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증시, 전쟁 그림자 지우는 ‘낙관론’이 시장 지배부정적 데이터는 무시하고, 아주 작은 긍정적 신호에만 집착
|
![]() OGQ 이미지 |
【이코노믹포스트=조명애 워싱턴 에디터·불문학 박사】 중동발 지정학적 위기가 완전히 해소되지 않았음에도 불구하고, 글로벌 금융시장은 이미 ‘전쟁 종료’를 기정사실화하며 기록적인 상승세를 보이고 있다. S&P 500이 사상 처음으로 7,100선을 돌파하고 나스닥이 1992년 이후 최장기 랠리를 기록한 것은 시장의 심리가 ‘공포’에서 벗어나고 있음을 보여준다.
시장이 가장 우려했던 시나리오는 호르무즈 해협 봉쇄에 따른 ‘유가 100달러 시대’의 고착화였다. 그러나 최근 이란 외교부 장관의 해협 개방 선언과 90달러 선으로 내려 앉은 브렌트유의 하락은 인플레이션 압박에 시달리던 시장에 강력한 해방구를 제공했다.
호르무즈 해협의 상업적 통행 재개는 에너지 공급 불확실성을 제거하여 중앙은행(Fed 등)이 경제 충격을 완화할 수 있는 정책적 여유를 만들어주었다. 더불어 이스라엘-레바논의 10일간 일시 휴전 합의는 분쟁이 지역 전체로 확산되는 ‘대규모 전쟁’으로 번지지 않을 것이라는 믿음을 강화했다.
CNN 분석에 따르면 이번 랠리는 단순히 펀더멘털의 개선 때문만이 아니라, 시장 내부의 구조적 메커니즘과 학습된 경험이 결합된 결과다. 변동성 지수가 하락함에 따라 알고리즘 기반의 퀀트 펀드들이 주식을 기계적으로 매수하는 ‘포스드 바이잉(Forced Buying, 강제 매수)’ 현상이 지수 상승을 가속화했다.
시장 참여자들은 트럼프 대통령이 시장 폭락을 막기 위해 결국 위험한 결정에서 물러설 것이라는 기대를 갖고 있다. "조금만 나쁜 소식이 들려도 대통령이 개입할 것"이라는 믿음이 저점 매수 전략을 정당화했다.
전쟁의 소음 속에서도 기업들의 성적표는 견고했다. S&P 500 기업 중 실적을 발표한 곳의 88%가 시장 예상치를 상회하는 주당순이익(EPS)을 기록하며 수익성을 증명했다. 특히 잠시 주춤했던 AI 산업에 대한 신뢰가 데이터 센터 수요 확인과 함께 회복되면서 기술주 중심의 강력한 반등을 이끌었다.
하지만 현재의 낙관론 뒤에는 간과해서는 안 될 위험 요소들이 잠재해 있다. "시장은 부정적인 데이터는 무시하고, 아주 작은 긍정적 신호에만 집착하고 있다" 는 전문가 지적이 나오고 있다.
에너지 가격유가가 하락했으나 여전히 전쟁 전보다 높은 수준을 유지하고 있고 고유가 지속으로 인한 소비자 가용 소득 감소 및 경제적 소외 심화, 미 해군의 해상 봉쇄 유지 및 파괴된 생산 설비 복구 시간의 필요성 등이 부정적요소다.
사실 현재의 시장은 전쟁의 종결 가능성에 모든 판돈을 건 상태다. 지정학적 긴장이 완전히 해소되지 않은 상황에서 발생하는 '포모(FOMO)' 현상은 자산 가격을 펀더멘털 이상으로 밀어 올릴 위험이 있다. 호르무즈 해협의 실제 통행량과 중동 내 휴전 합의의 지속 여부가 향후 시장의 방향성을 결정짓는 '리트머스 시험지'가 될 것이다. 실제로 지난 18일 이란이 인도 선박 두채를 공격했으며 호르무즈 해협 재봉쇄를 선언하고 나섰다.
월스트리트의 환호와 달리 실물 경제(Main Street)에서 체감하는 고물가 고통이 지속될 경우, 자산 가격 상승의 동력은 급격히 약화될 수 있음을 경계해야 한다. EP
webmaster@economicpost.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