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거주를 이유로 임대차계약 갱신을 거절한 임대인이 이를 위반한 경우 손해배상 책임을 질까요?

이호종 변호사 | 기사입력 2021/07/29 [09:28]

실거주를 이유로 임대차계약 갱신을 거절한 임대인이 이를 위반한 경우 손해배상 책임을 질까요?

이호종 변호사 | 입력 : 2021/07/29 [09:28]

이호종 대표 변호사. 사진=법무법인 해승


Q. 안전진단을 통과하여 재건축이 임박한 서울 소재 아파트를 소유하고 있는 甲은 자신이 실제 거주할 것이라는 이유로 임차인 乙의 계약갱신 청구를 거절하였습니다. 정부의 부동산 대책에 의하면 재건축 조합원으로서 분양권을 인정받기 위해서는 2년 이상 해당 주택에 실제로 거주해야 한다는 방침이어서 울며 겨자 먹기로 이 아파트에 거주하기로 한 것입니다. 


 그런데 최근 정부의 정책 변경으로 2년 실거주 요건 방침이 철회되어 실거주할 필요가 없게 되다보니, 그간 상승한 부동산 시세를 반영해서 보증금을 올려 새로이 丙와 임대차 계약을 체결하였습니다.
 기존의 임차인 乙도 이미 상승한 보증금으로 인근에 임대차계약을 체결한 상태여서, 乙은 甲의 갱신거절로 인해 자신이 입은 손해를 배상해달라고 하고 있습니다. 甲은 乙에게 손해배상을 해주어야 하나요?

A. 임차인의 보호를 위해 개정된 주택임대차보호법에 의하면 임차인은 1회에 한하여 계약갱신요구권을 행사할 수 있으며, 임대인은 임차인이 임대차기간이 끝나기 6개월 전부터 2개월 전까지의 기간 이내에 계약갱신을 요구할 경우 정당한 사유 없이 거절하지 못합니다. 임대인(임대인의 직계존속·직계비속을 포함)이 목적 주택에 실제 거주하려는 경우 등에는 임차인의 갱신 요구를 거절할 수 있으며, 정당한 사유가 존재하는 경우에도 갱신 요구를 거절할 수 있습니다.

 임차인의 보호를 위한 입법인 만큼 임대인이 실제로 주택에 거주하기 위하여 임차인의 갱신을 거절하였음에도 불구하고 갱신요구가 거절되지 아니하였더라면 갱신되었을 기간이 만료되기 전에 정당한 사유 없이 제3자에게 목적 주택을 임대한 경우에는 임대인은 갱신거절로 인하여 임차인이 입은 손해를 배상하여야 합니다. 

 甲은 실거주를 위해 乙의 갱신청구를 거절하였지만 새로운 임대차 기간이 진행되기도 전에 丙에게 재차 임대하였으므로 甲에게 정당한 사유가 인정되지 않는 한 甲은 乙에게 손해를 배상하여야 합니다. 그렇다면 정부가 재건축 조합원이 되기 위한 2년 실거주 요건 방침을 철회한 것이 갱신요구 거절에 대한 ‘정당한 사유’가 되는지가 관건입니다.

 ‘정당한 사유’에 해당하는지 여부는 ‘갱신거절 당시 예측할 수 없었던 사정으로 인해 제3자에게 임대를 하게 된 불가피한 사유’를 기준으로 판단해야 할 것입니다. 이를테면 실거주를 하던 직계존속이 갑자기 사망한 경우이거나 실거주 중 갑자기 해외 주재원으로 파견되는 경우 등은 갱신거절 당시 전혀 예측할 수 없었던 사유에 해당합니다. 

 단순히 보증금을 더 올려 받기 위하여 허위로 기존임차인의 갱신청구를 거절한 것인지 아니면 실거주를 목적으로 정당하게 갱신 청구를 거절하였지만 임대차 계약을 종료하기로 한 이후의 사정 변경으로 인하여 제3자에게 임대하게 된 것인지를 살펴보건대, 甲은 갱신 거절 당시에 정부의 실거주 방침 백지화를 전혀 예측할 수 없었을 것이므로 악의적인 허위 갱신 거절로 보기 어렵다고 생각됩니다.

 지난해 ‘6·17 부동산 대책’에서 서울 등 투기과열지구에 재건축 조합원의 2년 실거주 의무화 규제를 발표하여 ‘도시 및 주거환경정비법’ 개정안이 마련되었지만, 정부 규제가 1년 1개월 만에 전면 백지화 되어 개정안에서 이 조항을 삭제하기로 한 것입니다. 주택임대차보호법의 손해배상 도입의 취지가 실거주 목적의 갱신거절권을 악용하는 것을 방지하여 임차인을 보호하기 위함에 있으므로 사안의 경우 ‘정당한 사유’를 인정해야 할 것입니다.

 따라서 甲은 乙에 대한 갱신 거절 이후에 정부의 실거주 의무화 방침 폐지에 따라 炳에게 새로이 임대한 ‘정당한 사유’가 있다고 보여 지므로 乙에 대한 손해배상책임은 없다고 판단됩니다. EP

law@haese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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