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코노믹포스트=박상진 도쿄·베이징 에디터】 일본은행(BOJ)이 오는 9월 금융정책결정회의에서 추가 기준금리 인상을 단행할 수 있다는 매파적 신호를 잇달아 내놓으면서 글로벌 금융시장이 거대한 변화의 분기점에 섰다. 10일 교도통신 등 주요 외신에 따르면 일본은행은 최근 물가 상방 리스크를 공식 경고하며 초저금리 체제 탈피를 가속화하고 있다. 여기에 엔/달러 환율 폭등을 막기 위한 미·일 당국의 전격적인 대규모 협조 개입까지 더해져 글로벌 통화 질서의 재편이 현실화되는 양상이다. 이번 사태의 가장 이례적인 대목은 미 재무부의 직접적인 외환시장 개입 동참이다. 그간 일본의 단독 개입을 묵인하는 수준에 그쳤던 미국이 엔화 매수·달러 매도라는 실질적 행동에 나선 것은 엔저 파급력이 글로벌 금융 안정을 위협하는 임계점에 도달했음을 의미한다. 스콧 베선트 미 재무장관이 "아베노믹스의 시대는 끝났다"고 단언한 점은, 외환 개입이라는 단기 처방을 넘어 일본 정부에 초완화적 재정·통화 정책의 근본적 체질 개선을 압박하는 강력한 신호다. 이번 통화정책 전환 압박은 글로벌 자금 흐름의 뇌관인 엔 캐리 트레이드의 청산 공포를 자극하고 있다. 저금리의 엔화를 빌려 전 세계 고수익 자산에 투자했던 거대한 자금이 미·일 금리 격차 축소 전망에 따라 가파르게 회수될 위험이 커졌다. 일본 10년물 국채 금리 상승과 맞물려 해외로 나갔던 일본 자본이 본국으로 유턴할 경우, 미국을 비롯한 주요국 채권시장과 증시의 변동성은 급격히 확대될 수밖에 없다. 이번 BOJ의 9월 금리 인상 시사와 미국의 전격적인 개입은 단순한 환율 방어전을 넘어 지난 10여 년간 글로벌 금융 시장을 지배해 온 '아베노믹스'와 '초저금리 체제'에 대한 최종 사망 선고로 해석할 수 있다. 가장 눈여겨봐야 할 부분은 미국의 태도 변화다. 미 재무장관의 발언은 일본의 장기 초저금리가 유발한 구조적 엔저가 미국의 수출 경쟁력과 글로벌 통화 불균형을 왜곡하고 있다는 불만을 거침없이 드러낸 것이다. 즉, 미국은 외환시장의 수급을 조절하는 한시적 개입만으로는 엔저를 막을 수 없으며, BOJ가 직접 금리를 올리는 구조적 수술을 단행해야만 엔화 가치가 제자리를 찾을 것이라는 명확한 가이드라인을 제시한 셈이다. 이러한 정책 전환은 글로벌 금융시장에 '엔 캐리 트레이드 청산'이라는 중대한 파고를 몰고 올 것으로 보인다. 과거 엔 캐리 트레이드가 소규모로 청산될 때마다 글로벌 증시가 휘청였던 점을 감안할 때, BOJ의 연속적인 금리 인상과 미국의 유동성 변화가 맞물리는 시점에는 기술주나 신흥국 자산에 쏠려 있던 자금의 대규모 이탈이 불가피하다. 결국 일본은행의 9월 정책 결정은 단순히 일본 내 물가와 경기 상황을 조절하는 차원을 넘어섰다. 전문가들은 미·일 양국의 통화 공조와 금리 인상 압박은 글로벌 자금의 대이동을 유발하는 시발점이 될 것이며, 향후 주요국 자산 시장은 엔화 가치 복원 과정에서 발생하는 거센 격랑을 피하기 어려울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EP webmaster@economicpost.co.kr <저작권자 ⓒ 이코노믹포스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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