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과 이란, 끝없는 소모전으로 세계 경제 발목 잡아

양측, 서로에 결정적 치명상 입히지 못하는 구조적 한계에 봉착
이란, 우회경로 통해 중국 등으로 원유 공급하면서 생존선 유지

조명애 워싱턴 에디터 | 기사입력 2026/08/21 [06:13]

미국과 이란, 끝없는 소모전으로 세계 경제 발목 잡아

양측, 서로에 결정적 치명상 입히지 못하는 구조적 한계에 봉착
이란, 우회경로 통해 중국 등으로 원유 공급하면서 생존선 유지

조명애 워싱턴 에디터 | 입력 : 2026/08/21 [06: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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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코노믹포스트=조명애 워싱턴 에디터·불문학 박사】 미국과 이란의 강 대 강 대치가 이어지는 가운데, 역설적으로 호르무즈 해협을 통한 원유 공급이 일부 유지되는 상황이 양국 간 충돌을 끝없는 소모전으로 내몰고 있다.

압도적인 경제·군사력을 앞세운 미국의 봉쇄 작전과 이에 맞서는 이란의 버티기 전략이 평행선을 그리며 패권 전쟁이 2027년까지 장기화할 수 있다는 전망이 힘을 얻고 있다.

20일(현지시간) CNN에 따르면 현재 양측의 공방은 서로에게 결정적인 치명상을 입히지 못하는 구조적 한계에 봉착해 있다. 이란은 석유 수출길을 틀어막아 글로벌 에너지 시장을 흔드는 ‘에너지 무기화’를 시도하고 있지만, 호르무즈 해협을 통한 원유 수송이 일정 수준 유지되면서 그 파괴력이 상당 부분 반감됐다. 대대적인 에너지 위기를 일으켜 미국의 후퇴를 끌어내리려던 이란의 계산에 차질이 생긴 셈이다.

그렇다고 이란이 미 행정부의 압박에 쉽게 무릎을 굴복할 가능성은 낮다. 이란 내부의 경제적 상황은 고사 직전이다. 국제통화기금 등 주요 기관은 올해 이란 경제가 5% 이상 역성장하고 물가상승률이 80%에 육박하는 치명적인 타격을 입을 것으로 내다본다. 미국의 촘촘한 경제 봉쇄로 공식적인 원유 수출길도 크게 축소됐다.

그러나 이란은 이미 약 8000만 배럴에 달하는 대규모 원유를 해상 유조선에 적재한 채 보관하며, 우회 경로를 통해 중국 등으로 공급하는 방식으로 생존선을 유지하고 있다. 가혹한 경제적 고통 속에서도 정권의 생존을 최우선 과제로 삼는 이란 지도부의 특성상 쉽게 백기를 들지 않는 분위기다.

미국 역시 셈법이 복잡하다. 대이란 제재 수위를 최대로 끌어올리며 압박을 가하고 있지만, 전면전이나 대대적인 봉쇄로 인한 국제 유가 급등은 미국 경제와 정권에 치명적인 부담이다. 유가 폭등은 인플레이션을 자극하고 소비 심리를 냉각시켜 유권자들의 불만을 자극하기 때문이다.

결국 양측 모두 상대를 한 번에 무너뜨릴 수단이 마땅치 않은 상황에서, 현재의 사태는 누가 더 오래 버티느냐를 겨루는 내구재 시험으로 변모했다. 에너지 시장의 급격한 파국을 피하고 있는 역설적인 현실이 역으로 대화를 통한 타결의 긴박성을 떨어뜨리고 사태 장기화를 부추기는 부작용을 낳고 있다.

CNN은 결정적인 균열이 발생하지 않는 한 미·이란 간의 위태로운 대치와 중동발 지정학적 불안은 향후 수년간 세계 경제를 짓누르는 거대한 악재로 잔류할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SW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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