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코노믹포스트=황채원 기자] 지난 4일, 새 대통령실 대변인이 된 강유정 대변인의 브리핑 도중 일부 기자들이 '너무 빠르다', '좀 더 느리게 해 달라'라고 요청하는 일이 발생했다. 윤석열 정부 3년 동안 대통령실 브리핑에서 질문은 물론 '속도 조절' 등의 요구를 하지 않았던 대통령실 출입 기자들이 정부가 바뀐 후 '이례적으로' 속도 조절을 요구하는 모습에 사람들은 '대변인 길들이기', '받아쓰기만 하려는 태도'라며 기자들을 비판했다. 다음날인 5일, 강유정 대변인은 브리핑에서 이재명 대통령이 한덕수 전 국무총리의 이완규, 함상훈 헌법재판관 후보자 지명을 철회한다고 발표했다. 이 때 강 대변인은 "이재명 대통령은 한덕수 전 국무총리가 권한없이 했던 이완규, 함상훈에 대한 지명을 철회했습니다"를 두 번 반복한 뒤 "끝입니다"라며 자리를 떴다. 현장 기자들의 당황스러움이 화면을 통해 공개됐고 한 가지는 "재밌네, 재밌어"라는 말을 하기도 했다. 그 말의 효과 때문일까? 8일 강유정 대변인은 브리핑을 통해 "국민과의 소통과 경청을 최우선으로 하는 이재명 정부의 국정철학에 발맞춰 브리핑룸 시스템을 개선하고자 한다"면서 "대통령실 대변인과 관계자들만 비추던 기존의 일방적인 소통 방식에서 벗어나 기자들이 질의하는 모습과 현장 상황을 쌍방향으로 생생하게 전달하겠다"고 밝혔다. 즉, 이제 대통령실 기자들의 모습도 화면에 보여주겠다는 것이다. 이재명 대통령도 9일 자신의 SNS에 강 대변인의 브리핑 영상을 공유하면서 "댓글을 통해 접한 제안이 의미있다 판단해 실행에 옮겼다. 국민 여러분께서 남겨주시는 의견에는 현장감 있는 아이디어와 실질적인 개선책이 많다"며 이 정책을 결정한 이유를 밝혔다. 실제로 미국 백악관이나 유엔 브리핑의 경우 앉아있는 기자들의 모습을 보여주고 있지만 그동안 대통령실 브리핑에서는 기자들의 얼굴을 비추지 않았다. 하지만 지난 4일 해프닝을 본 시민들은 '받아쓰기만 하던 기자들이 이재명 정부가 들어서니 옹알대기 시작한다'는 비야냥을 남겼고 이를 이재명 대통령은 실천에 옮긴 것이다. 기자들의 입장에서는 억울한 부분도 있을 수 있겠지만 결론은 '자업자득'으로 날 것 같다. 지금까지 시민들이 보았던 대통령실의 기자들은 대통령실의 브리핑을 받아적는 데만 집중할 뿐 문제 제기나 자세한 내용에 대한 질문을 하는 이들이 거의 없었다. 이른바 '바이든 날리면' 사건으로 MBC가 대통령 전용기 탑승을 거부당했을 때에도 이들은 침묵으로 일관했고 심지어 전용기에서 여성 기자들이 김건희 씨와 함께 웃으면서 셀카를 찍는 모습이 공개되면서 대통령실 기자들에 대한 거부감은 극에 달했다. '기레기', '외람이' 등의 비판이 쏟아졌고 대통령실에서 김치찌개, 계란말이로 윤석열 전 대통령과 만찬을 하는 기자들에게는 아예 '딸랑이'라는 비난이 쏟아졌다. 결국 브리핑룸 개편은 '언론 불신'의 결과이며 이는 누구의 책임도 아닌 바로 언론 자신이 만들어낸 상황이다. 최근 대통령실 브리핑을 바라본 한 시민의 댓글을 마지막으로 소개하고자 한다. "기자들은 노트북만 칠 뿐, 분석을 하지 않는다. 받아적고 빨리 올릴 생각만 하지 말고 어떤 내용인지, 왜 이 말이 나왔는지 알아야하는 게 우선 아닌가?" EP hcw@ecomonicpost.co.kr <저작권자 ⓒ 이코노믹포스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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