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르무즈 해협 개방돼도 ‘정상화’는 먼 길“배가 들어가고 나와야 경제가 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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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코노믹포스트=조명애 워싱턴 에디터·불문학 박사】 호르무즈 해협의 긴장이 완화되어 물길이 다시 열리더라도, 글로벌 물류와 에너지 시장이 예전의 모습을 되찾기까지는 상당한 시일이 걸릴 것으로 보인다. 단순히 갇혀 있던 배들이 나가는 것만으로는 부족하며, 비어 있는 배들이 다시 해협 안으로 들어와야 하는 ‘순환의 문제’가 남아 있기 때문이다.
CNN과 외신 분석에 따르면, 전문가들은 일시적이거나 취약한 휴전만으로는 해운사들의 신뢰를 얻기 어렵다고 입을 모은다. 글로벌 시장 분석가들은 선주와 보험사들이 해협 내에 배가 수 주간 다시 갇힐 위험이 없다는 확신이 들기 전까지는 페르시아만 진입을 허용하지 않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2주 정도의 단기 휴전으로는 수천억 원 가치의 선박과 화물을 담보로 도박을 할 해운사는 없다는 뜻이다. 결국 해협 안으로 새 배들이 들어오지 않으면, 현재 쌓여 있는 기름과 비료 등을 실어 나를 수 없어 물류 대란은 수개월간 지속될 가능성이 크다.
무역 분석업체 케플러(Kpler)의 자료에 따르면, 평소 하루 100척 이상의 유조선이 통과하던 호르무즈 해협은 현재 10척 미만으로 급감한 상태다. 설령 오늘 당장 해협이 전면 개방된다 하더라도 심각한 불균형이 발생한다.
현재 페르시아만 안에는 밖으로 나가기 위해 대기 중인 유조선이 약 400척에 달한다. 반면, 해협 안으로 들어가기 위해 대기 중인 빈 유조선은 100척 남짓에 불과하다.
컨테이너선 상황은 더 심각하다. 나갈 준비가 된 배는 100여 척이지만, 새로 진입하려는 배는 사실상 전무하다. 이로 인해 전 세계 공급량의 30%를 차지하는 이 지역 비료 수출 등이 중단되면서 글로벌 식량 및 산업 생태계에 타격이 불가피하다.
물류 정체는 생산 중단으로 이어졌다. 지난 6주간 유조선에 바로 실어 보내지 못한 원유와 정제 연료, 비료 등은 저장 공간 부족으로 생산 자체가 멈춘 상태다.
전문가들은 해협이 오늘 개방된다 하더라도 생산량을 다시 끌어올리고 유통망을 정상화하는 데는 최소 오는 7월은 되어야 할 것으로 보고 있다. 육로 등 대체 경로가 사실상 존재하지 않는 상황에서, 호르무즈의 ‘역동적인 순환’이 복원되지 않는 한 고유가와 물자 부족 사태는 한동안 지구촌 경제의 발목을 잡을 것으로 전망된다. E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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