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악성 임대인' 잠재 부실 1.5조원 달해···'전세사기 공포' 여전
최민경 기자 | 입력 : 2023/08/30 [10:12]
[이코노믹포스트=최민경 기자] 계약기간이 끝났는데도 집주인으로부터 전세 보증금을 돌려받지 못해 고통을 받는 세입자들이 속출하고 있다. 세입자 삶의 기반을 뿌리째 흔드는 이런 전세사기 사고가 계속 늘어날 가능성이 높다. 정부가 블랙리스트로 지정한 '악성 임대인' 매물 중 아직 만기가 돌아오지 않은 미확정 채무가 1조5000억여원에 달하기 때문이다. 전세시장의 시한폭탄인 셈이다.
30일 국회 국토교통위원회 소속 더불어민주당 홍기원 의원이 주택도시보증공사(HUG)로부터 제출받은 '전세보증보험 대위변제 현황' 자료에 따르면 집중관리 다주택 채무자(악성 임대인)는 지난 7월 말 기준 344명이며, 이들이 임차인에게 돌려주지 못해 HUG가 대신 갚아준 전세보증금은 1조5769억원이다.
전세보증금 반환 보증보험을 운용하는 HUG는 전세금을 3번 이상 대신 갚아준 집주인 중 연락이 두절되거나 최근 1년간 보증 채무를 한 푼도 갚지 않은 사람을 집중관리 다주택 채무자로 지정해 관리하고 있다.
지난해 말 기준으로 233명이었던 악성 임대인은 7개월 만에 111명 더 늘어났다. 전국적으로 전세사기 사건이 폭증하고 있음을 보여주는 대목이다.
지난 2018년부터 올해 7월까지 약 5년 7개월 동안 HUG가 대신 지불한 전세보증금 누적액이 3조8629억원인데 정부가 블랙리스트로 올려놓은 악성 임대인의 사고 금액이 40.8%에 달한다.
악성 임대인의 변제액에 대한 HUG 회수율은 10%에 그치고 있다. 올해 전체 전세보증금반환보증 변제액에 대한 회수율 15%보다 낮다. 전세사기 조직과 깊은 연관이 있는 악성 임대임이 많은 만큼 회수율도 떨어지는 것으로 풀이된다.
특히 악성 임대인 344명이 소유해 보증사고가 터질 위험이 큰 주택이 지난 4월 기준으로 7778건이 더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에 해당하는 전세 보증금은 1조5769억원에 달한다.
계약 만기가 남아 있어 아직 드러나지 않았지만 악성 임대인들 매물인 만큼 보증금을 돌려받지 못해 전세사기에 노출될 가능성이 매우 높은 셈이다.
이뿐 아니라 악성 임대인들이 보유한 주택 중에서 전세금 보증금 반환 보증보험에 가입하지 않은 주택까지 감안하면 피해 규모가 훨씬 더 커질 가능성도 있다.
홍기원 의원은 "보증가입 시 임대보증 건수 또는 보증금액 제한 등 임대인의 가입기준을 좀 더 엄격하게 하는 조치가 필요하다"며 국토부에 대안마련을 촉구했다. E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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