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사 사외이사, ‘거수기’ 논란 여전...84%는 고액연봉 수령전문가 “사외이사 제 역할‧본분 다하길 바랄 것”
◇ 금융지주 사외이사 줄줄이 연임
25일 금융권에 따르면 KB·신한·하나·우리금융 등 4대 금융지주 사외이사 가운데 임기 만료를 앞둔 26명 중 22명(84%)는 재선임 후보로 추천돼 연임 가능성이 점쳐진다.
4대 금융지주 가운데 신규 사외이사를 선임하는 곳은 신한금융과 하나금융으로 알려졌다. 앞서 신한금융은 지난 3일 이사회에서 6년 임기를 채운 박철·히라카와 유키 사외이사 등 2명의 자리를 포함해 총 4명의 신규 사외이사 후보를 추천했다.
사외이사 후보자는 ▲곽수근 서울대 경영대학 명예교수 ▲배훈 변호사법인 오르비스 변호사 ▲이용국 서울대 법학전문대학원 임상교수 ▲최재붕 성균관대 기계공학과 교수 등이다.
이날 주총을 연 신한금융은 사외이사후보추천위원회에서 추천한 이들의 선임을 마무리지었다. 특히 업계에서 신한금융지주의 신임 사외이사 선임 건은 지난해부터 달라진 신한금융지주의 지분 구조를 반영할 수 있다는 점에서 업계 관심이 높았다.
사모펀드 어피니티에쿼티파트너스와 베어링프라이빗에쿼티는 지난해 9월 신한지주에 1조2천억원의 지분을 투자했다. 신규 선임된 사외이사 중 이용국 교수와 최재붕 교수는 두 사모펀드서 추천한 후보들이다.
하나금융도 이달 말 사외이사 8명의 임기가 동시에 끝난다. 이 중 6년 임기를 다한 윤성복·차은영 이사를 대신해 권숙교 김앤장법률사무소 고문과 박동문 코오롱인더스트리 대표이사 사장을 2년 임기로 신규 선임할 예정이다. 박원구·김홍진·양동훈·허윤·이정원·백태승 등 나머지 사외이사 6명은 임기 1년으로 재선임된다.
KB금융과 우리금융 역시 안정을 택한 분위기다. KB금융은 사외이사 7명 중 이달 말 임기가 만료되는 스튜어트 솔로몬·선우석호·최명희·정구환·김경호 등 5명을 전원 재추천한 상태다. 임기는 1년이다.
우리금융은 사외이사 총 6명 가운데 5명의 임기가 만료되는 노성태·박상용·정찬형·전지평·장동우 등 이들 모두 교체 없이 그대로 재선임하는 안건을 26일 정기 주총에 안건으로 올릴 예정이다.
일각에선 금융권에 사실상 ‘거수기’ 이사회가 여전하다는 점을 지적한다. 경영진에 대한 감시·견제 기능을 제대로 해내지 못하고 있다는 평가가 잇따르고 있다. 실제로 지난해 금융지주 이사회에서 상정된 안건이 부결되는 경우는 거의 없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금융권 관계자는 “국내 금융사 사외이사들이 최근 무리한 의사결정과 경영활동을 막는 감시‧ 견제 역할을 예전보다는 늘리는 분위기”라며 “그럼에도 해외 주요국에 비해 아직은 부족한 게 많은 것이 현실”이라고 말했다.
◇ 사외이사 평균 연봉 5260만원
그럼에도 사외이사 보수는 수천만원에 달했다. 기업평가사이트 CEO스코어는 지난해 금융사 자산 총액 2조원 이상 또는 상장사 145개 기업 중 105개 기업을 대상으로 사외이사 331명의 보수를 분석했다. 그 결과, 금융지주사 사외이사의 보수가 평균 6660만원으로 가장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금융권 전체 평균보다 26.6%나 많은 셈이다. 이어 자산운용사(6000만원), 손해보험사(5750만원), 증권사(5420만원), 신용카드사(5350만원) 순으로 파악된다.
KB금융지주의 사외이사 보수의 경우 8930만원을 기록했다. 이어 국민은행(8680만원) 삼성증권(8590만원) SC제일은행(8130만원) 삼성생명(7800만원) 순으로 나타났다.
국내 금융지주 사외이사들은 현재 감독당국이나 법조계 출신들이 대부분을 차지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전문가들은 금융사의 사건·사고를 해결해주기 위한 수단으로만 활용되는 게 아닌 사외이사 본연의 역할이 무엇인지 돌아보고, 외부 전문가로서 경영진에 대한 감시·견제와 기업 수익성을 높일 수 있도록 조언해야 한다고 지적한다. E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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