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코노믹포스트=김지혜 기자] 지난해 인터넷전문은행 시장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에 따른 비대면 금융 수요가 증가하면서 성장세가 가팔랐다. 기존 카카오뱅크와 케이뱅크에 토스뱅크(가칭)까지 출범이 예고된 가운데, 올해 하반기 ‘3파전’ 시대가 열릴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그러나 금융계에서는 인터넷전문은행들이 이른바 ‘고인물’에 비유되고 있는 기존 은행권을 자극하는 ‘메기효과’를 이끌어낼 수 있을지 아직은 미지수란 의견이 제기된다. ◇ 카카오뱅크 독주…토스 도전장
7일 금융권에 따르면 최근 인터넷전문은행은 고객 수, 여신·수신 규모 등에서 큰 폭의 성장세를 이어나갔다. 지난 2017년 국내 인터넷전문은행이 본격화한 가운데 그간 카카오뱅크가 독주하며 그 뒤를 케이뱅크가 뒤쫓는 양상을 보이고 있다.
카카오뱅크는 출범 2년 만인 지난해 흑자전환에 성공했다. 지난해 3분기 406억원의 순이익을 올렸고 전년 순이익(154억원) 대비 2.6배를 기록해 빠른 성장세를 이어가고 있다. 작년 12월 말 기준 고객 수 또한 1,360만명으로 집계됐다. 1년 사이에 232만명이나 증가한 수치다. 올해는 코스피 시장에 상장하는 기업공개(IPO)에도 나서며 더욱 몸집을 키울 예정이다.
‘ICT 공룡’인 KT가 주도한 케이뱅크는 3년 가까이 ‘개점휴업’을 한 바 있다. 자본 확충에 어려움을 겪으면서 1년 넘도록 대출이 중단되는 사태로 악화일로를 걸은 바 있다. 그러다가 대주주 자격 요건 완화를 골자로 하는 인터넷은행법 개정안이 지난해 국회 본회의에서 통과함에 따라 기사회생했다.
지난해 7월 주요 주주로부터 약 4,000억원 수준의 유상증자를 받고 영업을 정상화했다. 이후 1%대 초저금리 아파트 담보대출을 내세워 새 고객을 끌어들이며 가입자 210만명을 넘긴 것으로 나타났다.
◇ 토스, 챌린저뱅크 목표 선두
국내 세 번째 인터넷전문은행이 될 토스뱅크 행보에 관심이 쏠린다. 토스뱅크를 준비하는 토스혁신준비법인은 이달 중 금융위원회에 인터넷전문은행 본인가를 신청할 예정이다. 금융당국 심사를 거쳐 3월 중 인가를 받으면 오는 7월부터 영업을 시작할 것으로 보인다.
특히 토스뱅크는 ‘챌린저뱅크’를 목표로 하고 있다. 챌린저뱅크는 특정 분야에만 집중하는 소규모 특화은행을 뜻한다. 금융 소외계층인 중신용 개인·소상공인을 대상으로 특화된 금융서비스를 제공한다는 게 토스 측 설명이다.
이를 위해 금융 소외층을 대상으로 한 중금리 대출을 구상 중이다. 금융 이력 부족자에게 중금리 서비스를 제공하고, 이들의 재무 상황에 맞춰 납입금이 자동으로 조정되는 적금 상품을 선보이겠다는 것이다. 또 토스뱅크는 누적 가입자 1,800만명인 토스 플랫폼의 데이터를 기반으로 여신심사시스템을 개발한다는 계획이다. 1,200만명의 신파일러(Thin-filer·금융이력·신용이 부족한 사람)와 600만명에 달하는 소상공인 등이 타깃으로 알려졌다.
이번 토스뱅크의 출현으로 인터넷은행 간 경쟁이 치열할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업계에서도 토스뱅크의 출범을 대체적으로 반기는 분위기다. 다만 인터넷전문은행 시장은 기존 은행의 변화를 끌어내기 위한 ‘메기’ 역할을 해온 측면도 존재한다. 그럼에도 중신용 대출 관련 부족과 금리에 큰 차이가 없다는 점에서 차별성이 부족하다는 지적도 제기된다.
익명을 요구한 한 인터넷전문은행 관계자는 “은행 산업에서 아직까지 인터넷은행이 차지하는 규모는 작을 수밖에 없다. 치열한 경쟁보다는 서로 보완해나가는 것이 관건일 것 같다”고 언급했다. 시공간 제약 없는 금융서비스 제공 등 기존 은행권에서 다루지 않았던 인터넷은행만의 강점이 목표라는 것이다. E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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