 사우디가 국경을 맞댄 복수의 전선에서 동시에 비대칭적 위협에 직면해 있음을 시사한다. 이란은 정면 충돌을 피하는 대신 자국의 대리 세력들을 통해 사우디의 신경을 갉아먹는 소모전을 지속할 공산이 크다.
동시에 걸프 해역의 생명줄인 호르무즈 해협을 둘러싼 움직임도 긴장을 고조시키는 또 다른 축이다. 이란과 오만 간의 해운 통항 관련 프레임워크 합의 임박 소식은 이란이 서방의 제재와 해상 통제력 압박 속에서 독자적인 해양 질서 구축을 시도하고 있음을 보여준다.
오만을 중재자로 내세운 이 구상이 성사될 경우, 호르무즈 해협의 통항권은 이란의 영향력이 한층 강화되는 방향으로 재편될 수 있다. 그러나 미국과 오만이 이 프레임워크를 최종적으로 수용할지는 미지수이며, 오히려 걸프 해역의 해상 안보를 둘러싼 미국과 이란 간의 갈등을 증폭시키는 화약고가 될 수 있다.
결과적으로 이번 사태는 중동이 하나의 거대한 안보 딜레마에 빠져들었음을 방증한다. 사우디는 생존을 위해 다자간 방위 체제와 외부 동맹을 끌어들이고 있으나, 이는 오히려 이란의 공세적인 대리전과 지역 패권 경쟁을 더욱 자극하는 악순환을 낳고 있다. 호르무즈 해협의 해상 통제권 갈등과 예멘·이라크를 잇는 국경 지대의 불안정성은 이러한 거대한 세력 충돌이 언제든 통제 불능의 전면적 위기로 비화할 수 있음을 경고하고 있다. E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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