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신창구 닫는 저축은행, 왜?앞서 고금리 예치에 이자비용 급증하며 대규모 적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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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코노믹포스트=지연희 기자] 올해 들어 대규모 적자를 지속하고 있는 저축은행 업계가 긴축 경영에 돌입하며 허리띠를 졸라매고 있다. 수신금리를 낮춰 예적금 이자비용을 줄이고 치솟은 연체율을 관리하기 위해 대출 문턱을 높이면서 건전성 회복에 주력하는 모습이다.
7일 저축은행중앙회에 따르면 전국 79개 저축은행의 12개월 정기예금 평균금리는 전날 4.06%로 집계됐다. 지난해 말 5.37%에서 올해 들어 1.31%포인트 떨어진 수치다.
저축은행 상품별 최고금리는 매각 이슈가 있는 상상인 계열을 제외하면 4.3% 수준이다. 1금융권의 시중은행이나 지방은행과 비슷하거나 더 낮은 곳도 많다. 2~3%대 저금리로 사실상 신규 예치를 중단하는 중소형사들도 나오고 있다.
저축은행권은 올해 들어 3분기까지 1413억원의 적자를 기록했다. 상반기 순손실 960억원에서 3분기 47.2%(453억원) 더 늘어난 규모다.
업계는 지난해 4분기 가파른 기준금리 인상과 이에 따른 은행권의 수신금리 상승에 대응해 예금이자를 급격히 높인 바 있다. 그 결과 이자비용이 지난해 3분기 누적 1조9674억원에서 올해 3분기 누적 4조480억원으로 2배 넘게 급증했다. 이 기간 이자수입은 1.2배 증가하는 데 그치면서 대규모 적자를 시현하는 중이다.
예금금리 인상 여파로 발생한 과잉 유동성비율은 지난해 12월말 177.09%에서 올해 6월말 316.39%까지 치솟은 바 있다. 업권이 수신금리를 떨어트리면서 3분기 말 139.26%로 법정기준치 100% 대비 39.26%포인트 초과하는 수준까지 내려왔다.
건전성 지표는 악화일로에 있다. 3분기 연체율은 6.15%로 전 분기(5.33%) 대비 0.82%포인트 상승했다. 경기침체에 취약한 서민층과 중소기업의 채무상환능력 저하와, 대출관련 리스크관리 강화 등 요인으로 오르고 있다는 분석이다.
3개월 이상 연체된 고정이하여신 비율은 6.40%로 전 분기 대비 0.79%포인트 상승했다. 기업대출이 6.72%로 1.02%포인트, 가계대출이 5.81%로 0.43%포인트 각각 올랐다.
업계는 부동산시장 등 경기침체와 리스크 관리 강화 등의 영향으로 수익성과 건전성 지표가 단기간에 개선되기는 어려울 것으로 전망한다. 이에 각사가 자체적으로 금리를 낮춰 수신 속도를 조절하고 대출 문턱을 높이면서 긴축 경영에 주력하는 상황이다.
자산규모 상위권의 대형사 중에서는 페퍼저축은행의 부진이 두드러진다. 페퍼저축은행은 지난해 3분기 누적 452억원 순이익에서 올해 3분기 누적 677억원 순손실로 대규모(-1127억원) 적자 전환했다.
이 기간 이자비용이 1025억원에서 1724억원으로 68.2%(699억원) 급증했고, 대출채권관련손실도 550억원에서 727억원으로 32.2%(177억원) 증가했다. 고정이하여신비율은 3.30%에서 10.13%로 3배 넘게(6.83%포인트) 급등했다. 소액신용대출연체비율은 2.36%에서 5.99%로 2배 넘게(3.63%포인트) 뛰었다.
이에 페퍼저축은행을 비롯한 12개 저축은행은 1000억원 규모의 부실채권을 우리금융F&I에 매각하기로 했다. 대출원금 기준 약 1000억원 규모의 개인무담보 부실채권을 이달 중 우리금융 F&I에 매각할 예정이다. 매각가율은 기존 캠코 매입률표 기준 매각가격에 대비해 약 130% 인상된 수준으로 결정됐다. EP
jyh@economicpos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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