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라마운트-WBD 합병 초읽기···CNN·CBS 독립성 시험대12개 주의 반독점 소송, 합의로 마무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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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코노믹포스트=조명애 워싱턴 에디터·불문학 박사】 파라마운트와 워너브러더스 디스커버리(WBD)의 초대형 합병을 가로막던 미국 12개 주의 반독점 소송이 합의로 마무리되면서 1100억 달러 규모의 미디어 공룡 탄생이 사실상 초읽기에 들어갔다.
21일(현지시간) 파라마운트와 워너브러더스 디스커버리(WBD)의 초대형 합병을 가로막던 미국 12개 주의 반독점 소송이 합의로 마무리되면서 1100억 달러 규모의 미디어 공룡 탄생이 사실상 초읽기에 들어갔다.
캘리포니아주를 비롯한 12개 주 법무장관들이 소송을 취하하는 대신 파라마운트가 영화 제작과 고용, 뉴스 편집권 독립 등에 대한 여러 조건을 받아들이기로 한 것이다. 법원의 최종 승인이 남아 있지만 양사는 10월 초 합병 완료를 예상하고 있다.
이번 합병으로 파라마운트의 영화·TV 스튜디오와 CBS, 파라마운트+가 WBD의 워너브러더스 스튜디오, HBO, CNN 등과 한 지붕 아래 들어간다. 넷플릭스와 디즈니 등 거대 스트리밍 기업들과 경쟁하기 위해서는 규모를 키워야 한다는 것이 파라마운트 측 논리였다. 반면 주 정부들은 두 회사의 결합이 영화와 방송 시장의 경쟁을 약화시키고 콘텐츠 가격과 제작에 영향을 줄 수 있다고 주장해왔다.
합의안에는 영화 제작을 유지하기 위한 구체적인 조건도 담겼다. 파라마운트는 향후 5년간 매년 최소 30~32편의 극장 영화를 개봉하고 미국 내 영화 제작에 추가로 15억 달러를 투자하기로 했다. 약속한 제작 물량을 채우지 못하면 작품 한 편당 3000만 달러의 벌금을 부담하는 조건도 포함됐다. 노동자 지원을 위한 4750만 달러 규모의 기금도 마련된다.
가장 눈길을 끄는 대목은 CNN과 CBS뉴스의 편집권 독립이다. 합병 후 180일 이내에 현직 또는 은퇴 언론인 5명으로 구성된 독립 편집위원회를 설치해 보도 편향이나 공정성 논란을 다루도록 했다. 위원 가운데 같은 정당에 소속된 인사는 2명을 넘을 수 없다.
하지만 이 장치가 실제로 언론의 독립성을 보장할지는 논란이다. 일부 언론단체와 업계 관계자들은 소유주가 임명하는 위원회가 과연 경영진과 정치적 영향력으로부터 독립할 수 있겠느냐며 회의적인 반응을 보이고 있다. 반면 캘리포니아 법무장관 측은 법원이 집행을 강제할 수 있는 장치라며 의미를 강조했다.
이번 거래가 특히 주목받는 이유는 미디어 산업의 거대화와 언론의 독립이라는 두 가치가 정면으로 충돌하고 있기 때문이다. 파라마운트의 데이비드 엘리슨 최고경영자와 부친 래리 엘리슨의 정치권과의 관계도 그동안 논란의 한가운데 있었다. 합병이 완성되면 영화·방송·스트리밍을 아우르는 거대 미디어 그룹이 탄생하는 만큼, 앞으로는 합병 자체보다 그 거대한 영향력을 어떻게 견제하고 뉴스의 독립성을 실제로 지켜낼지가 더 중요한 시험대가 될 전망이다. E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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