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르무즈 원유 수송 회복에도 유가 불안 여전

미국 해군 호위로 해협 통과량 증가···전쟁 전의 80% 수준
재고 20억 배럴 감소·보험료 급등···“지속 가능한 정상화 아니다”

조명애 워싱턴 에디터 | 기사입력 2026/09/30 [06:03]

호르무즈 원유 수송 회복에도 유가 불안 여전

미국 해군 호위로 해협 통과량 증가···전쟁 전의 80% 수준
재고 20억 배럴 감소·보험료 급등···“지속 가능한 정상화 아니다”

조명애 워싱턴 에디터 | 입력 : 2026/09/30 [06:03]

AP

【이코노믹포스트=조명애 워싱턴 에디터·불문학 박사】 이란 전쟁으로 사실상 마비됐던 세계 최대 원유 수송 요충지 호르무즈 해협의 원유 흐름이 빠르게 회복되고 있다. 그러나 수송량 증가에도 국제유가는 배럴당 100달러 안팎을 유지하고 있어 중동의 원유 공급망이 정상화됐다고 보기는 어렵다는 분석이 나온다.

28일(현지시간) CNN에 따르면 해운 데이터업체 케이플러(Kpler)는 최근 호르무즈 해협을 통과한 원유 및 석유제품이 하루 평균 1310만 배럴에 달한 것으로 집계했다. 전쟁 이전 하루 1710만 배럴의 약 80% 수준이다. 미국 해군의 선박 호위와 걸프 산유국들의 우회 수송, 선박 간 환적 등이 수송량 회복을 뒷받침했다.

월스트리트저널(WSJ)도 미국과 걸프 국가들의 해상 작전이 강화되면서 호르무즈를 통한 원유 수출이 하루 약 1300만 배럴까지 회복됐다고 보도했다. 사우디아라비아와 아랍에미리트(UAE)는 송유관과 홍해 등 대체 경로도 활용하고 있다.

하지만 해협을 지나는 선박이 늘었다고 위험이 사라진 것은 아니다. JP모건에 따르면 중동산 정제유 제품의 수출량은 아직 전쟁 이전의 58% 수준에 머물고 있다. 원유가 산지에서 빠져나가더라도 휘발유와 경유 등 최종 제품 공급까지 정상화된 것은 아니라는 의미다.

대체 수송로 역시 불안하다. 사우디아라비아의 핵심 대체 수출로인 동서 송유관은 이달 드론 공격으로 일시 중단됐다가 최근 재가동됐다. 로이터는 9월 29일 사우디가 홍해 연안 얀부항의 원유와 정제유 선적을 재개했으며, 현재 송유관 처리량은 하루 200만~265만 배럴로 점차 회복되고 있다고 보도했다.

문제는 비축유가 계속 줄고 있다는 점이다. CNN이 인용한 JP모건 분석에 따르면 전쟁 이후 세계 원유 재고는 약 20억 배럴 감소했다. 공급 부족을 비축유와 우회 수송으로 버티고 있지만, 재고가 계속 감소하면 어느 순간 시장이 수요를 감당하지 못할 가능성이 커진다.

실제로 유가 부담도 여전하다. 로이터는 최근 국제유가가 중동 공급 차질과 송유관 공격 등의 영향으로 브렌트유 기준 100달러를 넘나들었다고 전했다.

따라서 현재의 호르무즈 수송 회복은 공급망이 정상으로 돌아왔다기보다 전쟁 속에서 석유업계와 각국이 새로운 수송 방법을 찾아낸 결과에 가깝다. 미국 해군의 호위와 높은 보험료를 감수한 선박 운항이 언제까지 지속될 수 있을지도 불확실하다.

호르무즈를 둘러싼 군사적 긴장이 다시 높아지거나 대체 수송로까지 공격받을 경우 현재의 원유 흐름은 다시 크게 흔들릴 수 있다. 결국 국제 석유시장의 핵심 변수는 단순히 “오늘 몇 배럴이 해협을 통과하느냐”가 아니라, 이 같은 비정상적인 공급망을 얼마나 오래 유지할 수 있느냐에 달려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E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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