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코노믹포스트=황채원 기자] 한국광물자원공사가 '사실상 파산상태'로 직원들 임금까지 반납할 정도로 비상경영을 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상임감사는 감사 업무와 상관없는 해외시찰을 다니며 2억원에 가까운 돈을 낭비한 것으로 밝혀졌다. 국회 산업통상자원중소벤처기업위원회 소속 우원식 의원(더불어민주당)은 18일 "한국광물자원공사가 사실상 파산상태를 맞은 상황 속에서도 공사 상임감사는 실태점검 및 현황파악이라는 이유로 많게는 일 년에 4번씩 해외시찰을 다녔다"고 밝혔다.
한국광물자원공사는 자원외교 실패로 인해 2015년 6.905%라는 기록적인 부채비율을 나타냈고 이후 완전 자본잠식상태로 지난해에도 6,861억원의 당기손실을 기록해 사실상 파산상태에 있다.
하지만 부채비율이 급증한 2015년부터 올해까지 상임감사들은 2015년 4회, 2016년 4회, 2017년 2회, 2018년 1회, 2019년 1회 해외시찰을 다녔고 출장비용으로 약 2억원 가량을 지출한 것으로 나타났다.
상임감사들이 주로 방문한 곳은 멕시코 볼레오였다. 이 곳은 이명박 정부 당시 광물공사가 벌인 최대 해외자원 개발사업이자 첫 운영사업인 '멕시코 볼레오 동광산 사업'이 진행된 곳으로 공사가 1조5000억원의 돈을 쏟아부었지만 수년째 정상운영이 되지 않으면서 광물공사의 대표 부실사업으로 꼽히고 있다.
2015년 홍모 상임감사가 '멕시코 볼레오PJ 현황 점검' 목적으로 다녀간 뒤 일 년도 지나지 않은 2016년 6월, 새로 취임한 김모 상임감사가 '볼레오 P/J 현황 점검을 목적으로 또다시 현장시찰에 나섰고 2018년 취임한 유모 상임감사도 역시 볼레오를 찾았다. 이 3명의 감사가 볼레오 방문을 위해 사용한 금액은 5천만원이 넘은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이들은 출장을 다녀온 후 고작 5~6페이지에 불과한 결과보고서를 작성했고 특히 김모 상임감사의 보고서에는 방문사진조차 없었다.
또 이들은 감사 업무와 상관없는 사업을 발굴하고 직원이 달랑 2명인 곳에서 청렴교육을 하기 위해 해외시찰을 나간 것으로 밝혀졌다.
홍모 상임감사는 2015년 5월 페루, 칠레 사무소 운영실태 점검과 파견자 청렴교육을 이유로 3천879만원을 들여 해외시찰에 나섰는데 당시 사무소에 근무한 직원은 파견자 1명과 현지채용 직원 1명, 단 두 명이 근무하는 사무소였다.
같은 이유로 김모 상임감사는 2017년 5월 3천392만원을 들여 칠레 사무소와 볼리비아 광산을 방문했는데 칠레 사무소도 역시 직원이 단 두 명이었다.
게다가 김 상임감사가 방문한 볼리비아는 광물공사의 사무소나 관련 사업이 없는 곳이었음에도 감사 업무와 무관한 '광산 개발 가능성'을 검토하기 위한 샘플채취를 위해 방문한 것으로 밝혀졌다.
우원식 의원은 "비상경영으로 조직을 축소하고, 직원들 임금까지 반납하는 상황에서 수천만원이 드는 해외시찰을 거리낌 없이 다는 사람들이 과연 상임감사 자격이 있는지 의심스럽다"며 "앞으로 감사 업무와 무관한 해외출장에 대해 엄격히 관리해야할 것"이라고 밝혔다. E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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