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나가사키 시장, “핵무기는 '필요악'이 아닌 '절대악”나가사키 원폭 81주년 평화기념식 열려, 핵 억지론에 경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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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코노믹포스트=박상진 도쿄·베이징 에디터】 일본 나가사키시는 미군의 원자폭탄 투하 81주년을 맞아 평화기념식을 열고 핵보유국과 핵 억지력에 의존하는 국가들을 향해 핵무기 사용 위험성을 경고했다.
9일 교도통신에 따르면, 스즈키 시로 나가사키 시장은 평화선언을 통해 핵무기는 '필요악'이 아닌 '절대악'이며 인류와 공존할 수 없다고 강조하고, 핵 억지 개념을 "극도로 위험하고 취약한 것"이라 비판했다.
이번 기념식은 우크라이나 전쟁과 중동 분쟁 등 지정학적 긴장 속에서 거행되었다. 오전 11시 2분, 플루토늄 원폭 '팻 맨(Fat Man)'이 투하된 시각에 맞춰 묵념이 진행되었다. 스즈키 시장은 여전히 1만 2,000개가 넘는 핵탄두가 존재하는 현실과 미·러 등 핵보유국이 개입된 분쟁의 불확실성에 깊은 우려를 표했다.
피폭지 근처 평화공원에서 열린 행사에는 98개국 및 지역 대표 등 약 3,700명이 참석했다. 미 대사는 참석하지 않고 차공사가 대리 참석했다. 다카이치 사나에 총리는 시위대의 짧은 야유 속에 행한 연설에서 일본이 '비핵 3원칙'을 준수하고 있음을 재확인하며, 유일한 전쟁 피폭국으로서 현실적이고 실천적인 핵폐기 노력을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스즈키 시장과 안토니오 구테흐스 UN 사무총장(대독)은 지난 5월 핵고비산조약(NPT) 평가회의가 결의안 채택 없이 무산된 점을 지적하며, 핵무기 현대화와 군비 경쟁이 오판과 충돌 위험을 높이고 있다고 경고했다. 또 일본 정부에 평화헌법 정신과 비핵 3원칙 준수, 그리고 11월에 열릴 핵무기금지조약(TPNW) 검토회의 참석을 촉구했으나, 다카이치 총리는 안보 현실과 실질적 핵군축 효과를 고려해야 한다는 신중한 입장을 유지했다.
1945년 8월 9일 나가사키 원폭 투하로 그해 말까지 약 7만 4,000명이 사망했다. 현재 피폭자의 평균 연령이 86세를 넘어서면서, 비극의 기억을 후세에 전승하기 위한 골든타임이 얼마 남지 않았음이 강조되었다.
81주년을 맞은 나가사키의 메시지는 동유럽과 중동의 안보 위기 속에서 그 어느 때보다 무거운 현실성을 띤다. 핵무기가 단순한 외교적 억지 수단을 넘어 실제 사용 가능한 무기로 언급되는 최근의 국제 정세는, 1945년의 비극이 과거의 역사로만 머물지 않을 수 있음을 경고한다.
이번 행사에서 드러난 가장 큰 균열은 피폭 지자체·시민사회의 이상주의적 열망과 일본 정부의 현실주의적 안보 노선 간의 격차다. 스즈키 시장이 '핵무기금지조약(TPNW)' 가입과 강력한 비핵 3원칙을 촉구한 반면, 다카이치 총리가 '현실적 노력'과 NPT 틀을 강조하며 TPNW 참여에 미온적인 태도를 보인 것은, 동아시아의 안보 환경 악화 속에서 미국 핵우산(확장억지)에 의존할 수밖에 없는 일본 정부의 구조적 한계를 보여준다. SW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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