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금융권 차주 떠안으라니"···고금리 대환 정책에 은행권 '부글부글'

"금리·가격 개입으로 시장원칙 거슬러"
"저신용자, 1금융권 유입은 추후 더 큰 비용 발생"

지연희 기자 | 기사입력 2022/08/10 [14:08]

"2금융권 차주 떠안으라니"···고금리 대환 정책에 은행권 '부글부글'

"금리·가격 개입으로 시장원칙 거슬러"
"저신용자, 1금융권 유입은 추후 더 큰 비용 발생"

지연희 기자 | 입력 : 2022/08/10 [14:08]

사진=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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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코노믹포스트=지연희 기자] 7%이상 고금리로 받은 자영업자·소상공인 대출을 최대 6.5% 금리로 바꿔주는 대환 프로그램이 다음달 말부터 시행되는 가운데, 금융권의 불만이 커질 것으로 보인다. 특히 은행권에서는 두 자릿 수의 높은 금리로 대출을 받았던 제2금융권 대출자들을 껴안아야 하는 만큼, 추후 부실 위험 등 리스크가 높아질 것을 우려하고 있다.


10일 금융위원회는 자영업자·소상공인의 고금리 대출 상환부담을 경감하기 위해 8조5000억원 규모의 저금리 대환 프로그램을 도입한다고 밝혔다. 이는 지난달 14일 대통령 주재 '제2차 비상경제민생회의'에서 발표한 80조원 규모의 자영업자·소상공인 금융지원 방안의 후속조치다.

지원대상은 코로나19로 피해를 입은 '정상차주'로, 개인사업자 또는 법인 소상공인·소기업이다. 금융권으로부터 받은 설비·운전자금 등 사업자 대출로 '대환신청 시점'에 금리가 7% 이상인 경우 지원한다. 금융권 대출은 은행, 저축은행, 여전사(카드사·캐피탈사), 상호금융, 보험사에서 취급한 사업자 신용·담보 대출이다. 코로나19 피해를 입은 업체를 지원하는 사업취지 등을 감안해 올해 5월 말까지 취급된 대출까지 지원하며, 올해 6월 이후 갱신된 경우도 지원대상에 해당된다.

대환 프로그램을 이용하는 자영업자·소상공인이 부담하는 금리와 보증료는 은행권 기준으로 최대 6.5%로 실제 적용받는 금액은 차주 신용도에 따라 차등적으로 결정된다. 은행권 기준 최초 2년간 최대 5.5%로 고정금리를 적용하며, 3~5년차는 은행채 1년물(AAA)에 2%포인트 이내로 적용한다. 보증료는 연 1%(고정) 적용된다. 사업자별로 개인사업자는 5000만원, 법인 소기업은 1억원으로 한도 내에서 1개 이상의 고금리 대출에 대해 대환받을 수 있다. 상환기간은 총 5년으로 2년 거치 후 3년간 분할상환이 가능하다.

금융위에서는 이번 프로그램의 혜택을 20만명 정도가 입을 것으로 추산했다. 금융위에 따르면 개인사업자 및 법인 소기업의 금리 7% 이상 신용·담보대출 잔액은 올 2분기 말 기준 비은행 17조6000억원(41만2000건), 은행 4조000억원(7만7000건) 등 총 21조9000억원(48만8000건)에 달한다. 이 가운데 약 40%인 20만명이 지원대상이라는 것이다.

하지만 금융권에서는 이러한 프로그램은 시장원칙을 거스를 뿐 아니라, 저신용자들의 1금융권 유입으로 추후 더 큰 사회·경제적 비용을 야기할 것이란 우려를 내놓고 있다.

한 시중은행 관계자는 "만약 비금융권에서 14% 금리로 대출을 받았다면 이는 해당 차주의 신용위험, 충당금 등을 모두 감안해 산출된 것이지, 금융기관이 수익을 많이 내려 책정하는 것이 아니다"라며 "그런데 은행에서 6%대로 내려주면 그만큼 은행들은 역마진이 날 수 있고, 높아지는 연체율과 부도 위험을 떠안아야 한다는 의미"라고 말했다.

또 다른 은행 관계자도 "기본적으로 시장에서 차주에 대한 금리를 정했는데 이 보다 훨씬 낮춰서 받으라는 것은, 그만큼 금융사 입장서는 손해"라며 "시장의 가격 원칙을 거스르는 것으로 만 원에 파는 것을 8000원에 팔라고 하는 것과 뭐가 다른지 모르겠다"고 토로했다.

은행권 뿐 아니라, 제2금융권도 우려가 크다. 2금융권의 경우 당장 1금융권에 고객들을 빼앗길 가능성이 크다. 한 저축은행 관계자는 "아무래도 차주들이 시중은행으로 갈 경우 이자이익이 줄어들 수 밖에 없기 때문에 이익을 생각해서는 절대 해서는 안 될 정책"이라며 "다만 현재 차주들의 상황이 어렵기 때문에 정부와 정책의 방향을 발맞춰 나가야 한다는 측면에선 어쩔 수 없는 것 같다"고 말했다.
 
하지만 이에 대해 금융당국은 이번 대환 프로그램 지원 대상 차주들은 코로나19 상황으로 안해 일시적으로 2금융권으로 유입된 차주들이 대부분이어, 은행권에서 수용하는 것이 맞다는 입장이다. 또 지난 5월 추경을 통해 마련된 신보 정부출연 6800억원을 재원으로 운영되고, 90%까지 보증하기 때문에 부실위험도 크지 않을 것으로 보고 있다.

권대영 금융위 금융정책국장은 이날 브리핑에서 "7% 이상 대출 22조원 중 은행권은 한 4만건 정도고, 주로 비은행에 41만건 정도가 있다"며 "비은행에서 은행으로 돌리는 게 맞다고 생각하는 것이 원래는 이 차주들 중 상당 부분이 2금융권 대출을 안 쓰고 있었던 이들이 많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이어 "코로나 상황에서 빚으로 버티다 보니, 또 대출한도가 차고 하다 보니 2금융권으로 이들이 많기 때문에 기본적으로 비은행에서 은행으로 가는 구조로 짠 것"이라고 부연했다.

아울러 제2금융권에서 1금융권으로 대출이 넘어가더라도 2금융권의 이익은 크게 줄지 않을 것이라는 설명이다.

권 국장은 "소상공인들은 그간 일반적인 금리로 대출을 받고 있었지만 코로나 상황을 극복하기 위해 부득이하게 2금융권 대출을 받았다"며 "2금융권 입장에서도 원래 1금융권에 있던 차주가 온 것이니 당장 이익이 난다고 볼 수 있지만, 2금융권의 다중채무 또는 고금리 부분 역시 우려할 정도로 많이 늘고 있어 건전성 관리도 해야 된다. 따라서 이 프로그램을 통해 신용상태로 가지고 있는 것을 보증으로 돌리겠다는 것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2금융권은 당장의 이익은 줄겠지만 건전성 관리 측면에선 정부의 보증으로 돌릴 수 있으니 무담보 신용상태로 있던 대출 자체를 정상적인 100% 채권으로 만드는 효과가 있다"며 "이 경우 그간 쌓았던 충당금들을 환입시킬 수 있어 이자이익은 줄어들어도 대손의 손해 부분은 줄어든다. 중도상환수수료 부분도 금융사들에 부담이 되지 않도록 협의를 하겠다"고 부연했다.

실제 금융위에 따르면 코로나19 극복 과정에서 자영업자·소상공인의 대출이 증가하면서 상환부담이 누적되고, 비은행권을 중심으로 고금리 대출이 늘어나는 등 대출의 구조적 질이 악화되고 있다. 3개 기관 이상에서 대출을 받은 개인사업자가 2019년 말 7만5000명에서 지난 6월 말 33만2000명으로 4.4배 늘었다.

하지만 이같은 정부의 설명에도 금융권에서는 저신용자들의 1금융권 유입으로 인해 추후 부실 리스크가 더 커질 것이란 점을 우려하고 있다.

한 금융사 관계자는 "쉽게 말하면 애초에 은행 대출을 이용할 수 없는 차주들을 1금융권으로 들여보내는 것"이라며 "정부가 재정으로 지원하는 것이라 하더라도, 부실우려가 높아질 수 밖에 없기 때문에 향후 이들 차주에 대한 관리를 하는 것이 더 큰 문제"라고 지적했다.

.또 다른 금융권 관계자도 "2금융권 입장에선 단기적으론 어려워질 순 있지만 오히려 장기적으로는 전체적인 채권·채무 관련 상황이 씻기는 일종의 '워싱' 효과가 있을 수 있다"며 "따라서 2금융권 보다는, 그 채무 위험을 더 떠안아야 하는 은행들의 부담이 더 클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지원대상자에 해당하는 자영업자·소상공인은 9월 말부터 은행 및 일부 비은행권을 통해 대환 프로그램을 신청할 수 있다. 14개 은행(국민·기업·신한·우리·하나·농협·수협·SC·부산·경남·대구·광주·전북·제주)은 참여가 확정됐으며, 인터넷전문은행은 그간 신보 보증을 취급하지 않았던 만큼 관련 협의 등을 거쳐 9월 중 프로그램 참여여부 확정할 예정이다.

비은행 대출기관에 대해서도 자체 고객을 대상으로 한 대환 프로그램을 허용할 예정이다. 비은행 대출기관 취급여부는 개별 기관에서 자율적으로 결정할 예정이다. 권 국장은 "2금융권에서 자체 프로그램을 하면 금리는 9%까지 여전채 1년물을 기준으로 하는 것으로 협의했다"고 말했다. EP

 

jyh@economicpost.co.kr

이코노믹포스트 지연희 취재부 기자입니다.

"미래는 타협하지 않는 오늘이 만듭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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