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러시아의 ‘PURL 참여’ 경고와 막 나가는 주한 러시아 대사

이코노믹포스트 | 기사입력 2026/02/23 [06: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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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러시아의 ‘PURL 참여’ 경고와 막 나가는 주한 러시아 대사

이코노믹포스트 | 입력 : 2026/02/23 [06:53]

사진=연합뉴스

최근 러시아가 한국을 향해 다시 한번 날 선 경고장을 던졌다. 한국이 우크라이나에 무기를 지원하는 프로그램인 ‘우크라이나 우선 지원목록(PURL)’에 어떤 식으로든 참여할 경우, 그에 상응하는 ‘보복 조처’를 하겠다는 내용이다. 북한의 파병으로 한반도를 둘러싼 지정학적 위기가 고조되는 상황에서, 러시아의 이번 발언은 우리 정부의 외교적 선택지를 더욱 좁히고 있다.

러시아 외무부가 언급한 PURL은 우크라이나가 시급히 필요로 하는 무기 체계를 서방 국가들이 우선적으로 공급하기 위해 만든 리스트다. 여기에 한국이 이름을 올리거나 간접적으로라도 기여하는 것을 러시아는 '레드라인'을 넘는 행위로 간주하겠다는 심산이다. 그간 우리 정부가 견지해 온 '살상 무기 직접 지원 불가' 원칙을 무너뜨리려는 압박이자, 한러 관계를 볼모로 한 일종의 협박이다.

하지만 작금의 사태를 초래한 근본적인 책임은 러시아와 북한에 있음을 분명히 해야 한다. 북한은 대규모 병력을 러시아에 파병하며 국제법을 정면으로 위반했고, 러시아는 그 대가로 북한에 군사 기술을 전수했다. 우리 안보에 직접적인 위협을 가하는 '북·러 군사 밀착'을 먼저 단행한 쪽은 러시아다. 이런 상황에서 한국의 정당한 안보적 우려와 국제사회 일원으로서의 역할을 두고 보복을 운운하는 것은 주객전도(主客顚倒)나 다름없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정부는 감정적 대응보다는 냉철하고 정교한 '포커페이스' 외교를 유지해야 한다. 러시아는 여전히 우리 기업들이 진출해 있는 주요 시장이자, 향후 한반도 평화 프로세스에서 무시할 수 없는 영향력을 가진 국가다. 보복 경고가 실제 경제 제재나 군사적 위협으로 이어질 경우 그 피해는 고스란히 우리 국민과 기업의 몫이 된다.

정부는 우크라이나 지원에 있어 국제사회와의 연대를 공고히 하되, 무기 지원의 수위와 방식에 대해서는 국익을 최우선에 두고 전략적 모호성을 적절히 활용해야 한다. PURL 참여 여부 역시 우리 안보에 미칠 실익과 리스크를 면밀히 따져 결정할 사안이다.

이런 와중에 러시아는 서울 중구 정동 주한 러시아 대사관 외벽에 걸린 “승리는 우리의 것이다”라는 대형 현수막을 내걸었다. 게오르기 지노비예프 주한 러시아 대사는 우크라이나-러시아 전쟁에 참여한 북한군에 대해 “조선인민군의 위대함을 잊지 않겠다”고 했다. 북한군의 군사적 역할에 공개적으로 감사를 표명한 것이다. 이는 대한민국 주권에 대한 정면 도전이다. 침략 전쟁을 미화하고, 우리 안보를 위협하는 북한군 파병을 주재국 수도 한복판에서 찬양하는 행태는 외교적 관례를 넘어선 ‘안하무인’의 극치다.

러시아는 양국 관계의 파탄을 원치 않는다면 한국의 정당한 안보적 대응을 위협할 것이 아니라, 북한과의 불법적인 군사 협력부터 즉각 중단해야 한다. 우리 정부 또한 거친 파도 속에서 국익이라는 중심을 잃지 않는 지혜로운 외교력을 발휘해주길 기대한다. SW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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