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칼럼] ‘조용한 암’ 간암

간암(肝癌)

이코노믹포스트 | 기사입력 2024/02/13 [12:44]

[칼럼] ‘조용한 암’ 간암

간암(肝癌)

이코노믹포스트 | 입력 : 2024/02/13 [12: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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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코노믹포스트=박명윤 논설위원/서울대 보건학 박사2023년에 발표된 중앙암등록본부 자료에 의하면, 2021년 기준 우리나라에서 27만7523명이 새롭게 암癌) 진단을 받았다. 그 중 간암(liver cancer) 신규 환자는 1만5152건 발생해 발생률은 전체 암발생의 5.5%로 갑상선암·대장암·폐암 등에 이어 7번째로 많았다. 반면 간암의 최근 5년 상대 생존율은 39.3%로, 전체 암 생존율 72.1%에 크게 못 미친다. 5년 생존율은 췌장암(15.9%), 담낭암(28.9%), 폐암(38.5%)에 이어 4번째다. 

대한간암학회(Korean Liver Cancer Association)는 지난 2017년에 2월 2일을 ‘간암의 날’로 제정했다. 간암의 날은 간암 위험요인이 있다면 1년에 <2>회, <2>가지 검사를 받아 간암을 조기에 예방하자는 취지에서 <2>월 <2>일로 정했다. 

2가지 검사란 간(肝)초음파검사와 혈청(血淸)알파태아단백검사를 말한다. 초음파검사(ultrasonography)를 통해 간의 비정상적인 병변을 확인할 수 있으며, 도플러(doppler)를 이용할 경우 간으로 가는 혈류의 흐름도 파악할 수 있다. 음식물 섭취 시 장(腸)운동으로 인해 정확한 검사가 어려울 수 있으므로 검사 전 8시간 이상 급식하여야 한다. 

초음파검사는 일반적으로 약 5-15분 정도 소요된다. 초음파검사를 통해 간암을 발견할 수 있는 검사 민감도는 약 80-90% 정도다. 간경변증(肝硬變症)이 심하거나 암이 침윤형으로 자라는 경우 초음파 검사로 발견하기 어렵기 때문이다. 간암으로 의심되는 병변이 발견되면 CT 등의 추가적인 검사를 시행해야 한다. 

혈청알파태아단백질검사는 혈액을 채취하여 간암의 종양표지자인 알파태아단백질(AFP·간암세포가 생산하는 특수한 단백질) 수치를 확인하는 검사로 암 가능성을 파악한다. AFP는 평소에 매우 낮은 농도이지만 간이 손상된 경우 수치가 증가한다. AFP 정상 범위는 10ng/ml 이하이며, 간암 위험 범위는 400ng/ml 이상이다. AFP 검사는 간암 조기 발견에 도움이 되며, 암 환자의 치료 효과의 경과를 관찰할 때에도 유용하다. 

‘조용한 암’으로 불리는 간암(肝癌)은 초기에 특별한 증상이 나타나지 않아 자각하기 어렵다. 간암 위험 신호가 나타났다면 이미 병기(病期)가 상당히 진행되었을 가능성이 높다. ‘침묵의 장기’로 불리는 간은 70% 이상 손상되어도 무증상인 경우가 많아 정기 검진을 통해 조기에 발견하는 것이 중요하다. 

우리 몸에서 가장 큰 장기인 간(肝)은 오른쪽 복부 위쪽에 위치하며 갈비뼈로부터 보호받고 있다. 간은 적갈색을 띄며 길쭉한 삼각형 모양으로 무게는 1200-1500g이다. 간세포는 혈액과 물질교환 및 해독작용을 하며 하루에 1리터 정도의 쓸개즙을 분비한다. 감마글로불린(gamma globulin, 면역글로불린)을 만들어 혈액의 살균작용을 통해 면역기능이 원활해지도록 돕는다. 

간은 인체의 ‘에너지관리센터’로 불릴 정도로 우리 몸의 기본 기능을 유지하고 외부의 해로운 물질로부터 생명을 지키는 중요한 역할을 한다. 간은 우리 몸에서 필요한 단백질, 효소, 비타민 등이 장에서 합성될 수 있도록 담즙산(膽汁酸)을 만들고, 몸의 부종을 막아주는 알부민이나 혈액 응고에 관여하는 프로트롬빈(prothrombin)을 생성한다. 

간 자체에는 신경세포가 매우 적어 염증이나 간암 등이 발생해도 초기에 통증을 느끼지 못하는 경우가 많다. 암 세포가 커지면서 간을 둘러싼 점막을 침범한 후에야 비로소 증상을 느끼게 된다. 윗배에 통증이 있거나 덩어리가 만져지고 황달(黃疸)이나 심한 피로감, 배에 복수(腹水)가 차는 등의 증상이 나타나면 이미 간암이 상당히 진행된 경우가 대부분이다. 

간암(肝癌)이란 간에서 발생하는 악성종양을 말한다. 간세포에서 생긴 악성 세포가 무한정 증식하여 간 전체 및 간 밖으로 퍼져 생명을 잃게 되는 질환이다. 간암은 조기에 진단되면 간절제술, 간이식 등을 통해 완치까지 기대할 수 있다. 하지만 국내 환자의 약 70%는 이미 간암이 상당히 진행된 상태에서 발견되고 있다. 

간은 간염으로 간수치(간건강 지표)가 높아져도, 간경변이 진행되어 간이 작아져도, 간암이 생겨 간에 자리해도 전혀 증상이 없는 경우가 많다. 간암이 상당히 진행되면 경동맥화학색전술(TACE), 방사선치료, 항암화학요법 등을 시행한다. 최근에는 표적항암제, 면역항암제 등도 시도되고 있다. 

흔히 간암하면 술을 떠올리지만 간암 원인 가운데 알코올이 차지하는 비중은 약 10%이며, 80% 이상을 간염(肝炎)이 차지한다. 특히 B형 간염은 간암 원인의 약 70%를 차지하는 최대 위험요인이다. B형 간염 다음으로 국내 간암 원인으로 C형 간염을 꼽는다. 

간염(Hepatitis)은 간세포 및 간 조직의 염증을 의미한다. 간염은 간을 공격하는 바이러스의 발견 순서에 따라 A,B,C,D,E형으로 이름이 붙여져 있다. 국내에서는 D형과 E형 간염은 드물고 A,B,C형 간염이 흔하다. A형 간염은 예방백신이 있어 접종을 받으면 예방이 가능하다. B형 간염도 예방접종과 항바이러스 덕분에 산모와 태아의 수직감염은 예방이 가능해 졌다. C형 간염은 아직까지 예방접종이 개발되지 않아 오염된 혈액을 피해야 한다. 

최근에는 바이러스 감염에 대한 백신이나 효과적인 치료제가 개발되면서 만성간질환의 가장 흔한 원인으로 간염보다는 지방간(脂肪肝)이 대두되고 있다. 질환의 중증도에 따라 단순지방간과 지방간염으로 구분되는데, 단순지방간에 비해 지방간염 환자는 간경변증으로 진행 위험이 높아 주의해야 한다. 

지방간염(NASH·Non-Alcoholic Steatohepatitis)이란 지나치게 많은 지방이 간세포에 축적되면서 염증 반응 및 간의 섬유화가 일어나는 질환이다. 지방간염은 적절한 치료가 없을 경우 간경화 및 간암으로 발전할 수 있다. 지방간을 예방하기 위해 열량이 높은 음식 섭취를 줄이고 비타민과 무기질이 풍부한 신선한 채소를 충분히 섭취하는 것이 좋다. 

대사성질환(代謝性疾患, metabolic disease)이 바이러스 간염환자의 간암 발생 및 예후와 밀접한 관련이 있으므로 주의해야 한다. 생활습관의 영향이 큰 고혈압, 당뇨병, 고지혈증, 비만 등의 대사성질환은 다양한 합병증을 일으켜 전신 건강에 큰 영향을 미친다. 당뇨병과 비만은 간암의 위험성을 크게 높인다. 

대한간암학회가 2008-2016년에 바이러스간염 관련 간암을 진단받은 6578명 환자 중 20.2%가 당뇨병을 동반하고 있었다. 이들의 10년 누적 사망률은 74.8%, 당뇨병이 없는 환자는 62.4%로 당뇨병이 동반된 간암환자의 사망률이 유의하게 높았다. 나아가 대사성질환 4개를 동반한 바이러스간염 관련 간암환자는 대사성질환을 동반하지 않은 경우에 비해 사망 위험도가 1.34배 높았다. 

만약 간암으로 진단되면 진행 정도에 따라 치료법이 결정되며, 크게 수술적 절제술과 비수술 치료로 나뉜다. 대표적인 비수술적 치료법에는 고주파(高周波) 열치료가 있으며, 초기 암을 확실하게 치료할 수 있는 방법이다. 다만 암의 위치가 혈관과 붙어있을 경우 혈관에 의해 열을 빼앗겨 암 조직을 괴사시킬 만큼 열을 충분히 전달하지 못한다. 

또 다른 비수술적 치료법에는 간동맥화학색전술(TACE, transarterial chemoembolization)이 있다. 간동맥화학색전술은 간종양의 치료에 가장 많이 시행되고 있는 시술로, 간종양에 영양을 공급하는 동맥을 찾아 항암제를 투여한 다음 혈액을 차단하는 치료법이다. 

간 조직은 두 가지의 혈관에 의해 산소 및 영양을 공급받는다. 하나는 소장 및 대장 등을 돌아 나오는 문맥(portal vein)이라는 혈관이며, 다른 하나는 대동맥에서 직접 나오는 간동맥(肝動脈)이다. 정상 간 조직은 주로 문맥에서 종양 조직은 주로 간동맥에서 혈액을 공급받게 된다. 이에 종양에 영양을 공급하는 간동맥에 항암제를 투여하고 혈관을 막는다. 암의 재발이 많아 시술 후 반드시 추적 검사를 실시하여 재발할 때마다 재시술을 해야 한다. 

수술은 간암 초기로 종양이 간 내에 국한돼 있거나 간의 주변까지만 침법했을 때 고려할 수 있다. 수술은 환자의 건강 상태와 간 기능이 좋은지를 종합적으로 검토해 결정한다. 간 이식 수술은 초기 진행성 간암은 물론 간경화가 심해져 더 이상 내과적 치료가 불가능한 경우에도 가장 이상적인 치료로 알려져 있다. 특히 건강한 사람의 간 일부를 환자에게 이식하는 생체 간이식은 복잡한 과정 없이 기증자만 나타나면 바로 가능하다. 

간암은 초기에 발견하지 못하면 예후가 좋지 않다. 대한간암학회가 발간한 ‘2022년 간세포암종 진료 가이드라인’에 따르면 간암의 주된 원인은 B형 간염, C형 간염, 알코올 순이며, 지방간과 자가면역성 간염도 원인으로 꼽힌다. 특히 만성 간염과 과도한 음주 등으로 정상적인 간 조직이 딱딱하게 굳는 간경변증(肝硬變症)도 간암 발생에 영향을 주는 선행 질환이다. 

간암 예방법은 선행 질환 예방이 중요하다. 즉 B형 간염은 백신 접종을 하며, C형 간염은 혈액분비물을 통한 감염에 주의한다. 알코올성 간경변증은 과도한 음주를 자제하며, 비(非)알코올성 지방간염은 규칙적인 운동과 식단조절로 예방한다. 원인질환 관리에 실패해 간암으로 진행할 경우, ‘발견 시기’는 예후를 결정짓는 중요한 요소가 된다. SW

pmy@sisaweek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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