준비없는 등산, 돌연사 부른다

일교차 커지면 '심장 돌연사' 위험
등산 정상 목표보다 무리없이 해야
오르 내릴 때 무릎 관절 부담 실려

최민경 기자 | 기사입력 2023/09/11 [15:53]

준비없는 등산, 돌연사 부른다

일교차 커지면 '심장 돌연사' 위험
등산 정상 목표보다 무리없이 해야
오르 내릴 때 무릎 관절 부담 실려

최민경 기자 | 입력 : 2023/09/11 [15:53]

사진=pixaba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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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코노믹포스트=최민경 기자] 산행을 즐기는 등산객들이 늘어나는 가을 자칫 무리했다간 무릎 관절에 부상을 입거나 심장 돌연사의 위험이 커져 각별히 주의해야 한다.


11일 의료계에 따르면 등산은 심폐지구력, 균형감각 등을 키우는 데 효과적이지만 나이가 들었거나 평소 운동을 하지 않던 사람은 무릎 관절 염증이 심해지거나 발목 부상을 입을 위험이 크다.

산을 오를 때 무릎 관절이 받는 몸무게 부담은 평소 걸을 때보다 최대 3배 가량에 달한다. 안전하게 산을 오르려면 어깨에 힘을 빼고 상체를 살짝 앞으로 숙여서 걷는 것이 좋다. 발바닥 전체를 지면에 붙이듯 편안한 자세를 유지하고 평지를 걸을 때보다 느린 속도로 걷는 것이 도움이 된다.

특히 산에서 내려올 때 관절에 무리가 더 가기 쉬워 주의해야 한다. 내리막길에서는 체중의 3~5배가 무릎 관절에 실려 힘이 앞으로 쏠려서다. 등산을 할 때 꼭 정상까지 오르는 것을 목표로 하기 보다 무리 없이 해야하는 이유다.

무릎 관절을 다치지 않고 내려가려면 무릎에 실리는 부하를 줄이기 위해 여유를 갖고 보폭을 좁혀 천천히 내려가야 한다. 지팡이를 이용하면 무릎에 집중되는 부하를 분산시켜 관절의 부담을 줄이는 데 도움이 된다. 또 뒤쪽 다리의 무릎을 평소보다 좀 더 깊숙이 구부리면 앞쪽 다리의 부담을 훨씬 더 줄일 수 있다. 내리막길에서 무릎에 통증이 느껴지면 일단 멈추고 충분히 쉬어야 한다.

등산 전후 15분 가량씩 무릎을 풀어주는 스트레칭으로 근육과 인대의 유연성을 높여주는 것도 관절 부상을 줄이는 데 도움이 된다. 이동원 건국대병원 정형외과 교수는 "허벅지와 종아리 근육이 유연해야 앞 무릎 관절에 실리는 압력을 줄일 수 있다"면서 "하중이 증가하는 하산 시 관절의 부담을 최대한 줄일 수 있다"고 말했다.

골절이 발생했거나 의심된다면 119를 부르고 응급조치를 취해야 한다. 불필요한 움직임은 삼가고, 세계보건기구(WHO)에서 마련한 지침인 'RICE 요법'을 따라야 한다. 휴식을 취하고(Rest), 부상 부위에 냉찜질을 하고(Ice), 압박을 가한 다음(Impression), 부상 부위를 심장보다 높이 올린다(Elevation).

아침 저녁 기온차가 심해 유발될 수 있는 저체온증도 유의해야 한다. 특히 60대 이상 중장년층은 근육량이 적어 저체온증이 잘 나타날 수 있다. 과도하게 땀이 나거나 과호흡, 말초 혈관 확장 등과 함께 탈진, 탈수 등을 느끼면 저체온증 신호로 봐야 한다.

저체온증을 예방하려면 산에 오를 때는 옷을 가볍게 입고 휴식을 취할 때나 정상에서는 겉옷을 입어 체온 손실을 막아야 한다. 산행 전 가벼운 스트레칭은 근육을 풀고 심폐 기능을 활성화 시켜 저체온증 위험을 낮출 수 있다. 또 산행 중간 휴식 시간을 두고 스트레칭을 반복하면 저체온증을 막는 데 효과가 있다.

일교차가 커지면 심장 돌연사 위험도 커져 등산 전 몸 상태를 꼭 확인해야 한다. 우리 몸은 체온을 유지하기 위해 심장의 혈액 공급이 증가하게 되고, 혈관이 수축과 이완을 반복하게 되면서 심장박동과 혈압이 급상승한다. 기온이 1도 내려가면 혈압은 평균 1.3㎜hg 상승한다는 연구 결과도 있다.

등산 중 심장 돌연사를 예방하려면 옷을 여러 겹 입어 체온을 유지하고, 산행 전 가벼운 스트레칭과 걷기 등으로 준비 운동을 충분히 해 체온을 높이는 것이 도움이 된다.

고혈압, 당뇨병, 협심증·심근경색 같은 심혈관 질환 등 고위험군은 새벽 산행은 피하는 것이 좋다. 새벽은 하루 중 혈압이 가장 높은 시간대로, 우리 몸이 찬 공기에 노출되면 혈관은 수축하고 혈압은 상승한다. 혈압이 상승하면 심근경색이나 뇌졸중의 위험이 커진다.

전두수 인천성모병원 심장혈관내과 교수는 "등산 중 일행의 심장 돌연사를 예방하려면 평소 심폐소생술을 숙지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EP

 

cmk@economicpost.co.kr

이코노믹포스트 최민경 취재부 기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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