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성 · 고령층이 취업 때 연봉보다 더 중시하는 것

최민경 기자 | 기사입력 2024/04/23 [12:45]

여성 · 고령층이 취업 때 연봉보다 더 중시하는 것

최민경 기자 | 입력 : 2024/04/23 [12:45]

사진=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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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코노믹포스트=최민경 기자] 저출산 및 고령화로 경제 인구가 점차 줄어들 것으로 전망되는 가운데 여성과 고령층의 노동 참여를 위해서는 노동 여건 개선이 시급하다는 진단이 나왔다. 최근 근로자들이 일자리를 구할 때 임금보다 유연 근무와 발전 가능성 등의 근무 여건을 더 따진다는 분석이다.


23일 한은은 ‘근무여건(Job amenity) 선호와 노동시장 변화-BOK이슈노트’ 보고서를 발간했다. 작성자는 오삼일 한은 조사국 고용분석팀 팀장과 이수민 과장이다.

보고서는 최근 근무 여건을 임금 못지않게 중요하게 여기는 근로자들이 늘고 있다고 봤다. ‘경제 활동인구 조사 임금 근로자 부가조사’에 따르면 근무여건을 주요 고려사항으로 여기는 취업자 비중은  지난해 31.5%로 임금(26.8%)를 넘었다.

이는 더 좋은 근무 여건을 위해 임금의 일정 부분을 포기할 수 있는 근로자들이 상당수 존재함을 시사한다. 근무여건에는 유연한 근무 조건과 자율성, 발전 가능성 등 비임금 만족감 등이 포함된다.

◇ 법률·기획·디자이너 등 근무 여건 높아

보고서는 유연 근무와 재택근무, 육체적 강도, 업무 강도, 업무 자율성, 업무 독립성, 발전 가능성, 직업 보람 등 8개 항목을 설정해 직업별 근무 여건 지수를 산출했다.

그 결과 근무 여건 지수가 높은 직업에는 유연근무와 재택근무 등을 활용할 수 있는 법률 및 감사 사무 종사자, 상품 기획·홍보 및 조사 전문가, 법률전문가, 디자이너 등이 포함됐다.

반면 근무 여건 지수가 낮은 직업에는 반복 위주의 강도 높은 업무로 정보통신과 금융보험, 교육, 전문과학기술 관련 직업이 해당됐다.

◇ 여성·고학력 근로자, 근무여건 높은 곳 다수 종사  

근무 여건 지수가 높은 직업에는 여성과 저연령, 고학력 근로자들이 다수 종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보고서는 이들이 육체적으로 힘들지 않고, 유연한 근무 형태가 가능한 일자리를 더 선호하기 때문으로 봤다.

고학력 근로자들은 실제 육체적 능력을 덜 요구하는 인지적 일자리와 개인의 발전 가능성이 높은 전문직 일자리에 더 많이 근무하고 있다는 점도 이유로 꼽았다.

여성과 고학력 근로자는 근무 여건에 대한 선호가 상대적으로 높은 계층으로 일자리 선택이 선호에 대체로 부합했지만 고령층은 낮은 교육 수준으로 인해 양호한 일자리 종사 비중이 낮았다.

◇ 근무 여건과  만족도는 비례 관계

근무 여건 지수가 직업 만족도에 미치는 영향을 조사한 결과에서 직업 만족도가 높다고 응답할 확률은 근무여건 지수가 가장 높은 그룹과 가장 낮은 그룹 간 차이는 14.9%포인트였다.

근무 여건을 화폐적 가치로 환산해 소득 불평등을 측정한 결과에서 소득 5분위 배율은 4.0에서 4.2로 증가하며 소득 불평등이 악화됐다.

이에 대해 저자는 고소득 근로자들의 근무 여건이 양호한 일자리에 종사하는 비중이 높은데 주로 기인한다고 풀이했다.

반면 남성과 여성 간의 임금 격차는 줄었다. 남성 대비 여성의 소득 수준은 70.5%에서 73.6%로 올랐다.

이는 여성들이 근무 여건이 높은 일자리에 더 많이 종사하고, 근무여건에 더 많은 가치를 부여하기 때문인 것으로 분석됐다. 보고서는 성별 임금 격차 중 일부가 근무여건 차이로 설명된다고 봤다.

◇ 고령화에 인력난 심화…"근무여건 개선해야"

저자들은 향후 경제 활동 인구에서 여성 및 고령층의 비중이 점차 늘어날 것으로 예상되는 상황에서 향후 근무여건은 직업 선택 시 더욱 중요해질 것으로 봤다.

근무여건에 대한에 대한 여성 및 고령층의 높은 선호를 고려하면 근무여건이 낮은 일자리의 인력난은 더욱 심화될 가능성이 크기 때문이다.

이 과장은 "여성 및 고령층의 노동시장 참여를 유인하기 위해서는 국내 노동시장의 근무여건 개선 방안을 고려해야할 것"이라고 했다. SW

 

cmk@economicpost.co.kr

이코노믹포스트 최민경 취재부 기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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