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탄핵 정국' 브라질 경제 붕괴 위기
올 성장률 대폭 하향조정
이코노믹포스트 | 입력 : 2016/04/01 [18:32]
[이코노믹포스트=박재경기자] 브라질의 정치와 경제가 동시에 와르르 무너져 내리고 있다. 지우마 호세프 대통령이 탄핵 위기에 몰리는 등 정국이 한 치 앞을 내다볼 수 없는 혼돈 속으로 치닫고 있는 가운데, 브라질 경제는 마이너스 성장으로 뒷걸음치고 있다.
월스트리트저널과 CNN방송 등의 31일(현지시간) 보도에 따르면 브라질 중앙은행은 올해 경제성장률 전망치를 기존의 -1.9%에서 -3.5%로 대폭 낮췄다.
브라질 중앙은행은 또 올해 브라질 물가 상승률이 기존 전망치인 6.2%보다 높은 6.6%에 달할 것으로 내다봤다. 내년도 물가 상승률은 기존 전망치 4.8%에서 4.9%로 상향조정했다. 중앙은행은 “비경제적인 이벤트로 인해 불확실성이 불거지고 있다”고 지적했다.
브라질 중앙은행의 전망은 지난 1월 국제통화기금(IMF) 세계경제 전망 보고서의 예측과 일치한다. 당시 IMF는 브라질이 올해 경제성장률이 -3.5%를 기록하면서 침체가 이어지다가 2017년(0%)부터 회복세를 보일 것으로 내다봤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와 국제금융협회(IIF)는 올해 성장률을 -4%로 예측했다.
브라질 중앙은행은 올해 연말 기준 GDP 대비 공공부채 비율 전망치도 종전의 71.5%에서 73.2%로 높였다. 지난 2월 기준 230억 헤알(약 7조3600억원)의 공공부문 재정 적자를 기록했다. 2002년 이래 2월 기준으로 최대다. 세계 3대 신용평가사들은 브라질의 국가신용등급도 투자부적격(정크) 수준으로 강등시켰다.
지난해 브라질 경제는 -3.8% 성장했다. 최근 25년래 최악의 성적이다. 상상 가능한 모든 악재가 겹쳤다. 세계 경지 침체로 인한 원자재 가격의 폭락과 저유가, 통화가치 폭락, 브라질 국영석유회사인 페트로브라스의 뇌물 스캔들 등이 한꺼번에 브라질 경제를 덮쳤다. 실업률이 치솟고, 소비자 지갑은 꽁꽁 닫혔다. 외국인 투자자들은 돈을 거두어 들였다.
페트로브라스 스캔들은 브라질의 정치와 경제를 온통 뒤흔들고 있다. 정치인과 기업인들이 줄줄이 체포됐다. 호세프 지지도는 겨우 10%를 유지하고 있다. 중도 성향의 브라질민주운동당(PMDB)은 호세프 대통령이 이끄는 집권 노동자당(PT)과의 연립정권에서 탈퇴를 선언했다. PMDB의 이탈은 호세프 대통령의 탄핵 가능성을 높여주고 있다.
한때 지지율 83%를 기록했던 루이스 이나시우 룰라 다 시우바 전 대통령의 비리 혐의는 국민들을 분노와 충격에 빠트리고 있다. 룰라 전 대통령은 재임 시절 국영 에너지 기업의 임원 인사에 개입하고, 하청업체로부터 거액의 뇌물을 받았다는 혐의로 수사를 받고 있다. 또한 한 건설사로부터 고급 아파트와 별장을 받았다는 의혹도 불거져 나왔다. 그의 명성은 순식간에 추락했다. E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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