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뉴시스

[이코노믹포스트=유진경 기자] 정부가 금리 인상기 차주들의 월 상환액 부담을 덜기 위해 체증식과 50년 만기 주택담보대출을 도입키로 했다. 체증식이나 최장 만기로 대출을 받으면 월 상환액은 줄어들지만 총 이자와 상환액은 큰 폭으로 늘어나 생애주기별 예상 소득수준을 고려한 선택이 요구된다.

22일 시중은행 시뮬레이션에 따르면 주담대로 3억원을 금리 5%, 만기 30년의 원리금균등상환 방식으로 빌릴 경우 월 평균 상환액은 161만464원 수준이다. 매달 원금 83만3333원에 이자 77만7131원이 붙는다. 총 이자는 2억7976만7364원, 총 상환액은 5억7976만7364원 규모가 된다.

같은 조건으로 만기 40년의 체증식 상환 방식으로 빌릴 경우 월 평균 갚는 금액은 153만6203원으로 내려간다. 한 달 원금 62만5000원에 이자 91만1203원이 붙는다. 총 이자는 4억3737만7526원, 총 상환액은 7억3737만7526원 규모로 늘어난다. 체증식 상환은 초기엔 덜 갚고 점차 많이 갚는 방식으로, 소득이 적은 시기에 상환 부담이 줄어들지만 점점 늘어나게 된다.

3억원을 금리 5%, 만기 50년의 원리금균등상환 방식으로 빌리면 매달 부담은 136만2416원으로 낮출 수 있다. 원금 50만원에 이자 86만2416원이 붙는다. 상환 기간을 연장하는 만큼, 총 이자는 5억17449784원으로 상환액 합계가 8억1744만9784원에 달하게 된다.

정부는 전날 1차 부동산 관계장관회의에서 청년·신혼부부의 보금자리론 상환부담 완화를 위해 초장기 50년 모기지를 도입하고, 체증식 상환방식을 40년 만기 보금자리론에 신규 적용한다고 밝혔다. 체증식 상환은 대출 초기에는 상환하는 원금이 적고 이자비중이 큰 방식이다. 시간이 지날수록 서서히 상환하는 원금 규모가 커지면서 매월 원리금이 증가하는 구조다.

현재는 보금자리론의 체증식 상환방식은 만 39세 이하 청년층이 10·15·20·30년 만기 이용 시에만 선택이 가능하다. 앞으으로는 만 39세 이하 청년이나 혼인 7년 이내 신혼부부 대상 40년 만기 보금자리론에도 도입해 소득이 적은 대출 초기 상환부담을 완화할 계획이다.

일례로 부부합산소득 연 3000만원인 만 39세 이하 A씨가 보금자리론 총부채상환비율(DTI) 60% 적용, 신용대출 5000만원(금리 4.25%) 이용 중이고, 40년 만기 보금자리론(6월 기준 보금자리론 금리 4.6%)을 통해 3억원을 대출받는 경우를 들 수 있다. 이 때 A씨가 체증식 상환방식을 선택하면 최초 10년 동안의 원리금 상환부담이 원리금 균등 상환방식 대비 총 1528만원 경감된다. 최대 대출가능금액은 2900만원 증가한다.

원리금균등상환 방식을 택할 경우 A씨의 최초 10년 상환 부담은 1억6416만원이다. 체증식 상환방식을 선택하면 1억4888만원으로 1529만원이 줄어든다. 최대 대출한도는 2억9000만원에서 3억19000만원으로 2900만원 늘어난다. 이처럼 상환 초기 부담은 줄지만 총 이자와 상환액은 크게 늘기 때문에, 업계에서는 생애주기별 예상 소득수준을 고려한 선택이 필요하다고 조언한다.

시중은행 관계자는 "대출 상담을 받는 고객들 중에서는 매달 원리금 상환액을 최대한 내리는 방식을 원하는 경우가 많다"며 "30~40년 동안 한 집에만 거주하는 사례는 드물기 때문에, 고정금리보다 이율이 낮은 변동금리로 최장 만기를 택하는 고객이 많다"고 설명했다. EP

yjk@economicpost.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