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증시, 금리·유가·실적의 삼중고에 직면재무부의 이례적인 시장 개입 카드마저 무력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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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뉴욕 월스트리트. AP |
【이코노믹포스트=조명애 워싱턴 에디터·불문학 박사】 미국 재무부의 이례적인 시장 개입 카드마저 하루 만에 무력화되면서 뉴욕증시가 금리, 유가, 실적이라는 삼중고에 직면했다. 국채 금리 재급등과 중동발 지정학적 리스크, 유통 공룡 월마트의 어닝 쇼크가 한꺼번에 몰아쳐 투자심리가 급격히 냉각됐다.
20일(현지시간) 하락장의 가장 큰 발화점은 정책 당국의 금리 진정책이 시장의 불신을 극복하지 못했다는 점이다. 재무부가 장기 국채 바이백 규모를 기존 대비 최소 두 배 이상 늘리겠다는 파격적인 대책을 내놓고 추가 확대 가능성까지 시사했으나, 채권시장의 반응은 차가웠다.
바이백 발표 직후 급락했던 10년물과 30년물 국채 금리가 하루 만에 이전 수준을 뛰어넘어 급반등한 것은 시장이 정부의 단순한 수급 조절만으로는 구조적인 금리 상승세를 막을 수 없다고 판단했음을 보여준다. 방대한 국채 발행 잔액과 인플레이션 우려가 존재하는 상황에서 단순 재매입은 임시방편에 불과하다는 회의론이 지배적이다.
여기에 가세한 유가 상승은 인플레이션 재발과 금리 상방 압력을 동시에 자극하고 있다. 대이란 제재 수위를 역대 최고 수준으로 높이겠다는 미 행정부의 강경 발언은 중동 지역의 지정학적 불안을 급격히 끌어올렸다. 원유 공급망 차질 우려로 서부텍사스산원유와 브렌트유가 일제히 급등함에 따라, 향후 물가 안정화 작업에 차질이 생길 것이라는 공포가 주식시장을 압박했다.
뉴욕상업거래소에서 9월 인도분 미국 서부텍사스산원유(WTI) 가격은 전장보다 2.33% 오른 배럴당 87.83달러에 장을 마감했다. ICE선물거래소의 브렌트유 10월물 가격은 전장 대비 2.36% 뛴 93.78달러에 거래를 끝냈다. 모두 7월 24일 이후 최고치다.
다우존스30 산업평균지수는 전장보다 703.84포인트(1.32%) 내린 5만2759.21에 장을 마감했다. S&P500지수는 66.82포인트(0.87%) 하락한 7641.16, 나스닥 종합지수는 263.93포인트(1.00%) 내린 2만6067.17에 마쳤다.
상장기업들의 실적 불안은 증시 하방 압력을 한층 가중시켰다. 미국 소비 시장의 척도로 통하는 월마트의 주가 폭락(9.15%)은 실질 구매력 위축이 가시화되고 있음을 보여준 상징적 사건이다. 동일점포 매출 부진과 실적 전망치 하향 조정은 고금리·고물가 환경 속에서 미국 내 소비 여력이 한계에 다다르고 있다는 신호로 해석된다.
이 회사는 온라인 판매 호조와 29억 달러에 달하는 막대한 관세 환급(역대 최대 규모) 덕분에 64억 달러의 순이익을 올렸다. 하지만 월마트 주가는 하락했는데 미국 매장의 분기 매출 증가율이 전년 동기 4.6%에 비해 2.6%에 그쳤기 때문이다. 이는 2020년 2월부터 4월 이후 가장 낮은 수치다.
월마트는 종종 소비자 지출의 강도를 가늠하는 바로미터로 여겨진다. 매장 성장률 둔화는 GLP-1 체중 감량 약물의 약가 인하와 더불어 더 많은 고객이 오프라인 매장보다 온라인 쇼핑을 선호하는 경향 때문이다.
국채 시장의 구조적 불안정성과 기름을 부은 유가 급등, 그리고 실질 경제를 떠받치던 소비 지표의 균열이 동시에 나타나면서 당분간 뉴욕증시는 변동성이 확대되는 방어적 국면을 이어갈 가능성이 크다. SW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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