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 : 2022년 7월 12일부터 시행되고 있는 도로교통법 제27조에 관하여 운전자들이 가장 궁금해 하는 점은 운전 중 언제 어디에서 일시정지를 해야 하는지 일 것입니다. 개정된 내용을 살펴보면, 보행자가 횡단보도를 통행하려고 하는 경우에도 일시정지 하도록 하였으며 ‘어린이보호구역 내 신호기가 설치되지 않은 횡단보도’에서는 보행자의 횡단 여부를 불문하고 무조건 일시정지 의무를 부과하고 있습니다. 또한, 보행자 우선도로나 ‘도로 외의 곳’에서도 보행자의 교통안전을 위하여 운전자에게 보행자 보호의무를 추가로 규정하였습니다.
개정 이전에는 운전자는 보행자가 횡단보도를 통행하고 있을 때에만 일시정지의무를 부과하였고, 보도와 차도가 구분되지 아니한 도로 중 중앙선이 없는 도로에서 보행자의 옆을 지나는 경우 서행하거나 보행자의 통행에 방해되는 경우 서행 또는 일시정지 하도록 하였습니다. 도로교통법 개정을 통해 운전자의 일시정지의무를 대폭 확대한 것으로, 운전자가 평소의 운전 습관대로 보행자가 통행하려고 하는 횡단보도나 어린이보호구역 내 신호기가 설치되지 아니한 횡단보도에서 일시정지를 하지 않고 운전했다가는 범칙금 부과 또는 20만 원 이하의 벌금에 처해질 수 있습니다.
개정된 내용 중에서 유독 횡단보도에서의 우회전 방법 여부가 화제가 된 이유는, 보행자 보호의무를 위반하여 횡단보도 내에서 교통사고를 일으켜 보행자를 다치게 한 운전자는 소위 ‘교통사고 12대 중과실’에 해당하여 종합보험에 가입했거나 피해자와 합의를 했더라도 형사처벌을 피할 수 없다는 점 때문일 것입니다. 12대 중과실에 해당하는 도로교통법 위반으로 교통사고를 일으킨 차의 운전자에 대하여는 교통사고처리 특례법 제4조 제1항에 의하여 그 차의 운전자에 대하여 업무상과실치상죄 또는 중과실치상죄로 처벌됩니다. 횡단보도에서 일시정지 없이 우회전을 하다 사람을 상대로 가벼운 교통사고라도 일으킨다면 범칙금 부과 내지 20만 원 이하의 벌금 이외에도 형사재판에 회부될 수 있으므로 각별히 유의하여야 합니다.
그렇다면 횡단보도에서의 우회전 방법을 알아볼까요? 경찰청은 단속 과정에서 횡단보도의 보행신호와 관계없이 일단 횡단보도를 통행하고 있거나 통행하려는 보행자가 있는지만 확인하여 일시정지한 후 보행자가 통행을 마치기를 기다린 후에 우회전을 하면 되고, 보행자가 없으면 일시정지 할 필요 없이 서행해서 우회전하면 된다고 밝혔습니다. 법 시행 초기여서 그런지 ‘횡단보도의 보행신호가 녹색인 경우 차가 우회전할 수 없다’고 잘못 알려진 바람에 늦은 밤 보행자가 없는 횡단보도 앞에서도 우회전하려는 차량들이 횡단보도에 적색 신호가 켜지기를 기다리며 일시정지한 광경을 종종 보게 되는데, 알려진 바와 달리 횡단보도의 보행신호가 녹색이라도 보행자나 보행하려는 자가 없다면 일시정지 하지 않고 우회전할 수 있습니다. 단, 2023. 1. 22.부터 시행 예정인 도로교통법 시행규칙 제6조 제2항 및 별표2는 현행 시행규칙과 달리 전방 신호등에 적색의 신호가 켜졌을 경우 우회전 차량은 정지선, 횡단보도 및 교차로의 직전에서 정지한 후 다른 차량의 교통을 방해하지 않고 우회전하여야 한다고 정하고 있으므로 지금부터 우회전 시 일시정지하는 운전 습관을 들이는 것도 바람직하겠습니다.
경찰청은 법 시행 후 한 달(22. 7. 12. - 22. 8. 10.) 사이에 발생한 우회전 교통사고는 총 722건으로 전년도 같은 기간 발생한 1,483건 대비 51.3% 감소하였다고 밝히며, 우회전 시 일시정지 의무가 알려지면서 운전자들의 경각심이 높아져 사고가 감소한 것으로 보인다고 평가하였습니다. 개정법으로 단기에 상당한 성과를 거두었다고 볼 여지가 있겠지만, 일각에서는 법 문언의 모호성을 지적하며 보행자가 통행하려고 하는 때의 판단기준을 정하기 어렵다는 비판의 목소리도 들립니다.
횡단보도 우회전 교통사고로 인해 12대 중과실에 해당하는 범죄의 양산을 막기 위해서라도 개정법의 불확실성을 해소해 나가야 할 것이며, 운전자들에 대한 교통안전교육나 위반사례의 홍보를 적극적으로 시행하여 보행자 중심의 교통문화 정착에 기여하는 계기가 되기를 바랍니다. E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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