빅테크들이 'AI칩'에 승부 거는 이유는?애플, TSMC와 함께 AI반도체 자체 개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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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코노믹포스트=이주경 기자] 애플이 데이터센터 서버용 인공지능(AI) 반도체를 자체 개발 중인 것으로 알려지며 빅테크 기업들의 AI칩 경쟁이 한층 치열해지고 있다. 엔비디아의 관련 시장 독점으로 AI칩 품귀 현상이 빚어지며 가격이 천정부지로 치솟는 상황에서 주요 빅테크 기업들은 서버용 AI칩 개발에 속속 뛰어들고 있다.
8일 업계에 따르면 애플은 수년째 데이터센터 서버용 AI칩 개발 프로젝트인 'ACDC'를 진행하고 있다. 이 프로젝트에서 AI칩 생산은 애플 파운드리(반도체 위탁생산) 파트너인 대만 TSMC가 맡을 것으로 전해졌다.
이로써 마이크로소프트(MS), 알파벳(구글), 아마존, 메타(페이스북), 인텔 등이 뛰어든 'AI칩 전쟁'에 애플까지 가세하며 AI칩 개발 경쟁은 더 달아오를 조짐이다.
주요 빅테크들이 서버용 AI칩 개발에 직접 나선 데에는 AI 시장을 둘러싼 주도권을 엔비디아에 내주지 않겠다는 포석이 깔려있다.
AI칩 수요가 폭발적으로 증가하는 상황에서 현재 AI칩 시장의 80% 이상은 엔비디아가 장악하고 있다.
모두가 엔비디아만 쳐다보는 상황이니 개당 가격은 수천만원에 달하고, 주문을 해도 1년 이상 대기해야 한다. 실제 엔비디아 주력 AI칩인 H100은 수급난으로 웃돈이 붙어 제품 한 개당 최대 4만 달러(약 5500만원)에 거래되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엔비디아에 끌려다니지 않겠다는 주요 빅테크들의 '탈(脫) 엔비디아' 움직임이 본격화되고 있다.
인텔은 지난달 '인텔 비전 2024' 행사를 통해 AI 학습 및 추론용 반도체 '가우디 3'을 발표하면서 엔비디아의 GPU(그래픽처리장치)를 대체할 것으로 기대했다.
메타는 최근 페이스북 등에서 광고의 순위 지정과 추천 등에 사용되는 자체 설계 AI 추론 가속기 '메타 훈련·추론 가속기' 2세대를 내놨다.
아마존에는 이미 자체 개발한 인퍼런시아 등 여러 맞춤형 AI칩 제품군이 있고, 지난해 마이크로소프트는 AI 학습과 추론을 위한 자체 설계칩 '마이아'와 '애저 코발트'를 공개하기도 했다.
여기에 10년 이상의 자체 개발 칩 설계 경험을 갖고 있는 애플이 뛰어든 것은 AI칩 업계 판도를 뒤흔들 만한 일이라는 평이다.
애플은 과거 제품에 필요한 반도체를 주로 인텔 설계에 의존했지만 2012년부터 스마트폰의 성능을 극대화하기 위해 최적화된 맞춤형 칩을 직접 만들어 쓰기 시작했다.
애플은 자체 칩 설계를 통해 얻은 원가 경쟁력을 바탕으로 프리미엄 제품에 탑재되던 고성능 모바일 AP(애플리케이션 프로세서)를 저가형 아이폰에도 넣는 등 시장 차별화에 나서고 있다.
여기에 생성형 AI 구동을 위한 더 강력한 데이터센터가 필요해지자 서버용 AI칩 직접 개발에 착수했다는 분석이다.
글로벌 시장조사업체 가트너에 따르면 AI반도체 매출은 앞으로 5년간 매년 두 자릿수 이상의 성장률을 지속하며 2배 이상 커질 것으로 보인다. 시장 규모는 지난해 534억4500만 달러에서 올해 671억 달러, 2027년에는 1194억 달러에 달할 전망이다. EP
ljk@economicpos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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