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거래소 지주사 전환 재추진 '가시밭길'

여소야대, 발의부터 다시…법안 원점 재검토

이코노믹포스트 | 기사입력 2016/05/25 [14:12]

한국거래소 지주사 전환 재추진 '가시밭길'

여소야대, 발의부터 다시…법안 원점 재검토

이코노믹포스트 | 입력 : 2016/05/25 [14: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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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주회사 전환 놓고 거래소 이중고
 
노조는 무기한 천막 반대 농성 돌입

[이코노믹포스트=한지연기자]  한국거래소가 지주회사 전환을 둘러싸고 안팎 이중고에 시달리고 있다.

19대 국회에서 자본시장법 개정안이 자동폐기됨에 따라 관련법은 20대 국회에서 원점 재검토될 상황에 놓였다. 이와 함께 거래소 내부에서도 엇박자가 심화되고 있다. 최근 거래소노동조합은 지주회사 전환을 반대하며 무기한 천막 농성에 들어가는 등 사측을 압박하고 있다.

◇노조 "지주회사 전환보다 발전방안 수립 먼저"

지난 23일부터 거래소 건물 1층에서 시위에 들어간 노조는 요구사항이 관철될 때까지 농성을 접지 않겠다고 벼르고 있는 상태다.

이동기 노조위원장은 "19대에서도 통과되지 않았던 법을 20대에서 재추진하는 것은 그만두라"며 "시장에 도움이 되는 새로운 그림을 그려야 한다. 한국형 자본시장 발전방안 수립이 먼저"라고 주장했다.

노조는 지주회사 전환이 시장 경쟁력을 악화시킨다며 반대 목소리를 내고 있다. 지난 2005년 효율성 확보를 위해 증권, 선물, 코스닥시장을 통합한 거래소를 다시 6등분 하는 것은 자본시장의 비효율 증대를 초래한다는 것이다.

그러면서 거래소 구조개편 정당성 확보를 위해 어떤 타당성 분석이나 사회적 합의 절차도 거치지 않았다고 지적하고 있다. 오히려 "자회사 분리로 경영진들의 임기연장을 도모하려는 사리사욕이 결부됐다"고 주장한다. 때문에 정부 여당을 등에 업은 경영진이 본사 소재지 문제 등 부차적인 문제를 띄우며 여론몰이식 법안 통과를 추진해왔다는 것.

이들은 "지주회사 법안이 통과되지 못한 것은 오직 구조개편 자체의 정당성 부재이지, 이들이 주장하는 것처럼 본사 소재지, 여소야대 정국, 야당의원 반대 등 외부요인이 아니었다"고 강조했다.

19대 마지막 본회의를 사흘 앞둔 15일, 개최됐던 긴급이사회에 대해서도 의심의 눈길을 거두지 않고 있다. 이날 이사회에서는 공익기금 출연규모, 예탁결제원과의 지배관계 해소 문제를 놓고 법안 통과시 조건부 이행을 결의한 것으로 알려졌다.

자본시장법 개정안은 국회 정무위원회 법안심사소위원회, 정무위 전체회의, 법제사법위원회, 본회의를 거쳐야 통과된다. 그러나 4·13 총선 이후 정무위 법안소위는 한 차례도 열리지 않았다. 때문에 19대 국회 종료가 임박한 상황에서 이사회를 개최한 의도가 의심스럽다는 것이다.

이 위원장은 "결국 정치권에 던질 마지막 카드를 위해 이사회를 개최했다고 봐야 맞지 않겠냐"며 "정치권의 무리한 요구를 수용하면서까지 법안 통과를 추진할 수는 없었다는 최경수 이사장 말과 달리 사실상 무리한 요구를 들어주기 위한 이사회였을 것"이라고 추측했다.

◇바뀐 정치 환경…입법동력도 떨어져

이에 대해 거래소 고위관계자는 "이사회에서 공익기금 출연 등을 두고 논의한 것은 맞지만 예전에 논의됐던 규모였다"며 "(정치권 요구를)더 들어준 것도 아니고 이전에 합의된 수준에 지나지 않았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상장차익은 IPO를 전제로 하는 건데 지주회사법에는 상장이나 IPO나 전혀 관련 내용이 없다. IPO는 지주회사 전환 후 논의하는 게 순서인데 얘기가 너무 일찍 나왔다"며 관련이슈로 개정안이 통과되지 못한데 대해 아쉬움을 표했다.

19대 국회에서 자본시장법 개정안은 본사 소재지, 상장차익 활용방안 등을 두고 여야간 이견을 좁히지 못했다.

결국 거래소를 지주회사로 바꾸고 유가증권, 코스닥, 파생상품 시장을 자회사로 분리한다는 자본시장법 개정안은 본회의에 오르지도 못한 채 자동 폐기돼 버렸다. 이로써 연내 지주회사로 전환하고 이후 기업공개 절차를 밟겠다는 거래소의 당초계획에도 차질이 불가피해졌다.

거래소는 20대 국회에서 정무위원회가 새로 구성되면 관련 법안을 발의하는 절차부터 다시 밟아야 한다. 하지만 정치 환경이 바뀐 탓에 입법동력은 더 약해질 수 밖에 없다. 게다가 정무위 구성을 둘러싸고 벌써부터 여야 각축전이 예상되는 등 여건이 녹록치 않다.

정무위 입성을 노리고 있는 더불어민주당 신경민 의원(서울 영등포구)은 지주회사 전환에 대해 부정적 의견을 줄곧 피력해왔다. 신 의원은 "거래소 IPO와 글로벌 경쟁력 강화는 현행 체제서도 충분히 가능하다"며 "지주회사 전환에 따른 자본시장 기능 분산과 시장운영 조직간 유기적 여계성 상실로 비효율만 양산하게 될 것"이라고 밝힌 바 있다.

현재 야당 정무위원 후보로는 신경민 의원을 비롯해 이종걸, 민병두 의원 등 공격력을 갖춘 의원들이 거론되고 있다. 새누리당 내부에서도 정무위를 지켜야 한다는 목소리가 힘을 얻고 있지만, 거래소 입장에서는 바짝 긴장할 수 밖에 없다.

게다가 19대 정무위 야당 간사인 더불어민주당 김기식 의원은 최근 보고서를 발간하고 "거래소의 지주회사 전환 및 상장은 거래소의 경쟁력 강화가 목적인만큼 근본적인 재검토가 필요하다"며 원점에서 관련법을 검토할 것을 20대 국회에 당부했다.

그는 "지주사 전환이 거래소의 유일한 경쟁력 강화 방안인지, 대체거래소 설립 촉진을 통한 실질적 경쟁체제 도입이 목적에 더 부합한 것은 아닌지 , 대체거래소 설립이 당분간 불투명한 조건에서 기존 한국거래소를 민간 독점기업으로 상장하는 것이 과연 타당한지 등에 대해 근본적인 검토가 필요하다"는 의견을 제시했다. E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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